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GUC 002 YMS-15 걍 (1999년 7월 발매, 800엔)
독특한 미사일 실드와 날씬한 실루엣으로 지온군 모빌수트 중에서도 이채로운 걍의 입체화입니다.
극중에서 보여진 빔 사벨 자세를 손과 액션 부품, 각 관절의 가동으로 충실하게 재현하였습니다.
미사일 실드는 팔에 장착하는 기믹이 있습니다.
클리어 부품을 사용한 빔 사벨과 하이드 봄 4개가 들어 있습니다.

HGUC 002번은 걍입니다.
연방에 이어 지온 기체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퍼스트 건담에 등장한 수많은 지온 MS들 중에
가장 마이너한 기체라고 할 수 있는 걍이 나온 것은 역시 꽤 의외였죠.
제품 가격이나 박스의 크기, 박스아트는 물론 거기에 그려진 해당 기체의 자세에 이르기까지
외형상으로는 먼저 나온 001번 건캐논과 완전히 같은 컨셉입니다.

2.5벌 정도의 러너로 구성되었으며 A 러너에는 시스템 인젝션이 사용되어
군청색 몸체, 붉은색 방패, 투명한 노란색의 빔 사벨 부품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건캐논도 그랬지만 사출색은 상당히 예쁜 편이네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관절 구조는 구 HG 시절의 방식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팔 상박은 어깨와 붙어있고, 팔꿈치와 무릎은 폴리캡이 그대로 드러나는 방식이죠.
동체도 단순히 설정색만 맞춰준 정도이며 스커트는 전체가 완전 고정입니다.
발목에는 볼 관절을 동원하고 있으나 유난히 바짓단이 길고 타이트한 걍이기에 가동은 절망적.
반다이는 후에 지온계 기체의 발목 가동성을 높일 변칙적인 방법을 개발해내게 되지만
이 걍의 발매로부터는 3년이나 후의 이야기가 됩니다. ^^;

걍의 메모리얼 액션은 이른바 펜싱 자세였습니다.
이 자세를 위해 빔 사벨을 약간 빗겨 잡은듯한 손이 추가되어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의 제품들에는 빔 사벨이란 으레 이렇게 빗겨 잡는 것처럼 표현된다는 것이 재미있죠.
완전히 타이트하게 고정된 스커트로 인해 제약받는 허벅지의 가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고관절을 아예 밑으로 조금 뽑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되어있습니다.
다리의 가동을 위해 허리 장갑이나 고관절의 위치를 변경하는 방식은 009번 구프로 이어지며,
건프라 외에서도 최근 카이요도의 리볼텍 자이언트 로보 등에서 보이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또 이쪽이 도리어 더 추억의 자세에 가깝지 않은가 싶기도 한 방패의 미사일 발사 자세를 위해
방패는 독특한 기믹을 통하여 팔뚝에 장착된 상태 그대로 전방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HGUC 걍에서 가장 참신하면서 재미있는 요소로, 한참 뒤의 MG 걍에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설정 부분에 있어서는 건캐논과 마찬가지로 현재 이미 당연시되는 것들이라 별다른 내용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그 후계기들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언급되어 있는 게 재미있지요.
이 기체는 대 MS용 기동병기로서는 탁월한 측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뒤이어 개발된 MS-17(갈발디 시리즈), MS-18(캠퍼)계의 기체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며
일부 공국계(지온계) 기술자들로부터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후대에 이르러 "기사용 MS" 라고 하는, 이른바 '결투용 MS' 라고 하는
(전술적인 관점에서는 거의 넌센스에 가까운) 기체 개념의 시초가 되었다.
요즘의 유행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긴 다리, 큰 어깨, 작은 머리 등 프로포션이 조금 과장된 MG에 비해
전체적인 형태에서만큼은 상당히 안정적인 실루엣을 보여주지만
가동에 관한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팔다리 관절의 폴리캡 노출은 치명적입니다.
많은 작례에서 관절의 덮개 씌우기, 스커트와 발목의 가동 처리 등은 필수로 제시하고 있지요.
반대로 생각하면, 기본적인 프로포션은 좋기에 몇몇 부분만 개수해주면 꽤 멋진 작품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001번 건캐논에서 너무나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남는데
HGUC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몇 번 더 거치게 됩니다.
* 모든 이미지는 반다이 하비 사이트, 하비서치, 달롱넷의 것을 편집한 것입니다.
덧글
머리 프로포션만큼은 MG가 더 나은듯 하다는 개인적 생각이.
그나저나 달롱님의 리뷰와는 또 다른 심도 있는 리뷰 참 멋지다고 생각이 듭니다. 원츄
001번에 비해 과거로 회귀한것 같은 관절구조에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나네요.
머리가 너무 길쭉한것외에 프로포션은 그럭저럭 만족입니다.
단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건캐논이 "1/144에서 낼수있는 최고의 기술"을 모토로 삼았다고 볼수있다면 걍은 유리달님 말씀대로 약간 퇴보한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프로포션하나는 잘나왔지만요
FOE뽀에 님, GATO 님 / 마이너 팬들에게는 실로 감격적인 일이었죠. 걍이 신금형으로 나올 줄이야..TT
FAZZ 님 / 아, 그걸 빼먹었군요. 머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약간 납작한 것이 단점입니다.
특히 머리 부분은... 개수하려면 에폭시 필수라는 중급 이상의 난이도를 남기고 있지요.
galant 님 / 걍이 호리호리하니까 폴리캡만으로도 괜찮을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던것 같기도 합니다. --
버섯돌이 님 / 실제로 조립해보고 이게 어땠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관점을 늘어놓은 정도입니다^^;;
캬스발 님 / HGUC의 방향은 걍에 이어 003번에서 확실히 선언하게 되지요.
관절이 아쉽지만 그래도 프로포션 수정에 들어가는 삽질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위안을..;;
영원제타 님 / 출전이 퍼스트인 것도 있고, 앗가이와 함께 마이너 기체의 상징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둘다(특히 앗가이의 경우) MG화 되면서 메이저가 되어버렸지요. ^^;
지온제들은 몽땅 신주단지 모시듯 합니다만(진짜?)
걍은 어째 생긴게 살짝 정이 좀 덜갑니다....(그래도 꼭 사는군요....)
덧: 그런데 어렸을적에는 겔구그와 함께 가장 좋아하던 기체였다지요....
킷이 아무리 잘 나와도 손이 안 나가는 모빌수트가 걍인데 유리달님 리뷰를 통해 접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TokaNG 님 / 확실히 타이밍을 놓치면 뭐든 힘들죠.
저도 -MS고 킷이고 무지 좋아하면서도- 몇년째 다리 한짝 미조립으로 남아있는 것이..--
wan2tree 님 / 신금형 걍이 나올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
갈가마신 님 / 걍은 등장부터 퇴장까지 전부 인상적입니다. 크크~
R쟈쟈 님 / 음... 저는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던듯. 인상만은 매우 강렬했지만요. ^^
Kamyu 님 / 정성까지야..;; 진행되면서 좀더 날림이 될지도 모릅니다. 쿨럭~
Werdna 님 / 갈발디 알파는 겔구그와 걍의 짬뽕이었죠.
그 조잡한 모양에서 갈발디 베타같은 멋진 형태가 비롯된 것은 정말 개천에서 뭐 나온 격.
알파는 걍의 요소를 좀더 강조했다면 베타는 겔구그의 실루엣을 강하게 풍기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도 걍의 패배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