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1/144 드라고나 시리즈가 재판되었습니다.
재작년 DVD 박스 발매에 맞춰 이루어진 재판 때 주역 D 시리즈만 나와 실망스러웠는데
한 타이밍을 늦춰서 드디어 조역들을 포함하여 온전하게 나오게 되었죠.
시리즈 전종이 재판된 것은 아니지만, 기가노스측 MA/FA가 생산된 것은 근 10년만의 일입니다.
'ドラグナー' 및 'Dragonar'의 표기를 읽는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국내에서는 드라고나는 물론
드라구나, 드래고너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여기서 저는 편의상 '드라고나'로 적습니다. ^^
제 리뷰가 반 년이나 늦어지는 사이 RaiN님께서 이미 좋은 리뷰를 올려주셨기에
저는 당시 국내의 이야기보다는 작품 내용과 기체 설정에 대한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RaiN님의 좋은 리뷰도 참고해주세요. ^^
[리뷰] 1/144 구판 드라고나 시리즈 리뷰 Part I (지구연합MA)
[리뷰] 1/144 구판 드라고나 시리즈 리뷰 Part II (기가노스 MA/FA)

"기갑전기 드라고나(機甲戦記 ドラグナー)"는 1987~1988년에 방영된 선라이즈의 로봇물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더블제타(1986~1987)"의 후속으로 방영된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한참 후대의 "기동전사 건담 시드(2002~2003)"와 대비되는 작품입니다.
당시 "더블제타"의 부진으로 로봇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선라이즈는
"퍼스트 건담"을 실시간으로 보지 못한 어린 팬들을 노리며 "퍼스트"의 재구성을 시도하였는데
"시드"의 등장 이유와 콘셉트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죠.
퍼스트의 기본 위에 "탑 건(1986)" 등 당시 최신 할리우드 영화의 스타일을 입힌 이 작품은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해 '기동전사'라는 간판을 내리고 '기갑전기'로 바꾼 것이
-역시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지만- '기동전사'의 그늘에 들어간 시드와 가장 크게 다른 점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당시에는 -비록 끝물이긴 하나- 리얼 로봇의 전성기였으므로
'건담'의 이름을 버리고도 이러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지만
리얼은 커녕 로봇물 전체가 침체인 근래, 선라이즈의 리얼 로봇은 모두 '건담'이 되는 것이죠.
그로 인해 '건담'의 이름 안에 갇힌 로봇들은 더더욱 개성을 갖기 힘들어지게 되고...
맨날 하던 얘기죠^^;? 서론은 여기까지로 하고,
그래서 이번에 재판된 1/144 드라고나 시리즈, 총 14종입니다.
원래는 400~500엔의 제품들이었는데 이번에 재판되면서 600~700엔으로 올랐더군요.
메카닉 디자이너는 오카와라 큰선생님.
01~03번의 드라고나 기본형들은 이번에도 지난번에도 재판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리프터 장비 사양에서 리프터만 떼어내면 되는 것들이니 별다른 아쉬움은 없지만
'전종 수집'에 목매는 분들은 안타까우시겠군요. (전 아닙니닷!)
그래서 이번 리뷰의 첫타는 시리즈 004번, FMA-04A 다인.
다인은 기가노스의 지휘관용 전투형 메탈아머이죠.
지휘관용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성능이 높다거나 하는 연출은 없었음에도
후반의 최종 보스인 돌체노프까지 다인을 애용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신뢰성은 확실한 듯.
표준적인 형태나 동력선 등의 묘사에서 '기갑전기판 자쿠'였던 것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데
머리의 센서가 좌우 비대칭인 것은 다분히 "장갑기병 보톰즈"의 잔향이라고 봐야겠죠.
약간 섬짓한 느낌마저 주는 이 강렬한 인상은 후에 건담 월드에 피드백되어
"기동전사 건담 F91"에서 크로스본 뱅가드의 방독면 MS들의 시초가 됩니다.
