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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10일
![]() DVD-ROM의 도입 이후 그나마 유지되던 DVD 플레이어로서의 위치도 상실하여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서있던 PS2를 간만에 구동시키게 한 게임, 프론트 미션 5th를 클리어하였습니다. 나이를 슬슬 먹어가면서 사는게 바빠지다보니 하루에 한시간 정도가 고작이라 클리어하기까지 시일이 꽤 걸려버렸군요... ![]() 프론트 미션 세계관의 반처(WAP; WAnder Panzer, WANZER)는 액츄에이터와 특수 소재 등 응용 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달성한 근미래, '인간과 똑같이 움직이는 작업기계'를 목표로 2020년 연구가 시작되어 2025년 시작기가 완성된 반더 바겐(WAW; WAnder Wagen)을 그 모체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동아시아,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한 O.C.U.(Oceana Community Union)와 남북 아메리카가 통합된 U.S.N.(United States of New Continent)의 대립 구도로 재편되는 시기에 다양한 환경에서 뛰어난 범용성을 보인 이 WAW는 당장 각 군부의 주목을 받아 그 지원 하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기술적, 비용적 문제를 해결하고 2029년에 배치를 시작, 2040년대에 이르러 WAP(반처)라는 이름과 함께 각국 군사력에서 전차를 제치고 주력의 위치를 확보합니다. 이렇게 배치된 반처는 O.C.U.와 U.S.N.의 첫 대규모 무력 충돌이었던 2070년의 제1차 허프만 분쟁에서 처음으로 대량 투입되었고, 이후 그 반처들이 활약한 굵직한 사건들이 현재까지 총 7 작품의 게임(본편 1-5, 얼터너티브, 온라인; 패러렐인 건해저드 제외)에 그려져 있습니다. ![]() 일반적인 반처의 모습입니다. 모델은 제이드 메탈(Jade Metal-Lyman)의 출세작 제니스 타입, 트레이딩 아츠의 미니 피규어군요. 표준형 반처는 6m 안팎의 크기와 인간형의 모습을 기본으로 합니다. (무기 내장형 팔이나 4족형, 캐터필러형 다리 등 이색적인 제품도 존재) 기본적으로 육전 로봇이며, 고속 주행을 위해 발에는 롤러를 장비하고 있지요. 바디, 팔, 다리, 백팩, 무장, 컴퓨터 등 대부분의 요소들은 2040년에 제정된 MULS-P(Multi Unit Link System-Panzer)로 규격화되어 있어 이론상으로는 모든 파츠를 각기 다른 제작사의 다른 부품들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파츠 외의 고정 무장들도 각소의 규격화된 하드 포인트에 설치되며 자유도가 높은 팔로 다양한 휴대 무장을 장비할수 있습니다. 일단은 만능형 병기인 반처이지만 거듭된 테스트와 실전 데이터를 토대로 기체와 장갑, 무장 등의 세팅에 의해 가벼운 기체에 고출력 엔진을 탑재하여 파일 벙커나 너클 등으로 가격하는 격투전형, 표준형 기체에 머신건, 샷건 등의 실탄 병기로 전장의 주역을 담당하는 접근전형, 정밀도(명중률)가 높은 팔 파츠를 장비하여 라이플 등으로 저격하는 중거리공격형, 미사일 등 중량화기를 대출력 기체에 장착하여 후방에서 공격하는 원거리공격형, 그리고 재밍용 EMP나 미사일 유도용 센서, 수리 파츠 등을 장착한 지원형 등으로 구분됩니다. 오래전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이지만, 이 반처라는 육전 로봇의 개념은 장갑기병 보톰즈의 아머드 트루퍼(AT; Armored Trooper)의 직계라고 할수 있는 것으로 현대 감각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프로포션이나 크기가 약간 조정되었지만 육중한 움직임에 롤러 대쉬, 실탄 위주의 화기들, 직접 가격하거나 찔러넣는 접근무장 등 그야말로 '밀리터리 분위기의 육전 로봇'의 최신판인 셈이죠. 게다가 세계관 등의 배경과 화기 등의 디테일 사이에 괴리감이 존재했던 보톰즈와 달리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에 대한 충실한 설정과 현용 군사체계의 연장선상에 구축된 다양한 병기-화기들의 실재성 높은 모습들은 미디어를 불문하고 현행 로봇물 중 가장 제 취향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하는 프론트 미션 5th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반처들의 일러스트 몇장입니다. ![]() 크러스타시아(Crustacia) ![]() 데스마츠(Desmatz) ![]() 프로스트(Frost) ![]() 강순(强盾) ![]() 넘스카르(Numsekar) ![]() 그라실리스(Gracilis) 대부분이 1-4까지의 전작들에서는 등장하지 않았거나 비중이 작았던 새 얼굴의 기체들인데 프로스트만은 예외입니다. 1st의 U.S.N.군 제64 기동부대, 통칭 '지옥의 벽'이 사용하여 유명해진 이래 4th의 U.S.N. 파트의 초기 주역기로 같은 계통의 블리자이아(Blizzaia)가 등장한 이후 5th에서도 주역기로 활약한 디아블 어비오닉스(Diable Avionics)의 명기이죠. 마지막의 그라실리스는 여주인공의 최후 탑승기인데, 풀 메탈 패닉의 AS(암 슬레이브)라면 모를까 반처라기엔 너무 이질적인 것이 (게다가 날개!?) 