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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12일
며칠 전 HGUC GP02 MLRS 사양의 프리뷰를 포스팅 하면서 '이것은 GP03에 코어 파이터가 들어간 사건 이후 가장 어이없는 일' 이라는 표현을 썼었죠. 저에게 그 '사건'은 판매를 위한 설정 파괴를 상징하는 것으로 각인된 씁쓸한 기억인데, 언급한 김에 그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분도 계실 테고, 온/오프라인으로 대화 도중 제가 침 튀기며 비아냥대는 걸 들었던 분도 계시겠지만 한번 정리 차원에서... 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이하의 내용은 일종의 심증에 기반한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되었음을 미리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반다이 MG 건프라의 라인업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한가지는 일년전쟁 기체들, 그리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그외 시리즈의 주역기(거의 건담)들이죠. 이 조건을 벗어난다 해도 건담 계열을 살짝 바꾼 짐 계열 등 기존 제품의 재활용인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 이러한 라인업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들은 극장판 제작을 등에 업고 발매된 하이잭, 릭 디아스, 네모 등의 제타 시리즈였으나... 역시 역부족임을 증명. 이미 '팔리는 건담'들을 대부분 발매해버린 반다이는 이후 인기 기체들의 버전업 제품이나 F91을 경유한 크로스본, 하이뉴같은 비공인 '건담'들마저 공식화하여 내놓는 실정입니다. 개발비는 비싸게 먹히고, 팔리는건 건담이니 어쩔 수 없겠죠. 여기저기서 다 끌어올 수밖에. 서론이 잠시 시국 진단(?)으로 빠졌군요. 그래서 MG 초기, 아직 일년전쟁 기체들 외에는 주역 건담들만이 나올 시기에 비교적 최근작에 속하는 스타더스트의 GP01, GP01Fb, GP02A는 발빠르게 발매되었습니다. 문제는 GP03인데... 분명히 스타더스트의 후반부를 상징하는 간판 기체이건만 사람들에게 시작 3호기로 인식된 GP03D 덴드로븀은 그 크기가 너무나 엄청나다는 게 문제였죠. 1/100은 커녕 1/144로도 어림없는 사이즈였으니까요. 그래도 건담인데다 GP시리즈이기도하니 판매량은 어느 정도 보장될 테지만 덴드로븀의 코어인 GP03S 스테이멘만 내자니 그건 또 심심. 그래서 제작팀은 카토키 하지메의 GP03S 초안에 그려졌으나 기각되었던 GP01식 코어 파이터를 되살린다는 발상에 도달하였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2001년 봄, MG GP03S가 발매되었을때 그 코어 파이터를 보고 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360도 전주위 콕핏은 실용화된 제타 시대에는기체별로 그 크기나 형태가 많이 달라지게 되지만 시험 단계인 NT-1이나 GP03S에서는 완전한 구형을 이룹니다. 따라서 콕핏이 차지하는 부피가 상당히 크지요. 전방위, 다수의 적기를 상대하는 기체 성격이나 복잡한 화기관제 등 GP03S에 전주위 콕핏이 설치된 기존 설정 에서의 이유를 볼때 그게 코어 파이터의 기존형 콕핏으로 가능하냐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이것은 콕핏 블럭만 코어 파이터 로 교체한다고 되는것이 아니라 흉부 내부의 공간 배치는 물론 엔진 문제, 합체 기믹 등을 고려할때 기체의 핵심인 동체가 완전히 재설계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이야기는 최근의 A.O.Z.에서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흉부 전체를 코어 파이터(프림로즈)로 바꾼 헤이즐 아우슬라가 그것이죠. 자동차로 치면 엔진이 실린 보닛과 운전석 부분을 통째로 완전히 다른, 그것도 변형까지 되는 복잡한 것으로 바꾼 다는 이야긴데, 이런것 때문에 A.O.Z.가 레고 건담이네 하는 비아냥을 듣지만 그런 요소도 이미 오래전에 이렇게 훌륭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여간 이리하여 코어 파이터 II-sp는 카토키 하지메의 손에 의해 그럴싸한 비행기의 모습이 되었지만 없던 것을 억지로 만들어 넣다보니 이게 또 넌센스. GP03은 어디까지나 우주전용으로 만들어진 기체이건만 넓은 주날개에 수평/수직 꼬리날개까지 갖춘, 건담 월드의 수많은 코어 파이터들 중 가장 대기권내 항공기에 가까운 모습이 된 것이죠. 이에 대해 반다이는 '대기권내 비행 능력을 갖추었을 가능성이 있다', '대기권 돌입도 가능했다는 설이 있다', '자세한 것은 불명이다' 등등 건담계 설정에서 친숙한 구절들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미 비 코어 파이터 사양으로 완성된 GP03S의 디자인에 다시 코어 파이터를 넣다보니 생긴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애니메이션 기획 단계에 그려진 코어 파이터 버전 GP03S에서도 이렇게까지 억지스러운 형태는 아니었겠죠. 만약 원래 그랬다면 카토키의 센스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는데... 혹 자료를 갖고 계신 분은 꼭 보여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GP03S 스테이멘은 결과적으로는 단기만으로도 우수한 MS가 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디까지나 GP03D 덴드로븀의 코어 유닛으로 설계된 기체입니다. 일종의 코어 파이터인 스테이멘에 다시 코어 파이터라니, 이게 무슨 마뜨로쉬카도 아니고... ![]() 저는 이러한 억지스러운 GP03S의 코어 파이터 설정이 그냥 조용하게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묻히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동년 겨울 발매된 HGUC GP03S에도 코어 파이터가 첨부되었고, 그 이듬해 충격속에 등장한 HGUC GP03D 덴드로븀의 동봉 DVD, 이볼브 4편에서는 코어 파이터 사양 의 GP03S가 실제로 제작되었으며 알비온이 당도하기 전 지온 잔당과의 교전에서 대파된 것으로 그려짐으로써 완전히 정식 설정으로 자리 잡게 되었죠. 익히 아시겠지만 이 비슷한 사례는 무수히 있어왔습니다. 아니, 조만간 발매될 하이뉴의 경우도 그렇고, 이것이 건프라의 역사 자체라고 할수 있겠죠. 대표적인 것이라면 역시 겔구그가 등장하지 않는 소설판 건담에서 샤아전용 겔구그 대신 등장한 샤아전용 릭돔이 들고나온 빔 바주카의 경우일까요. MG 릭돔에 서비스로 들어가면서 MS-09RS 빔병기 시험형 릭돔이 정식 설정화 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이후 돔=실체탄 바주카, 릭돔=빔 바주카 라는 이상한 공식으로 변질되어 자리를 잡더니 HCM-pro 릭돔 같은 경우에는 아예 빔 바주카만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팔기 위한 설정 놀음이라지만 주객전도, 적반하장도 이쯤 되면 참... 이러한 것들 덕분에 저는 이제 오피셜즈를 비롯한 근래의 건담계 설정에는 의도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고 있고, 또 '이제 설정은 몰라요'라고 말하는 편이죠. 그러나 건프라 신제품이 발매될 때마다 이번엔 또 뭐라고 바꿔놨는지 설명서를 읽어보고 -비꼬며 놀리려는 처음 생각과 다르게- 때때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얼치기 건프라 팬인 모양입니다. * 그림은 달롱넷에서 가져와 편집하였습니다. * 조언 주신 분들의 도움에 따라 일부 문장이 변경/추가되었습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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