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1/144 기갑전기 드라고나 시리즈, 그 2부입니다.
1부를 보지 않은 분이라면 반다이 - 1/144 기갑전기 드라고나 시리즈 (1부)를 먼저 보시면
내용 이해에 약간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스페이스 노이드 대신 루나리안, 콜로니 떨구기 대신 마스 드라이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모빌수트 대신 메탈아머 등등으로 바꿔놓긴 했지만
"기갑전기 드라고나"는 철저하게 "기동전사 건담"의 요소를 재구성하여 답습하였습니다.
얼결에 민간인이 탈취된 신병기에 탑승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던가,
적의 추격에 고전하며 지구로 도주한던 중 주인공들이 파일럿으로 성장한다던가 하는
이야기의 전개도 판박이다보니 긴장감이나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은 명백했죠.
그러나 주인공들의 연령이 소년대에서 청년대로 조정되어 상대적으로
-특히 여성 캐릭터들의- 성숙한 면들이 그려지면서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화를 시도하였고
주인공 3인방에 영국계 백인이나 미국계 흑인이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는 등
캐릭터들의 국적과 개성이 다양해지면서 "더블제타"류의 썰렁한 개그가 아닌
나름대로 쾌활한 하이틴 드라마의 느낌을 내는데 성공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 작품을 "퍼스트 건담"의 재해석이나 우주세기의 패러렐 월드로 받아들이는
일부 팬들로부터는 썩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하였죠.
TV 시리즈의 큰 네 부분 중 두 번째 파트,
즉 지구에 강하한 뒤 항모 아크로폴리스에 실려 중국의 중경으로 향하는 즈음의 이야기가
이 작품을 상징하고 또 연출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미노프스키 입자'와 같은 가상으로 설정한 만능 상자의 도움 없이
현행 함선과 크게 다르지않은 항모에 실려 비행기의 날개를 달고 출격한다는 것은
이미 유명했던 오프닝에서 보듯 드라고나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그것인데다
당시 아이들에게 '이건 보다 그럴듯한걸?'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죠.
그러나 중경에 도착한 뒤, 드라고나를 연합군 본부까지 수송한다는 애초의 임무를 다한 뒤
이야기는 표류하게 되는데...
여전히 서론이 길죠^^;?
그래서 1/144 드라고나 2부, 지구 강하 뒤에 등장하는 나머지 6종입니다.

1부에서 살짝 뛰어넘었던 시리즈 09번은 AMA-06B 간돌라입니다.
다리가 없는 간이형 돌라와 거대 바이크 간처가 합체한 재미있는 메탈아머였죠.
기가노스는 지구를 침공하면서 어딘가와 마찬가지로 주력 인형 병기의 기동성 저하라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 해결책으로 제시된 두 가지 안이
메탈아머에 제트 엔진과 날개를 달아 띄우는 방법과 바퀴를 달아 굴리는 방법이었습니다.
전자는 마푸 및 플루크아머가 되었고 후자는 이 간돌라가 된 셈이죠.
크기로 보나 무게로 보나 오토바이라기보다 초대형 전차겠지만..^^
드라고나에 등장하는 메탈아머의 디자인에는 항공기적인 이미지와 함께
이 간돌라와 장갑 바이크는 물론 D 병기들의 곡면 장갑이나 기가노스 파일럿의 헬멧 등에서
오토바이 및 바이크 라이더에서 따온 요소들을 많이 엿볼 수 있는데,
이것들이 영향이 후에 "V 건담"에서 장갑 바이크나 오토바이 전함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돌라와 간처의 합체형 기체인지라 생김새도 복잡하고 부품도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부품 배치와 러너 사출색을 통해 설정색을 어느정도나마 고려하게 되었죠.
하나 들어있는 스프링은 BB탄 발사 기믹이 아닌 서스펜션 기믹을 위한 것인데
딱히 효과적이라고 할 만큼 티나는 수준은 아닙니다.
