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03일
에이스 컴뱃? 게임? 영화?


미국에 계시는 친척 분들 덕에 콘솔 게임을 비교적 일찍 접하였기에
저는 굵직한 게임들을 초창기부터 큰 시차없이 즐기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패미컴 시절부터 이어지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라던가
패미컴과 MSX 양쪽에 걸쳤던 메탈기어 시리즈, (당시 NES판 메탈기어 2를 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수퍼패미컴 무렵부터 시작된 프론트 미션 시리즈,
비교적 최근인 플레이 스테이션 이후의 에이스 컴뱃 시리즈 등등...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이렇게 후속작이 계속 이어지는 연작 시리즈가 될 줄 몰랐건만,
이제는 이들의 거취와 향방이 차세대 콘솔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거물이 되었죠.

제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2족 로봇, 프론트 미션에 관한 내용은 종종 언급했었고
얼마전 파이널 판타지에 대한 기억도 짤막하게 올린 적이 있었는데...






X-BOX 360으로 출시가 예고되고 있는 에이스 컴뱃 6, Fires of Liberation.
관심있는 분들의 반응에 따르면 '초 대박 기대작'이라고 합니다만. ^^;;

사실 에이스 컴뱃에 관한 이야기도 오래전에 한 적이 있었죠.
그때 그 포스트를 올리게 된 이유는 에이스 컴뱃 5, the Unsung War 에서
만족한 점보다는 실망했던 점들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그 점들은 이후의 0나 이번 6까지 이어지는것 같더군요.

에이스 컴뱃의 기초적인 컨셉은 그 첫번째 작품이 등장할때 이미 확립되어 있었고,
'공중전의 쾌감'이라는 기본 명제에 있어서는 시대를 감안할때 역시 2가 최고라고 여겨집니다.
십수년 전의 2에서 게임 자체로서는 이른바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기에
이후의 3, Electrosphere에서는 현용기에서 벗어난 SF 분위기와 이리저리 얽힌 줄거리 전개에,
그리고 4, Shattered Skies에서는 있음직한 시대적 배경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했던 것이겠죠.

RPG같은 경우야 -혹 바람직하지 않더라도- 강제적인 이벤트 등을 통한 연출이 관례가 되어 있지만
실시간으로 조작하며 진행되는 슈팅 게임에서는 그런 부분을 만들어 넣기가 쉽지 않죠.
또 주인공이 수백, 수천의 적기를 떨어뜨리는 터무니없는 '괴수'가 되어야 하는 에이스 컴뱃에서
그런 주인공의 행동과 활약을 아무리 멋진 영웅담으로 포장하려 한들 당위성과 현실성은 떨어집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탄탄한 세계관 위에 주인공의 활약과 사이사이 진행되는 이야기를 분리시켰던
4, Shattered Skies는 균형이 매우 좋았던 게임으로 계속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4의 세계관을 한번 쓰고 버리기는 아까웠던지,
엷은 유대 정도였던 기존 작품들도 그 속에 통합되면서 이후의 속편들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병기가 활약하려면 전쟁은 필수, 모 로봇 애니메이션의 우주세기를 능가하는
수년에 한번 꼴로 대전에 가까운 국가간 전쟁이 일어나버리는 엄청나게 암담한 세계가 되어버렸죠.
그리고 내용 면에서는 강력해진 3D 효과에 힘입어 인물들도 어렵지않게 묘사할 수 있게 되면서
'지고 있던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승리로 이끄는' 영웅 및 그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뭔가 무비 이벤트나 부연 설명은 많지만 그 알맹이는 거의 변함이 없는
화려하기만한 B급 헐리우드 영화가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아직 발매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무어라 섣불리 단언할수는 없겠지만
6, Fires of Liberation의 연출 방향도 이미 예고편만으로 충분히 짐작되는군요.

