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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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로망스 by glasmoon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역작 "안나 카레니나"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라면
비비안 리 주연, 줄리앙 뒤비비에르 연출의 전설의 1948년작을 먼저 떠올리는 분도 계시겠고,
최근 키이라 나이틀리를 내세워 조 라이트가 만든 2012년작의 기억이 남은 분도 계시겠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1997년의 이것이 생각납니다.


와우~ DVD 표지가 연식을 말해주는군요. 영화는 1997년에 나왔고 DVD는 2000년에 출시된
버나드 로즈의 "안나 카레니나". 저는 어려서 친구들과 달리 "라 붐" 등에 별로 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강의 인트로를 가진 주제가의 버프를 한껏 받은 "유 콜 잇 러브"는 일단 예외;;)
소피 마르소의 얼굴이 박힌 포스터를 보는 순간, 그리고 그 옆의 숀 빈을 보는 그 순간만큼은
제가 어려서부터 생각해왔던 안나와 브론스키가 그대로 살아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색다른 해석과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엄 이후의 추세와 달리, 고전 명작의 영화화라면
아직까지는 정석적인 대작을 만들던 90년대의 분위기도 있거니와, 게오르그 솔티의 지휘 아래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명곡들을 쏟아부은 사운드트랙도 있어서
방대한 원작과 굳이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낭만적인 러시아'를 표방하는데는 차고 넘칠 정도였죠.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거라면 니키타 미할코프의 2000년작 "러브 오브 시베리아" 정도려나.


간만에 영화를 본 김에 어마어마한 원작에도 기필코 도전하고 싶었으나, 한정된 시간에 좌절하고
대신 '언젠가 리스트'에 같이 올라있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꺼내어 읽었습니다.
한 20년만인가? 설마 더되나?? 하여간 정말 오랜되어 흐릿한 인상 뿐이라 정말 새롭더라구요.
등장 인물 이름 어렵기로는 러시아 소설 중에서도 원톱이지 싶고, 게다가 말들은 어찌나 많은지
눈으로 읽고 있는데도 어째 귀가 아파지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만만찮은 분량을 후딱 읽어치우게
만드는 흡인력은 대단합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 마저 꺼내고 싶지만 일단 여기까지.

그래서 갑자기 웬 러시아 영화에 러시아 문학 타령이냐구요?
뭐 있겠어요. 작년 살짝 맛을 본 대조국의 강렬함을 잊지 못해, 이번엔 서부 본토로 갑니닷!
그런데 항공권 미리 예매해놓고보니 아뿔사 월드컵~ 숙박비 관람료 모두 따블 아싸~~ orz

이것이 올드 타입인가!? by glasmoon


간만에 마음을 설레게 하는 HGUC 신상, 갈발디 베타를 입수하여 조립해 보았습니다.


필시 "빌드 다이버즈"의 리베이크를 위한 것이겠지만, 겹겹이 쌓아붙이는 방식의 상체는 느낌도
디테일도 매우 좋습니다. 원본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려고 관절 구조에 신경을 쓴 팔도 좋구요.
그 외 나머지 부분은 평범한 편이지만 전체적인 형태도 좋아 딱히 흠잡을데 없으니 됐죠?
아쉬운 부분은 주로 머리쪽인데, 겔구그를 너무 닮아 좀 펑퍼짐한 안면이 갈발디답지 않아보이고
공국계 스타일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지만 목 관절을 폴리캡 그대로 쓴것, 그리고 모노아이 스티커;


갈발디 베타는 또 뒷모습이 멋진 MS 중 하나죠. 가느다란 허리와 늘씬 길쭉한 몸매에
어깨와 스커트, 바짓단이 강조된 모습이 영락없는 나가노 디자인. FSS라면 몰라도 엘가임이라면
바로 A급 헤비메탈로 영입되어도 티나지 않을것 같은 모습입니다. 하악~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바잠이 뉴타입이면 일년전쟁 디자인을 리파인한 갈발디는 올드타입? ^^
갈발디의 단짝이라면 역시 하이잭이겠지만 꺼내오기 귀찮아서 비교당하기엔 너무 가혹하므로
작년 최고의 건프라 중 하나인 바잠을 데려왔습니다. 색상과 디테일이야 디자인 기조가 달라서이니
음, 모노아이만 따로 해줬더라면 썩 밀리지도 않았을텐데요. 제타 당시의 십자 그리드 모노아이는
HGUC 초창기 제품인 릭 디아스에서도 제대로 해놓았던 부분이건만 어쩌자고~~
아무튼 별매 부품이나 클리어 러너를 이용한 가공 작업을 따로 해줄 것을 권장합니다.

