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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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by glasmoon



나 또한 자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고난과 영광의 한국전쟁을 무대삼아
나라의 은인 맥아더 장군님과 구국의 특공대원들이 활약하는 영화를 어찌 영접하지 않을쏘냐.
경건한 마음으로 팝콘을 들고 입장하였건만 넓은 상영관에 사람보다 빈 자리가 더 많으니
이런 작품은 적극 홍보하여 초중고대 읍면동리 단체 관람을 적극 추진해야 할 터.
이보다 더 어울리는게 있을까 싶은 애국심 고취 광고에 이어 드디어 상영이 시작되어
역사의 영웅들을 명배우들의 얼굴을 빌어 다시 만나게되니 뛰는 가슴을 주체할 길이 없다.
무능한 장교들의 시기를 견디며 어떤 상황에서도 간지 작살 격언을 잊지 않는 리암 니슨의 장군님,
공산주의 사상의 비정함을 깨우치고 귀화하여 빨갱이 때려잡는데 앞장서는 이정재의 주인공,
주인공을 도와 희생을 무릅쓰며 일당백의 영웅적 활약을 보여주는 여러 특공 대원들,
그리고 배경없는 캐릭터와 짧은 출연에도 기꺼워하며 출연해준 명배우들의 까메오까지.
야차와도 같은 괴뢰 사령관의 눈길을 피하며 벌이는 작전의 긴박함에 옷은 땀으로 젖고
대함대의 포격과 하늘을 뒤덮는 폭격을 철저한 고증으로 재현한 CG는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며
팽팽한 긴장감과 애틋한 가족애를 오가며 감정을 북돋는 음악에 눈물 흘리지 않는 이 없더라.
과연 이 작품은 테렌스 영과 로렌스 올리비에의 걸작 "오! 인천"의 이름을 잇기에 모자람이 없으니
신이시여 정녕 이 영화를 21세기의 대한민국이 만들었단 말입니까!
폭풍과도 같은 110분이 지나고 불이 다시 켜지니 좌우에 펼쳐진 노란 파편들의 향연이여
아 내가 영화에 취해 팝콘을 던져버렸구나.


바다는 희생을 부른다 by glasmoon



그저께 확인된 바와 같이 MSD 수중형 건담의 발매가 확정되었습니다. 물론 한정질이구요.
사실 아쿠아 짐 및 수중형 건담(통칭 건다이버) 등은 그 출전이 적통 MSV가 아닌 M-MSV이기도 하고
출신 성분을 제외한 메카 자체만 보면 참 오묘한 물건입니다마는...
연방계 MS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각종 게임 등에 징발되면서 알려진 경우라 봐도 좋겠죠.


생긴건 둘째치고 고채도에 알록달록한 컬러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이런 시인성 높은 색상은 민간, 특히 레저용 잠수복에서 따온 거라 군 병기라기엔 좀 그렇습니다마는
어쨌든 설정은 설정이니 그걸 재현하려고 노력 깨나 한 모양입니다.
물론 다량의 스티커가 포함되겠으되 비교적 큼직한 부분들은 사출색으로 해결되는 듯.


거기에다 이쪽은 색재현까지는 안되겠지만 커버를 재현한 빔 라이플이라던가,
착탈에 그립 전개를 지원하는 하푼 건이라던가, 리드 선을 동원한 핸드 앵커라던가...
하여간 이상하게 공을 많이 들인 그런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베이스인 국지형 건담과 같은 (물론 국내 소비자가격은 차이가 나겠지만) 2천 엔.

이쯤 되면 국지형 건담은 수중형 건담을 위해 희생을 강요받았다고 밖에는..;;
어느 쪽이든 그닥 정이 가지 않는다는건 마찬가지지만서도.