이름의 유래는 독일어 아인(eins, 1). 박스의 일러스트는 사토 카즈히데가 그리고 있습니다.
어째 박스의 그림보다는 설명서의 그림이 나아보이는 것도 같은데 말이죠. ^^;
설명서와 함께 붉은색 기본 러너가 두 장, 폴리캡과 스티커가 들어있고
녹색 러너는 280mm 핸드 레일 캐논의 옵션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100엔어치..;;)
당시 에어건이 유행하던 것도 있어서 01~03번 D 병기 시리즈도 그렇고
이렇게 BB탄 발사 기믹을 내장한 대형 무기를 포함하고 있었죠.
설명서의 뒷면은 직전의 더블제타 건프라들과 비슷한 콘셉트로 꾸며져 있습니다.
기체 설정에 대한 해설과 함께 MSV풍의 파생기들도 소개하고 있군요.
왼쪽 아래의 미채 도장은 아프리카 방면군의 B형, 위의 녹색 도장은 월면방위군의 C형기.
당연하지만 색분할 같은 것은 없고 기가노스의 엠블렘과 방패의 흰 띄는 스티커로 처리합니다.
완성하면 이렇게 된다고 하죠.
가동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당시의 관점에서 보아도 형태나 디테일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죠.
과연 자쿠계(?)다운 양산기의 자세!
시리즈 05번은 YFMA-08A 겔프.
형식번호 앞에 Y가 붙은 것은 세계관을 불문하고 '시험기'를 의미하죠 아마? ^^
팔겐의 간이 생산기이자 다인의 후계기로 개발된 차기 주력 메탈아머입니다.
다인에 비해 좀 더 매끈하긴 한데 얼굴도 그렇고 뭔가 남기는 인상은 희미한 기체.
실체날을 가진 장식적인 사벨과 어깨 술(동력선) 등 딱 친위대 도련님들 탑승기입니다.
이 키트가 발매될 당시에는 아직 B형 및 C형의 파생기가 극중에 등장하지 않았을텐데,
기획 당시부터 예정되어 있었던지 제품은 선택 조립식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겔프부터 드라우까지의 박스 일러스트레이터는 마소 류코우.
역시 설명서, 파란색 본체 러너와 폴리캡, 회색 옵션 러너와 스티커로 구성됩니다.
회색 러너는 주로 B형에 달게되는 옵션과 핸드 레일건, 레이저 사벨 등 무장이죠.
역시 그것이 100엔 어치인 셈. ^^;
잘난 도련님 삼인방이 몰던 겔프는 몇 번인가 D 병기로부터 고배를 마신 후
D 병기의 콘셉트를 따라 개량된 B형 야크트 겔프, C형 레비 겔프를 도입합니다.
역시 야크트 겔프는 포격전, 레비 겔프는 전자전에 특화된 사양이죠.
레비 겔프는 눈이 모노아이 비슷하게 된데다 슬릿도 양쪽으로 나누어지면서
다인보다도 더 자쿠와 흡사한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겔프 3기 편대는 도련님 삼인방의 기체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활약상은 도련님들보다 시리즈 중반 겔포크대에서 사용한 쪽이 보다 인상적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A, B, C형 셋 중 하나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가동성은 고만고만하지만 기가노스측 메탈아머들 중에서 기본 형태는 가장 우수한 편이었죠.
형태가 좋고 3기 세트인 것도 있어서 의외로 인기가 있었다고도 하는데,
전 겔프에 별 호감이 없는데다 하나라도 만들 기약이 없으므로 세 개 구입은 관두었습니다.
자잘한 무장의 차이는 무시하고, 다크 그린으로 칠하면 겔포크대 사양이 됩니다.
시리즈 06번은 XFMA-09 팔겐.
원형 샤아를 능가하는 사기적인 능력과 외모를 갖춘 '기가노스의 푸른매', 마이오의 전용기죠.
