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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04일
![]() 네, 간만에 보는 모음 그림이죠? 일년 남짓한 사이 열 개가 더 늘었군요. (이 포스트가 원래 086 뉴 건담의 발매 이전에 작성되기 시작한거라 그건 빠졌습니다^^;) H.G.U.C.도 이제 슬슬 마지막 4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지만 개시에 앞서 가끔 끼어들던 외전, "HGUC라면 별걸 다 들쑤셔주마" 시리즈(...)로 이번에는 HGUC의 박스아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지만 또 제가 박스의 그림을 좀 관심있게 보는 편이어서 H.G.U.C. 본편에서도 박스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언급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10여년동안 HGUC의 박스가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되어왔는지 훑어보도록 하죠. 다들 기억하실, 역사적인 HGUC의 시작, 001 건캐논의 박스입니다. 시노 마사노리의 그림에 후루카와 타카유키의 페인팅. 검은 박스에 모노톤의 배경 사진 위로 셀화풍의 그림이 얹혀있는 레이아웃으로, 이 기본적인 요소는 지금까지도 HGUC 박스의 큰 틀로 자리잡고 있죠. 처음에는 허벅지 정도에서 커트된 그림이 박스 우측에서 비스듬히 왼쪽을 바라보는 고정된 자세로 유지되다가 10번대를 넘어가면서 총을 겨누거나 칼을 빼거나 하는 식으로 자세의 변화를 주기 시작합니다. 오른쪽 012 하이잭을 비롯한 10번대 제품들의 그림은 -비록 일부 비례 등이 맞지 않더라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죠. 시노-후루카와 페어의 작업이 완전히 고정되어있던 HGUC가 센티넬 시리즈로 뛰어들면서 박스에도 돌연 비크래프트(BEE-CRAFT)가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카토키 디자인의 센티넬에는 아날로그적인 시노-후루카와 페어보다는 비크래프트의 그림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림은 비크래프트답게 기계적인 이미지를 보다 강하게 풍기며 비례도 좀 더 정확해졌지만 애니메이션 셀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듯한 자연스러움이랄까, 그런 부분은 상당히 감소하였습니다. 당시 20번대 제품들이 그 센티넬을 비롯해서 역시 카토키가 참여한 스타더스트 시리즈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한동안 박스의 그림 또한 비크래프트 주도로 진행됩니다. 시노-후루카와와 비크래프트의 화풍의 차이는 같은 계열의 MS를 각기 그린 것으로 쉽게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015 바우와 031 바우 양산형이라던가, 016 겔구그 마리네와 026 겔구그 마리네 시마 커스텀, 017 돔 트로펜과 027 돔 트로펜 샌드브라운 같은 것들로 말이죠. 그 중 가장 차이가 두드러진 것이 032 샤아 전용 자쿠(시노-후루카와)와 034 가르마 전용 자쿠(비크래프트)일텐데, 거의 같은 시기에 두 팀에 의해 그려진 거의 동일한 기체가 완전히 다르게 묘사되어 있죠.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비크래프트의 등장 이후 시노의 스케치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후루카와의 채색이 셀화풍에서 벗어나 CG 테이스트가 강해지면서 오히려 강점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결국 035 수퍼 건담을 끝으로 시노-후루카와 페어는 물러나게 됩니다. 이후 한동안은 비크래프트의 독무대였습니다. 초기 시노-후루카와 페어의 좋은 것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무난한 그림들이 박스를 채웠죠. 036 디 오 이후 오랫동안 휴식에 들어갔던 HGUC가 037 하이고그로 복귀했을 때, 박스의 그림에서도 다음 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먼저 화면 우측에 머물러있던 기체들이 화면 중앙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움직임이나 자세의 폭도 조금씩 넓어지게 되죠. 038 GM 한랭지 사양부터 대량생산기는 화면에 둘 이상 등장한다는 것이, 또 041 Z 건담부터는 가변기는 MA 형태의 모습을 뒤에 넣는다는 것이 하나의 룰이 되어갑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맞물려 화면의 여백과 그것을 이용한 배경의 활용이라는 초기의 콘셉트는 점차 희석됩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051 GM 커맨드 우주 사양은 - 메가 바주카나 G 아머같은 부가 장비가 강조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 HGUC 박스에서 처음으로 무릎을 넘어 발끝까지 화면 안에 그려지게 됩니다. 