아무래도 등장 작품을 잘못 고른 모양..-- 현재까지 입체화된 반처는 과거 3rd 시절 코토부키야에서 발매한 액션 피규어와 (진작에 알았으면 전종 또는 상당수 구입하였을 것을, 아쉬운 물건입니다) 1-3의 스페셜 패키지, 프론트 미션 히스토리에 동봉된 피규어, 그리고 그것을 확장하여 상품화한 트레이딩 아츠의 미니 사이즈 액션 피규어 정도가 있으며 4th의 제니스와 블리자이아, 5th의 넘스카르는 스퀘어-에닉스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square-enix.co.jp/fm/)에서 고품질 페이퍼 크래프트 파일을 다운받을수 있습니다...만 페크는 어디까지나 페크. 수퍼로봇대전의 오리지널 로봇들은 물론 아머드 코어의 기체들도 프라모델로 나오는 판에 애니메이션화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코토부키야든 웨이브든 반처들을 플라모델로 발매해주었으면 하는 강력한 바램입니다! 결국 이 한줄의 문장이 이 긴 포스팅의 주제--;? 이하의 추가분은 게임 자체에 대한 내용이므로 프론트 미션의 게임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 분은 보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이번 프론트 미션 5th에 대한 전반적인 평은 꽤 좋은 편으로 그래픽, 음악, 효과음, 연출, 스토리, 게임성 모두 크게 흠잡을데 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썩 좋기만 한것은 아니더군요. 게임의 전반적인 장점은 이미 많은 분들께서 충분히 설명해주셨으므로 제가 보기에 부족하거나 흡족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점을 몇가지 적어보았습니다. 가급적 시나리오 부분에 대한 언급은 피하였지만 약간이나마 내용 누설이 있을수 있으며 모든 서술은 전적으로 '저의 주관적인 감상'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그래픽 & 사운드 일단 그래픽이 전작 4th에 비해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하나 게임이 구현하는 해상도 자체가 올라가지 않는 한 그다지 눈에 띄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5th 이전 그나마 최근에 한 게임이라고는 오래전의 4th와 공각기동대 뿐이므로 제 눈이 그렇게 높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중간중간 들어간 실시간 동영상은 상당히 퀄리티가 높아보였지만 요즘 실생활에서 볼수있는 CG들이 워낙 대단한 수준이다보니 별다른 감흥은^^;; 4th에서 가독성에 종종 문제를 발생시켰던 납작한 폰트 만큼은 아니었지만 파이널 판타지에나 어울릴법한 각인 형태의 폰트도 SF 세계관과 썩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음악과 효과음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기억에 남거나 흥얼거리는 곡은 없는걸 보면 역시 중간 정도에 그친듯. (물론 4th처럼 시뮬레이터의 그 밋밋한 음악이 계속 귓가를 맴도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효과음에 있어서는 연출이 화려해진것에 비해 대부분 4th의 수준에 머물러있어서 특히 격투의 타격음이 기대만큼 시원하지 못한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2. 연출 연출에 있어서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교차하고 있는데, 먼저 반처들이 걸어다녔던 4th와 달리 롤러 대쉬를 기본으로 표현하면서(게다가 스킵 가능) 그것이 전투 화면까지 연결되어 보다 스피디하고 호쾌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4th 오프닝에서 스트라이커가 선보였던 회전하면서 찔러넣기를 구현한건 감동적!) 그러나 이것은 그와 반대로 '롤러 대쉬만 할거면 아예 바퀴를 달지 뭐하러 2족 형태를?' 이라는 의문점을 낳게 되죠. 지형과 거리에 따라 걷거나 뛰는 모습도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을뻔 했습니다. 그리고 동영상이나 공격 장면에서 좀더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반처의 메인 카메라와 센서를 빛나게 연출한 것은... 역시 제 기준으로는 마이너스였습니다. 건담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밀리터리 분위기를 표방한다면 센서를 부각시킬 필요는 없으며 보톰즈는 물론 전작 4th까지만 해도 배제된 것임에도 추가되어버린 요소군요. 게다가 적아군의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라지만 아군은 푸른눈, 적군은 붉은눈이라는 획일적인 표현은 넌센스랄까 코미디랄까..;; 3. 반처 일반적인 반처들의 디자인은 전작들을 계승하면서 큰 무리없는 모습입니다. 디자인 외적으로 보면 같은 기체를 레벨업시키면서 계속 사용한다던가 세트 보너스같은 요소를 통해 '온전한 풀셋 기체'를 사용하도록 유도한 점도 재미있었죠. 