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12일
스즈미야 하루히의 모순


미소녀 피규어 따위 더이상 없는 줄 알았는데,
네티 님의 말씀을 듣고 둘러보니 책상 밑에 맥스팩토리 하루히 박스가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이게 언제 왔더라..--;;


타이밍상 엄청난 뒷북이 되겠지만, 저는 논란이 될만한 작품은 시간을 두고 판단하는 편이라서요.
2006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최고 히트작,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원작을 따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차피 '하루히 붐'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일어난 것이므로 큰 상관 없겠죠.


캐릭터들의 외양상 '미소녀계'라는 것은 당연하므로 제가 나서서 볼 리는 없다가
주위의 떠들썩한 입소문들을 듣고 '도대체 무엇이길래?'하는 호기심으로 찾아보았던 것이,
정신없는 하루히에게 휘둘려 어리둥절 하는 사이에 끝나버리더군요.
중간 무렵부터 대충 파악해가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거야~' 라고 기대했던 것이
'결국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지긋지긋한- 사랑의 힘이란 말이냐!'는 배신을 맞았던 작품.

학원에, 코믹에, 오컬트와 SF까지 버무린 종합선물세트이지만
뒤의 두 요소는 캐릭터들의 개성과 배경 설명에만 그럴듯하게 꾸며질 뿐이고,
정작 실체는 성격도, 출신도, 외양도 다른 3명(5명? +α??)의 미소녀들에게 둘러싸인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 겪는 연애물(하렘물?)이란 얘기죠.
물론 단순 연애물로 치부하기에는 스즈미야 하루히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지대하긴 하지만
또 알 수 없는 정체에 대한 것은 접어두고라도, 아무리 그녀의 성격이 괴팍하다지만
그녀 스스로 남성들의 '모에(萌え)' 코드를 직접적으로 실증해 보이는 것은
조금 오버했달까, 너무 노린 티가 난달까. 남성 중심적 판타지에서 비롯된 그 희박한 현실성은
전화 한통 잘못 걸었더니 찾아왔다는 어딘가의 여신님과 언니동생할 수준인듯.

단, 높은 수준의 작화와 함께 일부러 시간 순서를 꼬아서 에피소드를 배치한 것은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일견 난잡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순서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선의 흐름을 잘 연출하여
-비록 저로서는 매우 김빠지는 것이었더라도- 결말에까지 자연스럽게 이르고 있죠.
특히, 그걸 처음 보면서 머리 속이 잠시 하얗게 되는 기분을 맛본 사람이 비록 저만은 아닐테지만
전체 내용을 스스로 패러디하며 압축한 1화는 매우 독특하면서 강렬한 첫인상을 부여합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과는 또 다른 의미로 완전히 오타쿠층을 노린 이 작품은
계획대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 오타쿠들을 열광시키며 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하루히의 언행에, 유키의 과묵함에, 미쿠루의 몸매에, 츠루야의 웃음소리에 열광했다면
당신은 (물론 저도 포함) 이미 충분한 오타쿠~!
최근 2기 제작이 확정되었다죠? 어차피 만들 거면서 질질 끌기는...

제가 작품을 모두 보았을때 먼저 느꼈던 기분은 '낚였다' 라는 것이었음에도,
그래서 이렇게 베베꼬인 심사를 피력함에도 불구하고 이 물건은 제 손에 들어와 있으니
'하루히즘'의 매력은 과연 대단합니다.
결국 이 포스트는 이걸 왜 구입했는가에 대한 전혀 설득력 없는 변명--;?





by glasmoon | 2007/07/12 19:49 | Memory remains in...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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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버섯돌이 at 2007/07/12 20:20
소설이 300% 재미있습니다! 애니 1기에서는 중요한 내용이 다 빠져있어서리.. (물론 재밌었지만.. ㅋㅋ.)
Commented by 박군 at 2007/07/12 22:56
~[`~` ]~ <=관련 제품이 단 한개도 없는 정상(?!)인...
Commented by QuadXeon at 2007/07/13 01:27
피규어 모으다가 파산할게 뻔해서 애초에 관심 끄고있는 1인
Commented by 박군 at 2007/07/13 01:53
아참;...
유리달님;... 요즘에 제 블로그 포스팅 업을 하셔도 안오실 테니까;...
혹시 04년도의 http://scale1981.egloos.com/3594017 <=이일 기억하세요?
Commented by R쟈쟈 at 2007/07/13 04:58
아니....언제 사셨답니까^^..;;
Commented by 지미페이지 at 2007/07/13 11:12
피규어라면 절대 사지 않았던 저도 하루히와 유키는 샀으니...
그녀들의 매력은 대단하지요(미쿠루는 멍청해보여서 별로...).