간처의 앞뒤 바퀴가 두 개씩 겹쳐있는 것은 실제 운용상 정지시의 안정성을 위해서,
정확히는 프라모델 등으로 입체화했을때 세워놓기 좋게 하기 위해서라고 봐야겠죠.
주포인 105mm 2연장 레일 캐논을 비롯해서 다양한 무장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 거체가 최고 속도인 시속 530km(...)로 달리는 모습을 실제로 본다면
가히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
왼쪽 위에 그려진 것은 이 돌라의 원형이 되는 XAMA-06 스페이스 돌라,
그 아래에 그려진 것은 간처 대신 수상정 겔퍼와 결합한 AMA-06C 겔돌라입니다.
저는 황당무계한 거대 오토바이보다는 수상용 겔돌라쪽을 좋아했는데,
수륙양용 메탈아머 WAMA-07A 즈와이와 함께 바다에서 활약했던 기체들은 제품화되지 않았죠.
독특한 형태와 볼륨을 나름대로 잘 살린 제품이었습니다.
돌라와 간처의 합체 분리도 충실하고, 서스펜션과 같은 소소한 기믹도 있죠.
실제로 굴리면서 가지고 놀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겠지만..^^
다음 시리즈 12번은 FFA-02 슈왈그.
메탈아머가 아닌, 공중전에 특화된 플루크 아머(Flug Armor)입니다.
기갑전기의 기가노스측은 우주세기에 앞서 명칭에 독일어를 다수 차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왜 플라이트 아머(Flight Armor)나 플루크 판처(Flug Panzer)가 아닌 플루크 아머가 되었는지,
또 그것을 왜 '플루크 아머'가 아닌 '포루그 아머(フォルグアーマー)'라 부르는지는 모를 일이죠.
(플루크를 일어 발음으로 옮기면 '후루꾸(フルク)'가 되어버려서 그런가? ^^;)
이 기체의 이름도 독일어식임이 명확하건만 어쨌든 '슈발크'가 아닌 '슈왈그'.
대형기는 아니건만 날개 면적이 넓어 큼직한 부품이 많다보니 러너는 세 벌입니다.
1/144 드라고나 시리즈 중에서도 FA들, 특히 이 슈왈그가 설정색 재현도는 가장 높죠.
기가노스의 지구 침공 후 열세에 놓인 항공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MA에 제트 엔진과 날개를 다는 마푸(M.A.F.F.U.) 시스템이 고안되었지만
공력적인 고려가 없는 기체에 억지로 날개를 다느니 처음부터 날개를 달아 설계한 것이,
즉 거꾸로 보자면 기존의 전투기에 팔과 다리를 붙인 것이 이 FA, 플루크아머들이죠.
FA들은 연합측 전투기에 비해 최고 속도에서 밀리긴 했지만
비교가 안되는 합금제 장갑과 강력한 레일건을 갖추어 '하늘을 나는 전차'가 되었습니다.
FA중 전투기 격인 슈왈그는 머리를 동체에 포함하여 유선형의 기수로 만든데다
비행시에는 방해가 되는 다리를 접어넣을 수 있어서 공력 특성이 아주 우수했다죠.
간결하고 가벼운 프레임에 미사일과 50mm 레일건 외에 30mm 기관포도 고정 무장으로 갖추어
그야말로 독파이트에 특화된 대단히 매력적인 기체입니다.
역시 인간형에서 벗어나있다보니 프로포션에서 크게 거슬리는 부분도 없고,
팔다리가 가늘다보니 가동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합니다.
또 다리를 역방향으로 접어올려 비행 포즈를 만들 수도 있죠.
'아, 리프터나 마푸들은 무리라도 이 정도라면 정말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아주 멋진 형태였는데... 당시 국내에서는 구할 방도가 없었다는 거. TT
이전 "레이즈너"의 솔롬코가 -조금 장난감스럽긴 하지만- 그나마 비슷한 수준이었달까,
이 슈왈그 이후 이렇게 그럴듯한 디자인의 비행 로봇은 도통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13번은 역시 플루크아머, AFA-03 다우첸.