제 경우 최대 관심사는 역시,
건담 헤드를 달았을 뿐 애초 아쿠아 짐의 커스텀 기체이므로 짐 계열에 속하였던 족보가 MSD를 거치며
아쿠아 짐과 무관하게 프로토타입 - 국지형 - 수중형으로 이어지는 건담 족보에 편입되었다는 것일텐데,
(그러나 Aqua Gm에서 따온 형번의 RAG는 차마 바꾸지 못했으니 그건 어쩌려고.. ㅉㅉ)
한정품이다보니 설명서에 해설이 붙을지는 모르겠지만, 차후 구입한 분께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비밀은 없다 by glasmoon



빵빵한 에어컨을 찾아 극장에 가려해도 가는 길이 너무나 뜨거워 꺼려졌던 지난 주말,
놓친 영화 없나(물론 잘 없다;) 싶어 다운로드 서비스 목록을 넘기다 발견한 "비밀은 없다".
아니 이거 벌써 다운로드로 풀린 거야? 게다가 벌써(*2) 반값 할인이 된 거야?

어지간한 영화는 거의 극장에서 (조조로) 해결하는 내가 어째서 이걸 보지 않았던가 생각해보자.
아 6월 넷째주 개봉이었구만. 6월 후반기의 영화는 영국 여행 간답시고 몇 개 놓쳤더랬지.
다녀와서 만회하겠다고 극장 다시 부지런히 들락거렸는데, 몇 작품인가 놓고 우선 순위를 매기다
끝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잊혀진 게 이 작품이었나보다. 그럼 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을까?
흠, 먼저 제목은 평범하고, 감독은 표본이 부족하며("미쓰 홍당무"에 호의적이지만 하나뿐이어서야)
주연급 배우들 중에서도 딱히 내 구미를 잡아당기는 이름은 없었거든.

하여간 뜨겁게 달아오른 콘크리트 상자 안에서 선풍기 두 개의 호위를 받으며 동영상 플레이!
반쯤 널부러져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어라 이거 장면과 편집이 꽤 신박해?
음악 음향도 흥미롭고, 제목에서 풍기는건 딱 그렇고 그런 미적지근한 액션 스릴런데 말이지.
근데 이런 피부를 콕콕 찌르는 연출을 누가 했더라. 나카시마 테츠야? 아니 그 정도 오바는 아니고,
이 호흡과 분위기는... 그렇구나. 박찬욱의 맛이로구나! 에이 이경미 감독 박찬욱 워너비였어?
어럽쇼 잠시 검색해보니 "친절한 금자씨"에 참여했었네? 게다가 이 작품엔 박찬욱이 관여했고?

...이렇게 딴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중반을 넘어서니 아예 그럴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줄 알았는데 저렇고, 저런줄 알았더니 그렇고, 그런줄 알았더니 요런 식으로 정신을 못차리다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 다다른 곳은 출발점으로부터는 아득히 멀리 떨어져 보이지도 않더라.
와... 와... 일단 휘둘려 다니느라 따라잡기 급급해서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긴 한데, 일단 와...
걸작은 몰라도 화제작은 충분히 됨직한데 이거 왜 흥행이 안됐지? 관객수가 고작 25만이었어?
근래 비슷한 느낌 있었는데, 나홍진의 "곡성"이라고. 그건 꽤 됐는데 이건 왜 안됐을까.

기분을 가라앉히고 잠시 생각해보니, 굳이 꼽아보자면 망테크의 길이 보이기는 한다.
보편적인 국내 영화의 정서에 비추어 이미지든 사운드든 캐릭터든 과잉의 요소가 다분하다던가,
그 캐릭터 중에서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만한 대상이 딱히 발견되지 않는다던가,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는 박찬욱의 냄새가 여기저기서 풍긴다던가,
이야기의 진행이 장르의 전형을 따르지도 않으면서 불친절하기까지 하다던가...
결정적으로 제목이 에러! 그냥 그런 영화인줄 알고 들어왔던 주말 커플들 얼마나 식겁했겠어!

그렇다 해도 이대로 잊혀지는건 너무나 아깝다.
이 정도 감독이라면 다음 작품 만들 기회는 줘야지, 5백만이 우스운 시대에 25만이 뭐냐고.
그러니까 영화 좋아한다면서 이 작품 아직 안 보신 분, 뻔한 영화는 싫다는 분,
이거 꼭 보시라. 딸랑 4,500원에 한 시간 사십 분 더위 잊는 건 보장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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