어서 장문유희도 구입하셔 리뷰해주세요~~^^
Commented by Werdna at 2007/07/13 16:50
이 처자가 그 유명한 하루히로군요? 제 개인적인 취향과는 딱 반대인 여성이로군요. ^^;
그쪽으로 정통한 지인에게 어떤 물건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길래 패스했었습니다만... 이 작품이 SF였었군요. 볼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네티 at 2007/07/13 16:57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유리달님의 하루히 피규어 사진이라니!!!!!!
(아니, 그 전에 이런 것도 갖고 계시다니...설마 세이버라던지도...)
역시 이런 것을 원했습니다. (^.^)

똑같은 제품이래도 유리달님이 찍었을 때의 그 독특한 느낌이 좋습니다.
좀처럼 드문 미소녀에, 그것도 미소녀계 최신 트랜드인 하루히라니.
하루히에 대한 유리달님의 글도 재밌고, 하여간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7/13 18:16
버섯돌이 님 / 그렇다는 분도 계신데 일부러 찾아볼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

박군 님 / 살짝 의외네요?
아니 그보다, 제가 요즘 자주 못들리긴 하지만 포스팅을 하셔도 안간다니요..TT

QuadXeon 님 / 현명하십니다.

R쟈쟈 님 / 그러게요. 언제인가 모르게 와있더라구요. -_-a

지미페이지 님 / 단장님도 이걸 놔둬 내놔 고민되는 처지라, 유키는 가능성 없습니다.
나오긴 잘나왔더군요. 미쿠루는 역시 좀..^^;

Werdna 님 / 제 취향과도 거의 접점이 없습니다만...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안보는게 낫다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워드나 님의 감상을 들어보고도 싶네요. ^^;

네티 님 / 이제 정~말 더이상 없습니다. 얘도 어쩌다 손에 들어왔는지 모르겠고 말이죠.
페이트(세이버)는 다행히 애니메이션보다 게임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경우라,
그 게임 하고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보니 구경도 안하고 넘길 수 있었습니다. 휴~
Commented by 가로드 at 2007/07/13 18:26
안녕하세요^^ 밸리타고 흘러들어왔습니다. 링크추가했습니다^_^ 자주들릴게요. 저도 하루히는 재미잇게 보았는데 정작 관련 제품은 레진말고는 없네요;
Commented by 돌다리 at 2007/07/13 20:20
본적은 없지만 저 포즈는 정말 낯익어요~
Commented by R쟈쟈 at 2007/07/14 09:49
마지막화는 정말 아쉽기 그지없었지요^^....

너무 불만이던지라 포스팅으로 삼아 질겅질겅 씹고 싶을정도;(지금봐도 아쉽기 그지없더군요)

그나저나 저도 패스하려다가 2차물량 동난 상황을 보고 다급하게 지르고.....파산했지요^^;;
(뭐 그래도 살거 다 사긴 했습니다만 휴;)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7/14 17:51
가로드 님 / 방문 감사합니다. 레진 킷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 망사^^;?

돌다리 님 / 워낙에 유명해져버려서..^^

R쟈쟈 님 / 다시 보면 이미 중간에도 곳곳에 암시를 넣어두고 있죠. 결론은 제대로 낚시..--
Commented by 두드리자 at 2007/07/15 00:37
결론은 '좋아서 샀다'죠. 뭐. 저 정도면 예쁘기도 하고. (성격은 예쁘지 않지만)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7/15 19:38
두드리자 님 / 저는 저런 디자인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결국 캐릭터의 힘이죠. --
Commented by 상대적 at 2007/08/01 14:09
확실히 작품성에서 하루히는 조금 아쉽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상업소설의 한계인가.... 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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