형식번호의 첫머리에서도 보이듯 슈왈그가 전투기라면 다우첸은 공격기에 해당하는 FA죠.
슈왈그에 비해 비행 능력은 떨어지지만 강력한 무장을 갖추었습니다.
슈왈그와 함께 협곡을 비행하는 아주 멋스러운 박스 아트를 자랑하고 있군요.
일러스트레이터는 카이다 유지.
슈왈그에 비하면 덩치가 있는 편인데 어찌어찌 러너 세장에 밀어넣고 있습니다.
슈왈그와 마찬가지로 단순 조립만으로도 설정색 재현도가 비교적 좋지만
슈왈그보다 많은 전신의 흰색 무늬를 스티커로 처리하다보니 역시 조금은 떨어지죠.
80mm 레일건으로 시작해서 30mm 기관포, 5연 미사일 포드, 폭탄 투하기까지
엄청난 무장으로 전신을 도배한 다우첸입니다. 그 하중을 버티기 위해 엔진도 쌍발.
맞수인 D-2 리프터 장착형과 비교할 경우 D-2가 대구경 레일 캐논을 장비한 포격/공격기라면
레일 캐논 대신 다리에 폭탄 투하기를 장비한 다우첸은 폭격기에 가까운 인상이죠.
커다란 날개와 함께 아주 멋드러지게 생겼지만 대신 공력 특성은 떨어져 보이는군요.
전투-공격-정찰이라는 기갑전기 특유의 역할 분담에 있어서
항공 분야의 정찰은 기존의 정찰기로 충분하였으므로 별도의 FA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왼쪽 위의 그림과 그 아래의 해부도는 정식기가 아닌 커스텀기, 스타크 다우첸.
특징적인 날개를 제외하더라도 팔다리와 몸체의 균형이 뛰어난 편이죠.
FA라는 것들이 MA와 육박전을 할 성질도 아니고, 범위 안에서 만족할만한 가동인데다
슈왈그처럼 다리를 접어 비행 포즈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슈왈그보다 영웅적으로 생긴 면모도 있어서 인기도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는군요.
...실은 어릴적 동경하던 슈왈그와 다우첸의 프라모델을 직접 만져보고 싶다는 긴 바램이
이번 재판을 손꼽아 기다리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아아, 드디어. TT
시리즈 14~16번은 시스템 인젝션판 1/144 D-1 리프터, 웨폰 세트, 그리고 1/100 D-1 커스텀입니다.
14번 D-1 리프터는 당시 반다이가 자랑하던 다색 성형에서 한발 나아가
하나의 부품을 여러 색으로 사출한다는 궁극의 기술을 선보인 제품이었죠.
현재는 비용대 효과나 도색 편의성 등에 밀려 특정 부분이 아니면 잘 쓰이지 않는 환상의 기술이지만
당시 적-청의 스프라이트를 사출로 재현해버린 것은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데 충분했습니다.
15번 웨폰 세트는 무기도 무기지만 포함된 손가락 가동형 손이 환영을 받았다는군요.
16번 1/100 D-1 커스텀은 익히 아시는대로, 내부 프레임을 재현하여 궁극의 로봇 프라모델로 칭송받았던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어릴적 아카데미제 카피 모델은 프레임을 직접 조립하는 재미가 있었던데 반해
한참 후에야 접한 반다이 오리지널은 프레임이 이미 완성되어있어서 오히려 흥을 깨더군요. ^^
14, 15번은 재판되지 않아 힘들지만 16번 1/100 D-1 커스텀은 재작년 재판되었으므로
지금이라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17번은 1부에서 소개한 D-1 리프터 장착형이고,
이어지는 18번은 양산형 드라고나, MBD-1A 드라군.