샤아는 아무로의 건담에 비해 처음에는 기체 스펙이, 나중에는 뉴타입 능력이 딸리면서
퍼스트 중에서만 -소설판의 릭 돔을 제외하고- 네 번이나 최신형기로 갈아타게 되지만
마이오는 오로지 이 팔겐만을 타면서 끝까지 카리스마(똥폼)를 유지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랄까요.
형번의 X에서 보듯 1기만 만들어진 고성능 실험기인데, 그것이 하필 마이오에게 주어진걸 보면
역시 수뇌부(총통)와 개발부(아버지) 양 쪽의 빽은 정말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
운동성, 화력, 센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기가노스군 최강의 메탈아머였으나 정작 플라트 박사는
이 기체가 완성된 시점에서 종래의 방식으로는 더이상의 성능 향상을 바랄 수 없다고 판단,
D 병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는데... 이름의 유래는 독일어 팔켄(Falken, 매)
다인이나 겔프에 비하면 비중도 인기도 압도적으로 높은 기체이지만
BB탄 발사 무장이나 교체 부품같은 옵션이 사라지면서 가격은 오히려 100엔 저렴합니다.
그래서 러너는 단색 사출된 두 벌이 전부.
설명서 뒤에는 팔겐이 어째서 우수한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각종 센서라던가 버니어 로켓이라던가 장갑재라던가 하는 부분들 말이죠.
왼쪽 아래에 그려진 것은 대기권내 비행 유니트, 마푸(MAFFU; Metal Armor Fixed Flug Unit).
D 병기의 리프터 유니트에 준하는 것이지만 팔겐의 마푸 장착형은 제품으로 나오지 못했죠.
오른쪽에는 팔겐에 도입된 시몰 A형 패시브 장갑이 기존 합성 장갑에 비해
레일건의 철갑탄에 대한 내탄성이 어떻게 우수한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드라고나의 세계관에서는 빔 병기가 적고 대신 대부분의 사격 병기가 실체탄을 사용하고 있어서
폭열탄, 철갑탄 등의 탄종 묘사와 그에 대응하는 장갑 재질의 설정이 있는게 재미 요소였죠.
역시 작품 속에는 그다지 반영되지 않았지만. ^^
최강 꽃미남 마이오 왕자님의 전용기로 만들어진 쫙 빠진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품화된 프라모델의 형태는 썩 좋지 못했습니다.
프로포션도 다인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데다 (동계열기라고 주장하기엔 좋겠지만)
멋진 재킷처럼 디자인된 일체형 허리 장갑이 다리의 움직임을 크게 제약하는게 치명적이었죠.
일설에는 이 장갑이 신축 소재였다는 이야기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이 팔겐이 이야기 막판에 더욱 활약했던만큼 겔프 정도로만 나왔더라면 충분히 팔렸을텐데,
드라고나 시리즈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제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시리즈 07번은 RMA-07A 드라우.
둥그런 차바퀴같은 머리가 인상적인 드라우는 정찰형 메탈아머입니다.
여러가지 센서가 붙은 커다란 머리가 회전하면서 색적 또는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는
아주 재미있는 발상의 기체였죠. 대신 그 머리가 동체의 대부분을 차지해버려서 추진 로켓의
일부가 다리로 옮겨졌고, 추진제 탱크도 외장식이 되었습니다.
일단은 정찰형이지만 장갑이 얇은만큼 운동성이 뛰어나 일부 경비 부대에도 배치되었다고 하나
극중 묘사로는 역시 스치기만 해도 폭발하는 최약체..--;
이름의 유래는 독일어 드라이(drei, 3).
팔겐과 마찬가지로 옵션 러너가 없는 대신 100엔 저렴한 제품입니다.
별다른 점은 없지만 가느다란 파이프를 재현하는 비닐 튜브가 동봉된 것이 특이점이죠.
각종 센서의 복합체인 머리와 함께
등과 다리의 추진기가 다른 기체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 그려진 것은 이 드라우용으로 개발이 검토되었다는 전용 카바리어.
