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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월 07일
오랫동안 잊혀진 장르였으나 2000년 "글래디에이터"를 통해 재등장한 헐리우드의 대규모 서사극은 판타지와 융합한 "반지의 제왕"(2001~2003) 시리즈의 3년간에 걸친 대장정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이는 2004년의 "알렉산더", "킹 아더", "트로이" 등등의 작품으로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번이지... 2005년, "킹덤 오브 헤븐"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때 나는 외쳤다. "질리지도 않고, 또 에픽(또 블룸)이냐!!" ![]() 그러나 현재 돌이켜볼 때, 2000년대 일련의 서사극들 중에서 성질이 다른 "반지의 제왕"을 제외하면 가장 균형이 잘 잡힌, 또는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로 서사극을 복권시킨 장본인인 리들리 스콧 본인이 이 "킹덤 오브 헤븐"으로 그 서사극의 붐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은 흔한 아이러니랄까. 이 작품을 140분짜리 극장 개봉판으로, 주인공 발리앙의 무용담과 연애담을 중심으로 본다면 화려한 화면 외에는 그다지 볼 거리가 없는 평범한 오락 영화가 되겠지만 190분짜리 재편집판으로, 당시 예루살렘을 둘러싼 십자군의 역사나 종교적 갈등, 그리고 양 세력을 이끌었던 멋진 왕들을 중심으로 본다면 꽤 훌륭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주인공을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후반에서 끝내 발리앙이 노골적으로 역설하는 종교적 다원주의가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할때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약된 것임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큰 흠으로 집어내기 어려운 것은 그것이 '총체적 진실'에 가까우며 종교를 떠나 '보편적 진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봉 당시 -상영 시간에 맞추어 대폭 편집되었다 하더라도- 일부 평론가들의 "이것은 적(알 카에다)이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과거 다양한 SF 영화에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21세기의 미래에는 종교가 위축될 것임을 예언했지만 그 미래가 현실화된 지금도 종교로 인한 갈등과 분쟁은 여전히 건재하다. 아직도 많은 전쟁이 신의 이름으로 일어나며, 많은 살인이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또 수없이 많은 위선과 강요와 탐욕과 악행이 신의 이름으로 이루어진다. 과연 그 '신'께서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또 받아들이고 있는가. 붉은 십자가로 뒤덮인 이 나라가 그만큼 '하늘의 왕국'에 가까운 곳이라면 다 주님의 뜻대로 될지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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