시제기(프로토타입, 드라고나)보다 강력한 양산기(프로덕션타입)라는 이상(인지 현실인지)을 달성한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드문 뛰어난 양산형 기체입니다.
...만 드라고나들이 커스텀화된데다 적들도 강화되어서 그 지위는 오래가지 못했죠. ^^;
박스의 일러스트는 다우첸에 이어 카이다 유지의 그림.
늦게 나온 덕분인지 처음에 나왔던 드라고나들보다 품질이나 분할은 살짝 좋은 편입니다.
MSV 느낌으로 엄지를 치켜든 설명서의 그림이 인상적인데,
이 얼굴은 지금와서 보면 어째 몇 년 후에 등장할 제간이 기갑전기에 출장 나간 느낌이네요. ^^
이유야 어찌됐든 기갑전기판 GM임이 명백한 드라군입니다.
단 건담에서는 개발자인 템 레이가 실종되었지만 드라고나에서는 플라트 박사가 건재했던 탓인지
드라고나보다 강력한 드라군이라는, 건담에 밀렸던 GM의 오랜 한을 드디어 풀었던 양산기지요.
다만 건담에서의 지구연방과 마찬가지로 드라고나의 지구연합도 조속한 양산이 최우선이었기에
동일한 프레임 위에 다른 사양을 적용하여 각 용도에 대응한다는 애초의 취지는 무시되었고
결과적으로 드라군은 D-1, D-2, D-3의 특징을 단기에 집약한 어중간한 기체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에 힘입어 기가노스측 MA들을 압도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것은 그저 당하는 역할일 뿐이라는 것이 양산기의 슬픈 운명.
왼쪽 위의 기체는 플라트 박사가 원래 계획에 따라 시험 제작한 MBD-3R 드라군 3입니다.
D-3형 드라군이지만 D-3와 달리 대형 레이돔 아래에 드라군의 얼굴이 남아있다는게 큰 차이점이죠.
프로포션에 있어서 기존의 드라고나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영웅적인 면모가 필요없는 대량생산기여서인지 한결 보기가 괜찮은 제품이었습니다.
초기의 D 병기 시리즈부터 가능했던 다리 장갑의 착탈이 이 시점에서 갑자기 강조된 것은
1/100 D-1 커스텀의 전신 장갑 분리 가능이라는 요소가 각광받았기 때문이겠죠.
양산기로서는 이례적인 성능과 말쑥한 형태로 인해 인기는 확실!
작중에서 이 드라군은 -당시 지구 반공을 위한 양산이 시급했다지만- 동체와 일체화된
날개의 제거 없이 대기권용 사양인 채 우주에도 그대로 투입되고 있는데,
이것은 드라고나 시리즈 및 기가노스의 MA들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로
리프터 및 마푸 시스템이 로봇 병기의 대기권내 비행에 어느 정도 현실성을 부여한 것에 대해
우주 공간에서는 기능이나 역할 없이 중량과 모멘트에 방해 요소임이 명백한 것을 방치함으로써
도리어 기껏 확보한 긍정적 요인들을 스스로 까먹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다음 시리즈 19번은 XD-01SR 드라고나 1 커스텀입니다.
MBD-1A 드라군이라는 최종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그 개발 목적을 모두 달성한 드라고나 시리즈.
이 D 시리즈는 양산기 드라군 및 기가노스의 최신 MA들에 성능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것도 있어서
병기로서의 역할을 마치고 분석 연구를 위해 해체될 운명이었으나...
드라군의 성능에 만족하지 못한 플라트 박사의 꼬임에 켄 일당이 그대로 넘어가서
전임 파일럿을 맡는다는 조건으로 대폭 개량된 것이 드라고나 커스텀들입니다.
말이 개량이지 결과적인 모습을 보면 기조를 유지하면서 형태를 일신한 리파인 디자인에 가까운데,
멋스럽게 과장된 각과 라인들은 다분히 '바리고나'의 영향이라고 봐야겠죠.