D-1이 사용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드라우의 얇은 장갑과 빈약한 화력을 커버하려는 시도였지만
그냥 다른 기체를 배치하고 말지, 애시당초 정찰/경비형으로 만들어진 기체에 뭐하러 저런걸..;;
표준적인 인간형에서 벗어난 덕분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형태와 균형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삐죽 솟아오른 안테나와 비닐 동력선 덕에 디테일도 돋보이고 말이죠.
게다가 거추장스러운 장갑도 없으니 가동성도 개중에서 양호. 꽤 쏠쏠한 제품이었죠.
머리의 센서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은 가동됩니다.
시리즈 08번은 AMA-03B 게바이.
이 게바이는 기가노스군 최초의 공격형 메탈아머이자 가장 많은 수가 생산된 기체입니다.
전투형 기체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을 주 역할로, 상대적으로 운동성이 떨어지지만
대신 화력과 장갑 강도를 높인 기체가 되었죠.
생긴 것은 어째 "푸른유성 레이즈너"의 디마쥬와 스컬 건너를 조합하면 딱 나올 듯한 느낌이죠?
역시 이름의 유래는 독일어 츠바이(zwei, 2)이며 박스 일러스트레이터는 카와사키 히로시.
즉 기가노스의 초기 메탈아머는 전투형 다인(1), 공격형 게바이(2), 정찰형 드라우(3)의 편성으로
D 병기의 등장 이전부터 차기 주력 양산기-로 검토중-인 겔프 3종에 이르기까지
이 3기 편성의 개념이 작품의 메카 전반을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사출색과 구성은 고만고만하고, 스티커 동봉에, 가격은 100엔 저렴합니다.
돋보이는 커다란 머리는 고성능의 센서를 조합해서라기보다 센서가 구식의 대형인데다
30mm 기관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형화된 것입니다.
센서를 비롯해서 많은 부품을 종래의 기기에서 가져왔기때문에 조기 양산이 가능했으나
머리에서 보듯 내부 공간의 여유가 없어 지휘관기에 필수적인 통신 장치를 설치하기 곤란하여
지휘관기 선정에서 FMA-04A 다인에게 패배하였습니다. (아 대두의 설움)
결과적으로 일반병용 기체로 양산되어 3000기에 육박하는 생산 기록을 가지게 되었지만.
원래 대두 메카인 덕분에 프로포션에서 손해보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리가 조금 짤막해보이긴 하지만 이런 메카는 또 이런 부분마저 귀여움이 되니까 말이죠.
그보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장갑 라인이 맞물려 이어지는 것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어서
가동성이야 어차피 다 안좋은 것이고, 특유의 내탄성을 어필하는데는 효과적이었죠.
마치 판타지물의 땅딸막하고 탄탄한, 그리고 귀여운 드워프 같달까. ^^;
09번은 잠시 건너뛰고, 010은 드디어 D 병기입니다.
XD-03+XDFU-03, 드라고나 3 리프터 장착형!
먼저 기존과 확연히 다른 박력 만점의 박스가 눈에 들어오죠? MSV로 유명한 이시바시 켄이치의 그림.
건담에서와 마찬가지로 3기 편성된 주역 메카 중에서 격투전용, 지원포격용은 그대로 두었지만
마지막 세 번째를 전자전/정찰형으로 설정한 것과 함께 머리 전체가 대형 레이돔이라는 충격적인 형태는
내세울만한 차별점이기도 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공격을 보조하면서 적의 미사일을 역으로 유도하거나 적의 컴퓨터를 해킹하는 등
독특한 활약상을 보여주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극이 진행되면서 그런 부분은 점차 줄어들어 아쉬웠죠.
리프터 3는 D-3 전용으로 개발된 플라이트 유니트로 D-3의 독자적인 성격상 D-1 및 D-2의 것과 달리
독파이트 성능보다도 저속에서의 안정성과 고속성을 중시한 것입니다.
표준형 D-3와 공통되는 두 벌의 러너에 리프터용 러너가 추가된 구성입니다.
어차피 같은 가격이니, BB탄이 발사되는 레일 캐논보다는 리프터 쪽이 더 이득이었겠죠?