물론 이는 기존에 발매된 046 GM 커맨드 콜로니 사양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도 있었겠지만 한번 깨어진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법. 056 헤이즐 改에 이르면 배경을 완전히 가려버린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죠. 여기에서 헤이즐 改 직전에 하나 주목할 것이 있으니 그것이 055 하이잭 연방군 컬러입니다. 오랫동안 비크래프트 천하였던 HGUC 박스아트에 등장한 간만의 신인, 코마(KOMA)의 그림이었죠. 코마의 그림은 스케치에서는 비크래프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채색면에서 어렵지 않게 구분되는데, 비크래프트가 아직 셀화의 느낌을 풍기는 명암 대비가 뚜렷한 방식으로 채색한다면 코마는 특히 암부의 밝기가 상대적으로 높고 중간색의 톤 변화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그라데이션이 많이 보입니다. 070 샤아 전용 겔구그같은 경우 특유의 채색은 여전하지만 겔구그의 육중함을 잘 표현한 스케치가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로군요. 비크래프트와 코마의 차이도 같은 계열기를 비교해보면 좀더 쉽게 알 수 있죠. 067 파워드 GM(비크래프트), 그리고 그것과 상당 부품을 공유하는 072 GM 스트라이커(코마)가 좋은 예입니다. 파워드 GM은 명암 대비가 뚜렷하고 선명한 셀화의 느낌을 아직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GM 스트라이커는 전체적으로 조금 밝고 CG 페인팅에 의한 그라데이션이 과용된 나머지 좀 번들번들한 느낌마저 나는군요. 제타 러쉬 당시 가변기들이 대거 등장하여 그 변형 과정의 설명이 설명서의 페이지를 잠식하면서, 또 그 이후에는 다른 제품의 홍보나 기타 -별 쓸데없는- 내용들이 그 공간을 메꾸면서 박스에 그려진 그림의 온전한 일러스트가 점차 설명서에서 사라지게 되고, 그와 함께 그것을 그린 팀의 이름도 알 수 없게 되어가지만 그림의 면면을 볼 때 비크래프트가 참여한 것은 071 자쿠 I 스나이퍼 타입(혹은 074 GM 크웰)이 마지막으로 보입니다. 비크래프트가 퇴진하고 이후 HGUC가 코마의 그림만으로 채워진 이유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그 후 HGUC의 박스 그림은 더욱 화면을 가득 메워가며 -이런 풍의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각종 요란하고 경박한, 그리고 진부한 자세들을 동원하여 새로운 제품의 특징이나 기믹을 어필하는데 노골화되어 간다는 것이죠. 물론 사이사이 좋은 그림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076 겔구그 양산형/캐논의 암담함이라던가 079 육전형 건담의 평면적인 답답함, 082 블루 데스티니 3호기의 뻔뻔함 등등에 대해서는 이미 각 제품의 프리뷰에서 익히 말씀드린 바입니다. 최신 역샤 시리즈 제품들에서 보여지는 가득 메운 화면 + 번들거리는 표면 + 요란떠는 자세의 3단 콤보에 이르면 그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더군요.개인적인 호오를 너무 장황하게 끄적거린 게 아닌지 모르겠는데, 언젠가는 한번쯤 해보고 싶은 이야기였거든요. ^^; HGUC 초기, 어색한 CG 일색이던 MG에 비해 박스아트에서는 HGUC가 우위에 있다는 점이 제가 HGUC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건만 요즘의 상황을 보면 완전히 역전되어 있죠. MG는 다시 아날로그의 느낌으로, HGUC는 CG의 번들거리는 느낌으로..-- 이제 와서는 별반 기대하는 것도 없지만, 구 MSV 등 정말 예술이었던 수준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이런 경박함은 좀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 쓸데없는 포스트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럼 여러분이 HGUC에서 가장 좋아하는 박스아트는 어떤 것인가요? 덧글 달아주세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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