박스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는 D-3 리프터에서 좋은 그림을 보여주었던 이시바시 켄이치.
무장이 늘어나고 크기도 커지면서 러너의 볼륨이 조금 늘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100엔 더 올랐죠.
부품 편성이나 분할은 드라군과 비슷합니다.
이미 양산의 목적은 달성했겠다, 에이스 파일럿(?)으로 성장한 주인공 일당을 위해
플라트 박사가 최신 기술을 모조리 쓸어담은 드라고나 커스텀입니다.
프레임의 20%, 장갑의 100%, 무장의 50%가 바뀌어졌다는군요.
신형 엔진으로 바꾸어 출력이 늘어났다던가, 신형 센서로 색적 범위가 확대되었다던가,
장갑에 신소재가 사용되어 장갑 두깨와 중량이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경량화되었다던가,
주무장의 구경이 조금 줄었지만 대신 속도가 늘어나 위력이 증대되었다던가 하는
안봐도 뻔한(^^;) 개량점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왼쪽 위에 그려진 것은 전용 카바리어를 입은 드라군의 접근전용 바리에이션, MBD-01F 드라군 1.
이름으로보나 성능으로보나 외관으로보나 더 멋져보여야할 D-1 커스텀이었으나,
불행하게도 프라모델 키트로 제품화된 것은 오히려 D-1 리프터보다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어깨 위로 노출되어 상대적으로 머리를 작아보이게끔 했던 리프터의 비행용 엔진이
동체로 들어가면서 머리 크기가 한층 더 돋보이게 되어버린 데다
기본 체격이 받쳐주지 않는데 어깨뽕만 과해져서 마치 행사장의 코스프레 의상같달까,
차라리 기본형 D-1은 담백한 맛이라도 있었건만 이것은 참 어중간한 느낌이죠.
오른쪽 아래에는 레이저 소드 2개를 맞붙여 들고있는데,
별도의 결합 기믹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양손으로 잡아 맞댄 것입니다.
동체와 일체화된 등의 날개는 드라군과 마찬가지로 분리는 커녕 접히지도 않아서
우주 기동시의 손해는 둘째치고 함내에서의 정비와 수송에 얼마나 애를 먹었을지 괜히 걱정됩니다. ^^;
마지막 20번은 XD-02SR 드라고나 2 커스텀입니다.
D-1의 경우보다는 덜하다지만 역시 대폭 개량되어 새롭게 태어난 드라고나 2.
멋진 그림은 드라고나의 박스 중 가장 많은 수를 그린 마소 류코우의 일러스트인데
이시바시 켄이치의 D-3 리프터, 카이다 유지의 다우첸과 함께
이 시리즈의 박스 아트 중에서 가장 멋진 그림 중 하나로 평하고 있습니다.
D-2 커스텀 본체의 묵직한 중량감도 좋지만 배경에서 넓은 공간을 탁월하게 묘사하여
공중을 비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듯하죠.
구성은 D-1 커스텀과 비슷하고, 볼륨과 함께 가격이 올라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정상 D-2 커스텀에서 리프터는 기존의 것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D-2 리프터의 러너를 그대로 가져왔어도 되었는데 새로 설계하고 있죠.
D-2 커스텀은 무엇보다도 공격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개량된 기체입니다.
리프터를 장착하면서 폐지되었던 75mm 자동포가 위치를 위로 옮겨 부활하였고
다리 바깥쪽에는 2연 미사일 런처가 증설되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변화는 주포인 레일 캐논의 구경이
270mm에서 640mm로 두배 이상 대폭 늘어난 것이겠죠.
커스텀도 좋고 대구경도 좋지만 이쯤되면 좀 너무한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왼쪽 위에 그려진 것은 드라군의 공격형 바리에이션 실험기 MBD-02A 드라군 2이며
그 오른쪽은 기가노스의 돌라 생산공장을 접수한 연합이 손본 우주전용기 DBP-01 드라고.