드라고나 시리즈 공통의 파랗고 빨간 줄무늬는 스티커 처리.
설명서에는 리프터 3의 커다란 해부도까지 그려가며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 걸윙 형태의 독특한 날개는 스텔스 성능을 얻기 위해서라고 하는군요.
터보팬 유니트를 3기나 실은 엔진의 추진력은 리프터 3종 중에서도 가장 높아서
운동이나 선회 능력은 떨어지지만 최대 속도는 마하 1.31에 달했다는데...
과연 이것이 음속을 돌파할수 있는 형상이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골룸?
D-3는 워낙 전용의 특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데다 일선 전투용이 아니었으므로
D-1, D-2와 달리 커스텀화되지 않은 채 종전까지 투입되었습니다.
부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미사일 포함, 날개 꺾임, 엔진부 가동 등
리프터는 의외로 재미있는 기믹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D-3가 마니악한 인기를 얻게되면서 재판되면 가장 먼저 품절이 떠버리는 상품이기도 하죠.
'보이면 일단 사둬라'는 모토가 적용되는 아이템. ^^
다음 11번은 연이어 XD-02+XDFU-02 드라고나 2 리프터 장착형입니다.
건캐논과 건탱크를 섞어놓은 듯, 88mm 핸드 레일건, 280mm 레일 캐논 2문, 2연장 75mm 자동포 2문이라는
-게다가 옵션으로 2연장 개틀링 건까지- 무지막지한 화력을 자랑하는 D-2의 무장 중에서
자동포 2문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커다란 날개를 붙인 D-2 리프터.
화력의 손실은 날개의 폭장 능력으로 충분히 커버하였다고 하죠.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화약고', 박력 만점!
박스의 일러스트는 앞서 겔프나 팔겐 등을 그렸던 마소 류코우의 그림이지만
배경이 지구로 바뀐 뒤의 다른 제품들처럼 분위기는 일신하고 있습니다.
역시 기본형 D-2에서 2연장 개틀링 건의 옵션이 빠지고
대신 리프터 2가 추가된 구성입니다.
D-2가 워낙 덩치가 있다보니 어째 같은 가격에서 가장 이익을 보는 느낌이었죠. ^^
리프터 2는 D-2의 성격에 맞추어 페이로드 증대를 통한 폭장 능력의 확보,
그리고 주포인 270mm 레일 캐논 사격시의 반동을 흡수하는 비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였습니다.
대신 운동성이나 상승성능 등에서 손실이 있었지만 D-1을 지원하는데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죠.
전비중량 110t에 달하는 거체를 하늘에 띄우기 위해 대형 터보 팬을 2기 탑재하였는데
날개 연결부가 원래 자동포의 기부였으므로 회전시켜서 수직 이륙도 가능하였다는 설정입니다.
저 믿음직한 커다란 원형 엔진에 곧게 뻗은 넓직한 날개라니,
'이것이야말로 로봇화된 A-10이 아닌가!'를 외치며 열광했던 소년이 여기 한명. ^^;
D-2의 거대한 탄통(?) 덕에 D-1이나 D-3처럼 어깨 위로 덮어씌우는 것이 아니라
탄통 옆으로 날개를 연결하는 방식이었지만 그 나름대로 또 둥글게 어울렸습니다.
D-1처럼 영웅적으로 생길 필요도 없어서 프로포션의 문제도 덜했지요.
어릴적 -물론 아카제 카피로- 몇 번이나 샀는지 기억 못하는 프라모델 중 하나입니다.
D 병기가 나온 김에 다시 한참 건너뛰어 17번, XD-01+XDFU-01, 드라고나 1 리프터 장착형.
작품의 주인공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게 되었군요.
건담과 닮았지만 어딘가는 다른 인상의 얼굴,
레이싱 바이크의 카울을 연상하게하는 다중 곡면의 장갑과 화려한 스프라이트,
거기에 날렵한 항공기의 이미지를 가진 날개를 달고 항모에서 이륙하는 기갑전기의 상징!
