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05일
긴장과 기대가 풀어지는 시간, 88분


연쇄살인범의 범행은 범인의 자유의지에 따르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연쇄살인범은 정신이상자라고 볼 수 있는가, 혹은 그럴수 없는가.
그렇지 않다면 연쇄살인범과 정신이상자는 어떻게 다른가.

FBI의 자문을 맡고 있는 저명한 범죄심리학자 잭 그램은
강단에서 이러한 질문들을 학생들에게 던지면서 영화를 시작한다.
그러나 연쇄살인범을 분석하는 프로파일러가 거꾸로 연쇄살인범의 표적이 된다면?




이 영화는 일견 대단히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냥을 당하는 사냥꾼이라는 장치는 종(種)과 분야를 막론하고 여전히 매력적이며
작품의 제목에서 강조한 것처럼, 시작과 끝을 제외한 영화의 본 줄기가
88분이라는 실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긴장감 또한 관객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 뿐.
사건을 조종하는 닐 맥도너는 "레드 드래곤(2002)"의 안소니 홉킨스에 비할 바가 -당연히- 못되고,
사건을 실행하는 이와 내막의 실체 또한 "카피캣(1995)"보다도 힘이 떨어진다.

결국 영화의 주변적 장치와 파치노 형님의 연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작품이자
2000년 이후 형님의 최악, "리크루트(2003)"보다는 나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작품.
결국 여름에 개봉할 "의로운 살인"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가? (그러나 감독은 같은 존 애브넷. --)

그러니까 형님, 근작들 중에서는 "베니스의 상인(2004)"이 가장 나았다니까요.
이제 셰익스피어를, 더 나이드시기 전에 맥베스를 찍으셔야 한다니까요.


by glasmoon | 2008/06/05 20:57 | Memory remains in... | 트랙백(2)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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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왕도 스베이트 at 2008/06/05 21:37

제목 : 88분
긴장과 기대가 풀어지는 시간, 88분 한줄 평 : 파치노 횽한테 낚이지 말자. 시나리오는 허술하고, 반전이라고 넣은 것 같긴 한 건 '전혀 뜬금없이' 근거도 없이 그냥 들이밀고, 기본적인 상황설정 자체가 이거 뭐...-_-; 결론 : ▶◀ 지못미 알 파치노 (대본도 안 읽어보고 출연했나 원;;;)...more

Tracked from 안내원 없음 at 2008/06/17 10:54

제목 : 88분을 향해 쏟아진 평단의 위트
“끈끈한 달팽이같은 이 미스테리 스릴러는 시작과 함께 사망 선고를 받고는 점점 죽은 지 사흘은 된 생선과 같은 냄새를 풍기다가 급속하게 썩어들어가기 시작하는 괴로운 영화다.”......more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6/05 21:02
저도 이 영화 그저께 봤어요. 아쉬운 점이 많아서 또 아쉽더라고요. 88분이라는 시간을 따라가는 건 24에서도 느껴본 적이 있으니 새로울 게 없었지만, 알파치노 아저씨가 너무 지쳐보이셔서^^;;;; 안타깝기도 했고요. 후반부에 갑자기 허무해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어요. 맥베스, 오오 잘 어울리시겠는걸요. 리어왕 같은 걸 영화화한다면 그것도 잘 어울릴 거 같아요. ^^;;
Commented by 바스티스 at 2008/06/05 22:49
이거 전에 그냥 즉흥적으로 뭐 볼 거 없나 뒤적거리다 파치노 아자씨가 나온다길래 볼까 했었는데, 평이 무지 구리더군요. 덕분에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고...-_-;
좀 사족이지만 "레드 드래곤"은 무지 좋았죠. 에드워드 노튼의 그 노이로제 걸린 듯한 피로한 모습도 일품.
Commented by glasmoon at 2008/06/06 01:03
나무피리 님 / 이제 형님도 많이 늙으셨죠. 흑흑. 88분이 지난 후에는 긴장감 전멸. orz
저도 원하기로는 리어왕이 우선인데, 그건 좀 더 나이 드신 후에도 가능할듯 하니
일전 잠본이님 말씀도 있고, 상대적으로 정정하셔야 가능한 맥베스부터 찍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닷.

바스티스 님 / 구린 평에도 불구하고 형님이 나오시기에 닥치고 봤습니다...만 결과는 이렇죠. TT
"레드 드래곤"은 홉킨스 외 노튼도, 파인즈도, 왓슨도 모두 호연이었죠?
"한니발"이 상대적으로 실망스러웠던 탓도 있겠지만 저역시 괜찮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진국처자 at 2008/06/06 06:55
맥베스 찬성 1人!!! 절대 찬성이오!
Commented by glasmoon at 2008/06/06 16:38
진국처자 님 / 오오~ 감사감사! 서명운동이라도 해서 형님께 보여드려야 할까요? ^^;
Commented by 성지인 at 2008/06/10 01:20
저도 어제 봤습니다 ^^

여러가지 안타까움이 많긴 하지만, 최소한 감옥에 있던 녀석을 맡은 배우의 포스가 너무 떨어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더군요 ㅠ_ㅠ

살짜쿵 살인의 추억의 프레셔(살인에 대한 압박감)를 느꼈습니다.
살인의 추억은 사람 죽이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라는 느낌을 깔고 있어서 마음이 무지무지무지 불편했었지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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