우주에서 시작되어 지상과 해상용으로 특화되었던 돌라가 적의 손에 의해
원래의 모습을 찾았달까, 극중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바리에이션입니다.
D-1 커스텀과는 비교할 것도 없이 매우 중후하고 멋진 모습이긴 했는데...
역시 문제는 아무리 강도와 출력이 좋아도 도통 공중에 뜰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이라지만 다른 기체들과 맞추어 뻥도 좀 적당히 쳤어야 할텐데 말이죠.
저로서는 D-2의 매력중 하나였던 등의 커다란 구형 탄통(...)의 형태가 망가졌다는 것이
그에 못지않은 불만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
설정상 날개 부분은 D-2의 리프터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덕분에
드라군이나 D-1 커스텀과 달리 날개를 접는 기믹도 살아남아있습니다.
뭐 그래도 우주에서 당당히 날개를 펴고 날아다닌 것은 마찬가지.

여기까지, 이번에 재판된 1/144 드라고나 시리즈 총 14종입니다.
당시 극중에서 D-1 및 D-2 커스텀이 등장한 것은 시리즈 전체의 중반을 막 돌았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최종 보스를 비롯한 작품 후반의 기체들은 나오기 힘들다는 로봇 프라모델이지만
드라고나는 왜 후반도 아닌 중반 시점에서 이것을 끝으로 제품이 더 나오지 못했느냐는 의문이 생기는데,
거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죠.
가장 큰 요인은, 실제 작품 속에서 더이상 신형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기 양산기인 겔프라지만 겔포크대가 한번 타고 나왔을 뿐 여전히 도련님들 전용기라는 인상이었고
작품이 끝날 때까지 화면에 그려진 기가노스의 주력은 개전시와 마찬가지로 다인과 게바이였습니다.
군젬대 사천왕의 커스텀 전용기인 스타크 시리즈는 별도로 제품화하기엔 기존 기체와 차별점이 약했고,
기가노스의 비장의 카드였다는 길가자무네는 생김새가 세계관과 동떨어진 사무라이 갑주인데다
조종 방법으로 보나 크기로 보나 사이코 건담류의 대형 기체이니 제품화가 곤란한 것은 당연했죠.
그나마 유일하게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것이라면 군젬의 전용기인 게이잠 정도였을텐데,
그 휘하의 스타크 시리즈들과 함께 결국 발매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작품 속에서 더 이상의 신형기가 등장하지 않은 궁극적인 원인은
역시 작품이 인기를 끌지 못해서라고 해야겠죠.
요즘에야 "퍼스트 건담"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먼 옛날의 전설이자 바이블로 여겨져
"건담 시드"가 퍼스트의 구도를 그대로 차용한들, 심지어 자쿠와 돔의 이름을 한 MS가 그대로 등장한들
찬란했던 전설에 대한 오마쥬로 팬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제타"와 "더블제타"라는 정통 속편이 막 마무리되었던 당시의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퍼스트"의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드라고나는 그저 '짝퉁 건담'일 뿐이었죠.
드라고나 제작 당시 선라이즈의 초기 기획이 어디까지 세워져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경에 도착하여 드라군이 양산되고, 주역기들이 커스텀화되어 드라고나 유격대가 만들어진 시점에서
작품의 내용은 그야말로 정처없이 표류하기 시작합니다.
'적의 비밀 공장을 찾아내어 격파한다'는 아리송한 임무를 가지고, 북두의권의 캐릭터들인양
기괴할 정도로 개성적인 강적들을 상대로 무료한 기싸움을 거듭하는 이야기에는
더이상 현실적인 세계관도, 초반에 보여주었던 독특한 활기도, 그것을 대신할 참신한 연출도 없었죠.