작중에서 지구에 내려와 날개를 단 것은 한참이나 뒤의 일이지만
로봇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오프닝 중 하나로 꼽히는 "꿈빛 체이서(夢色チェイサー)"에서
이미 -조금 다른 사양이긴 하나- 리프터를 달고 나왔기에 이쪽이 표준인 것처럼 여겨지죠.
아닌게 아니라 오바리 마사미가 그 오프닝에서 그린 쭉빵 버전(통칭 바리고나)이 유명해지면서
큰선생님의 원안대로 그려진 작중 모습과의 괴리에 오히려 절망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박스는 역시 류코우의 그림인데, D-3 리프터와 비슷한 표현이지만 역시 내공이 다르군요.
D-1 표준형의 러너에 리프터용 부품 러너가 추가된 구성은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저를 포함한 어린이들은 리프터 부분에 해당되는 스티커가 없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D-2는 워낙 묵직하고 투박하게 생겨놔서 그냥 단색으로 놔두어도 괜찮았지만
D-1은 희멀게서 스티커라도 붙이는게 필수였죠.
어차피 나중에는 스티커 다 벗겨내고 매직이다 에나멜이다 구해서 칠했지만요. ^^
D 병기는 팔겐에서 단일 기체에 다양한 성능을 집약하는데 한계를 느낀 플라트 박사가
동일한 무버블 프레임 위에 장갑과 추가 사양을 달리하는 것으로 전투, 공격, 정찰 세 분야에
특출한 전용기를 만든다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메탈아머입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D-1의 장갑을 벗겨다 D-2의 프레임에 입히면 그게 다시 D-1이 된다는 식이죠.
이렇게 공통의 프레임을 사용함으로써 메탈아머의 양산성을 극대화하면서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이후의 확장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을텐데...
결국 나중에 양산된 드라군은 다시 3기의 기능을 1체에 집약함으로써 말짱 도루묵이 되었습니다.
리프터 1은 격투전에 특화된 D-1에 맞추어 독파이트 대응과 선회 능력에 집중한 결과
허리 뒤에 보조 날개가 붙어 일종의 복엽기가 된 것이 특징입니다.
왼쪽 위에 그려진 것은 작중에도 등장했던 프로토 타입이죠?
항모 아쿠아폴리스에서 급조한것 치고는 쓸만해서 -무려 10분간이나- 실제로 날았습니다. ^^
이 리프터 시스템을 신세기에 들어 부활시킨 것이 스트라이크 건담의 에일 팩이었죠.
앞에서 드라고나와 비교했던 건담 시드가 리프터(또는 마푸)라는 개념도 비슷하게 도입한 것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해야할지 어떨지. ^^

오프닝의 바리고나에 현혹된 소년들의 눈에 원안 기준으로 나온 프라모델이 찰 리는 없었으나
리프터로 인해 좀 나아보이는 것도 확실히 있었습니다. 날개나 노즐의 가동 요소도 있고 말이죠.
기가노스측의 암울한 팔겐 등과 비교하면 가동성에서는 확실한 것도 일단은 장점이었죠.
바리고나에 대한 팬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에는 당시의 B 클럽 컨버전 키트로도 역부족이었고
결국 소수 개라지 키트들이 간간히 이어지다가 최근에서야 완제품이 등장하여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오랜 세월동안 취향이 바뀌어 더이상 바리고나에 연연하지 않게 되어버렸으니
이 또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군요. TT
TV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드라고나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D 병기를 포함해서 기가노스 측의 표준형 메탈아머들을 입체화한 위 제품들은
탈취 사건에 휘말려 추격을 뿌리치며 지구에 내려올 때까지의 그 첫 부분에 등장한 것들이죠.
포스트가 너무나 길어지고 있어서 나머지 제품들은 2부로 넘깁니다. (헉헉)
반다이 - 1/100 푸른 유성 레이즈너 시리즈타카라 - 1/100 기갑계 가리안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