마크투, 하이잭을 비롯하여 어릴적 (나름 실시간으로) 접했던 "제타"의 초반 등장기들에게 워낙
깊은 인상을 받았던데다 유니크한 디자인과 파일럿의 매력까지 더해져 매우 좋아하는 기체였건만,
HGUC로 만나는데 너무나 긴 시간이 걸렸네요. "제타" 쪽도 슬슬 바닥인데 하이잭은 새로 안될까?


정규 라인업보다 한정질에 더 몰두하는 반다이는 오늘도 새 한정품을 공개했다나요.
듣보(...) 외전 출신인 하얀 겔구그 J야 그렇다 쳐도, MSV의 간판인 라이덴 겔구그도 한정이라니.
에라이 반다이야! 한정질 할거면 제대로나 하지, 캐논 팩은 또 어따 팔아먹었냐~!!

암살자와 방관자 by glasmoon


드니 빌뇌브의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라면 2010년의 "그을린 사랑"이 목록 맨 위에 있겠지만,
물론 저 또한 그 작품을 매우 인상적으로 관람했지만 극중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모순이 너무나
처절하기에 다시 감상할 엄두가 나지 않는고로, 소장한 블루레이 타이틀 중 그의 작품으로는 가장
앞서게 되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입니다.


깜빡 잊고 제때 구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또 제가 스틸북이 아닌 킵케이스를 고집하고 있기에
뒤늦게 구하느라 애를 조금 먹었더랬군요. 그래도 신품같은 중고를 저렴하게 구했으니 다행.
당시 "시티 오브 갓", "엘리트 스쿼드" 등 중남미의 막장 상황을 다룬 영화들이 한번 지나간데다
비슷하게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다룬 리들리 스콧의 "카운슬러"가 폭망하면서 걱정도 되었는데..


타이틀의 부가 영상은 분량으로는 많지 않지만 '이거 찍느라 고생했어요', '감독님 정말 짱이에요'
같은 보나마나한 내용보다는 각본과 제작전 단계에서 조사했던 멕시코의 접경 도시 후아레스의
보고도 믿기 어려운, 영화보다도 더 참혹한 현실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영화의 장면은 이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영화를 다시 찬찬히 감상하면서 극장에서 처음 보았을 때의 심정을 머릿속으로 되살려보면,
도입부 대규모 희생자를 발견하고 카르텔이 그를 다룬 방식이 눈앞에 들이밀어지는데 깜놀한 뒤
그에 분노하는 주인공(에밀리 블런트)의 심정에 동조하며 특별 소탕팀의 출범에 기대를 걸었다가
CIA로 보이는 팀장(조시 브롤린)이 등장하면서 뭐가 뭔지 모르는 안개같은 상황으로 빠져들더니
행동 요원인 사냥개(베네치오 델 토로)로부터 작전의 진의를 깨닫고 경악하는 순서였습니다.
처음에는 주도적 행위자로 출발했으나 일이 진행되면서 작전의 참관자로 한 발 비켜서고, 끝내
비자발적 방관자로 떨어지는 주인공은 마약을 유통하는 국제 마약 조직과 그를 통제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싸움에서 일개 시민이 -FBI 요원임에도- 얼마나 무력한지를 온몸으로 외치고 있죠.

제목인 '시카리오'가 암살자를 뜻하거니와 어쩌면 진짜 주인공은 사냥개라 할 수도 있는 바,
그를 정말 표면으로 내세운 속편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다음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작의 성공이 플롯이나 연기같은 전통적인 요인들보다는 그를 둘러싼 다른 요인들,
즉 테일러 셰리던의 치밀한 각본, 로저 디킨스의 칼같은 화면, 요한 요한손의 원초적인 음악,
그리고 이 요인들을 아우르고 조율하는 드니 빌뇌브의 연출에 있다고 했을때 과연 많은 요인을
바꾼 속편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물론 테일러 셰리던은 건재하고
다리우스 월스키는 로저 디킨스에 밀리지 않으며 스테파노 솔리마도 이쪽에선 한가닥 한다 하니
전작에 부끄럽지 않게 완성된다면 제작진도 관객도 기쁘겠죠? 최악의 경우라면 전작의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밑도끝도없이 피를 뿌려대며 때려잡는 무대뽀 일직선으로 나가는 것일텐데...
흠, 그 결과는 다음주에 직접 확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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