두세 화 정도면 충분할 내용을 1쿠르 가까이 소비하며 지리하게 끌어나간 결과 그나마 있던 팬들도 이탈,
어느새인가 주인공이 교체(?)되고 작품 타이틀도 "푸른매전기 팔겐"으로 바뀌어(??)
급작스럽게 후다닥 마무리되어버리는 그런 막장스러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리얼 로봇 노선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제타와 더블제타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니
퍼스트를 다시 포장해서 팔아보겠다는 선라이즈와 반다이의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그 결과 "더그람", "보톰즈", "바이팜", "엘가임", "레이즈너" 등으로 이어져온 선라이즈 리얼 로봇은
이 드라고나를 끝으로 사실상 시대의 종언을 고합니다.
이미 로봇에서 인간 드라마로 노선을 전환한 시트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이후 다시 TV 브라운관에서 리얼(해 보이는) 로봇이 다시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재등장한 후에는 로봇 애니메이션이라 하더라도 단순히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여겨져
기획은 물론 상품 전개에서도 로봇보다는 캐릭터나 기타 다른 요소들에 중점을 두게 되었죠.
그리고 전통적인 의미의 선라이즈 리얼 로봇물은 모두 '건담'이라는 이름의 우산 아래 들어가
"GWX 헤이세이 건담" 삼부작이나 "건담 SEED" 연작, 현재 진행중인 "건담 00"까지 이어집니다.
돌이켜 볼 때 '건담'의 이름을 빌리지 않았으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그 결과 아머드 트루퍼나 헤비메탈, SPT와 같은 개성적인 로봇들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그 자리에는 오로지 비슷비슷한 건담들과 유사 MS들만이 남았습니다.
이 기갑전기 드라고나가 같은 메카와 유사한 콘셉트를 가지고 근래에 최신 작화로 만들어졌다면
최소한 비슷한 방향의 '시드'보다는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이렇게 흑역사로 묻어버리기에는 기가노스 MA/FA들의 멋진 디자인이 아깝다는
제 주관적인 평가와 감정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역시나 뒷얘기가 한참 더 길었군요.
일전 1/144 V 건담 시리즈때 이런 애니메이션 리뷰인지 프라모델 리뷰인지 알 수 없는 글은
다음부터는 피하고 싶었건만 버릇 비슷하게 되어버린 모양입니다.
이런 핑계라도 없으면 언제 또 일부러 끄집어내서 이야기할까 싶기도 하고요. ^^;
어쨌거나, 지난번 1/100 레이즈너 시리즈가 어릴적 추억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들이라면
이 1/144 드라고나 시리즈는 일부 주역기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만져볼 수 없었기에
그저 그림의 떡이었던 나머지 제품들에 대한 욕구가 보다 크게 남아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로서는 D-3나 드라군보다도 '기가노스 FA, 슈왈그와 다우첸을 만져보고싶어!'였으니까 말이죠.
국내에는 소량만이 들어와 금새 품절되어버린게 벌써 몇 달 전 이야기이므로 힘들겠지만
일본 쪽에서는 일단 희소가치가 해소되어 안정된 가격에서 물량이 유통되는것 같으므로
원하시는 분은 또 10여년 기다리기 싫다면 번거롭더라도 이 기회를 노려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에... 그리고, 다음 리뷰 재료로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가 대기하고 있습니다만
진이 좀 빠지는 일이라 당분간은 올리지 못하겠네요. 다들 잊으실 만하면 써보겠습니다. --;
2부에 걸친 극히 주관적인 긴 이야기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여 제가 잘못 안 부분이 있을 경우 지적해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다이 - 1/144 기갑전기 드라고나 시리즈 (1부)반다이 - 1/100 푸른 유성 레이즈너 시리즈타카라 - 1/100 기갑계 가리안 시리즈반다이 - 1/144 V 건담 시리즈 (1부)반다이 - 1/144 V 건담 시리즈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