뭐 이러한 추세는 비록 에이스 컴뱃만의 것이 아니라
최고 거물인 파이널 판타지를 비롯한 콘솔 게임 전반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저도 메탈기어의 코지마 히데오가 '영화같은 게임'을 내세웠을때 찬동했던 사람 중 하나였지만
그 수많은 영화적 양식 가운데 왜 죄다 -물론 폭넓은 연령대와 손쉬운 연출을 위해서겠지만-
그렇고 그런 헐리우드 액션 영화 스타일의 자기 복제가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하거나 뻔히 보이는 줄거리를 반복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의 시행 착오가 있더라도 무언가 새로운, 개성적인 게임을 보고 싶네요.
음... 이건 게임 이전에 영화적 취향의 문제일까요^^;?

하여간 그리해서 에이스 컴뱃 6 때문에 X-BOX 360을 장만한다던가 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마련한들 매일 몇시간씩 게임을 붙잡고 있을 시간적 여유같은 것도 없고 말이죠.
그래도 만약 프론트 미션 6th가 공개된다면 생각을 좀 해봐야 할지도..^^;;


by glasmoon | 2007/10/03 13:43 | etc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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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AZZ at 2007/10/03 13:54
게임할 시간없다는데 안습 T-T
퇴근시간 좀 댕겨보시죠. 대학로에서 모이려고 해도 퇴근시간이 9시시니 이거 뭐...
Commented by 대마왕 at 2007/10/03 14:48
그러고보니 PS 시절에 에이스컴뱃을 해본 기억은 있는데...그게 몇편이었는지는 기억이...
시뮬레이션이라기엔 너무 쉽고 슈팅이라기엔 좀 애매한 애프터버너류의 게임이구나~ 했던 감흥이었죠

애시당초 액션치인 저한테 이런류의 게임은 한번 클리어하고 진이 빠지는 문제가 있었답니다..
(중간에 분기가 있었던 게임이었네요 미션 클리어 후에 같이 출전한 둘 중 하나를 터트리고 편이 갈라지는)
Commented by Temjin at 2007/10/03 17:48
엑박은 지를 계획이 없는터라 고민되네요..
Commented by 엑스탈 at 2007/10/03 22:27
저는 이녀석 때문에 엑박360 질렀습니다.
통신대전으로 동료기체들과 전장의 하늘을 누비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컬러링 at 2007/10/03 23:21
콘솔게임과는 거리가 먼 컬러링 입니다^^;
언제나 하나 사볼려나~^^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10/04 20:45
FAZZ 님 / 도리 없습니다. 가능한 빨리 나가보겠지만 그냥 2차 합류 기본인 걸로..TT

대마왕 님 / 강제 스크롤의 유사 3D 슈팅인 애프터 버너와는 좀 다르지만... 뭐 크게 다르지도 않군요. ^^;
아군을 격추시키고 분기되는 것이라면 아마 3, Electrosphere를 플레이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Temjin 님 / 전 앞으로도 쭈욱 없을것 같아서요. 게임 자체에서 멀어지고 있는 중?

엑스탈 님 / 아, 네트워크 기능이 있었죠. 제가 그쪽을 모르다보니..^^;; (PC로는 게임을 안해요)
동료들과 팀을 짜서 비행한다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은데,
혼자 할 시간도 없는데 다른 사람과 같이 시간을 맞추어서 게임을 한다는건 도무지. orz

컬러링 님 / 최신작에 연연하지만 않는다면 약간 지나간걸 해보는 것도 아주 경제적이죠.
지금같으면 PS2 완전 헐값에다 말년 오버스펙 게임들도 많이 나와있으니 어떤 면에서 적기!?
Commented by -ㅠ- at 2007/10/08 13:39
'영화같은 게임'과 '개성적인 게임' 이라는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가 있지요. 그래스호퍼 매뉴팩처.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10/11 14:32
-ㅠ- 님 / 그래스호퍼 매뉴팩처... 이름은 들어본것 같은데 그쪽에서 손댄 게임을 해본적은 없네요.
PS2 쪽으로 괜찮은게 있다면 추천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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