그러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2기에 있어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1st 이래 보스나 고급기, 대형기 중에는 범용성을 무시한 독특한 것들이 존재해왔지만 풀 메탈 패닉의 암 슬레이브가 잘못 튀어나온듯 반처라기엔 너무나 이질적인, '나 여주인공이야~'라고 온몸으로 어필하는듯한 순백의 미소녀(?) 그라실리스나 (게다가 주인공이 맨몸으로 탈출할건 어찌 알았는지 웬 복좌 콕핏--;;) 이미 유행이 지나간듯한 일본도를 장비한 최종 보스는 정말 실망스러웠달까요. 아예 세계관이 다르고 나름대로 원조격인 FSS의 모터헤드(MH) 류를 제외하고 아스트레이 등등 리얼(?) 로봇들이 온통 일본도를 들고 다니는 것에 식상해질대로 식상해진 마당에 프론트 미션에서까지 이런걸 집어넣었어야 했는지는 참으로 의문스럽습니다. 4. 난이도 & 재미 난이도와 재미에 있어서는 '조금 어려운 편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인듯 한데 제 관점에서는 어렵다기보다 게임의 템포가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4th에서 반처들의 내구력이 대폭 상승한 이래 5th에서는 더 강화되어 한 기체를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데, 나아가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데 상대적으로 너무 긴 시간을 소요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온갖 단점에도 불구하고 '게임성'과 '재미'라는 것만으로 높게 평가했던 4th에서는 적절한 템포 배분으로 계속 다음 스테이지를 이어갔었지만 5th에서는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진이 빠져서 계속할 의욕이 생기질 않더군요. 나름대로 그 템포에 적응한 후반에서는 그럭저럭 진행했지만 초중반에는 좀--;; 5. 시나리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시나리오였던것 같습니다. 10주년 기념이라는 간판아래 1st-4th까지의 모든 시대를 거쳐간다는 시도는 좋았지만 초반 20대였던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후반에는 50대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물론 얼굴은 젊은시절 그대로^^;;) 각 전작들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곁가지로 다루다보니 줄거리 진행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스테이지 사이에 아예 몇개월이나 심지어 몇년에 달하는 공백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토리 자체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전작 4th는 유럽과 미국의 동떨어진 두 팀을 교대로 플레이하는것으로 스토리에 집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지만 이번 5th도 그다지 낫다고는 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뭐 그런것이야 어찌됐든 줄거리 자체라도 좋았으면 다행이었겠으나 시간적 간극과 함께 주인공의 소속 부대도 주기적으로 바뀌고, 스테이지 내용도 전체적인 큰 줄거리와 관계없는 단순한 수행식 미션이 많아지면서 아머드 코어나 에이스 컴뱃처럼 미션이 반복되는 게임이 되어버린, 그래서 프론트 미션의 장점이었던 깊은 드라마는 엷어져버린것이 아쉬운 점이지요. 감정적으로 최고조에 달해야할 최종 스테이지에서도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 즉 공각기동대에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대사를 읊고있는 최종 보스나 자이언트 로보에서의 연출을 그대로 가져온듯한 친구들의 마지막 장면은 그저 쓴웃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군요. 뭔가 안좋은 소리만 엄청 써댄것 같은데..^^;; 이는 어디까지나 제가 이 시리즈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있기 때문이지 게임 자체는 중간 이상은 되는, 로봇 게임으로 치면 꽤 잘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과거 4th는 비판적인 평이 많아 '이런 장점도 있다'라고 평을 썼듯이 이번 5th는 우호적이 평이 많아 제 기준으로 아쉬운 점을 열거했을 뿐이죠. 어쨌든 여러모로 볼때 '대박' 게임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아직까지도 1st가 시리즈 최초이자 최고의 게임이었다는 평가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빅 히트작이 등장하여 좀더 프론트 미션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애니메이션 등 다른 형태의 작품이 전개되어 종국적으로 관련 플라모델의 발매를 바래마지않았던 저로서는 아쉬울 따름이군요. 과연 이 갈증은 6th에서는 해결될런지... 서기 2090년, 허프만 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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