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06월 30일
어느새 MG 건담 2.0의 발매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발표 당시 그 충격적인 면면들로 인해 격렬하게 일었던 파장은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으나 실 제품의 등장이라는 시한 폭탄과 함께 폭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친 HGUC파이면서 비 MG파이기도 한 저에게는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지지든 볶든 재미있는 강건너 불구경일 뿐입니다만, ^^; 이런 파격적인 형태가 최신 건프라, 그것도 최고 주력 상품군인 MG로 제품화되었다는 사실에 지대한 호기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어 나름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이번 MG 건담 2.0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된 것이 MG(혹은 PG)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단골이자 핵심으로 소개되었던 가동성 및 기믹 등등이 아니라 그 외관, 즉 원작 애니메이션에서의 모습을 충실하게 따른 형태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물론 충실한 원작 팬들로부터는 허벅지가 짧네 허리가 가느네 하는 볼맨 소리도 듣고 있지만 전반적인 형태가 원작판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죠. 그러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 중 작품으로서의 '건담 팬' 못지않게 그럴듯한 로봇 프라모델을 원하는 '건프라 팬'도 많다는 것을 결코 간과할 수 없고, 그런 입장의 분들은 이번 제품의 소위 '기계적 현실성'이 떨어지는 형태가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마이너한 완성된 상품으로는 이러한 형태로 나온 적이 있었고 그 반응도 나쁘지 않았었지만 건담 상품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라모델, 그것도 간판이자 대표인 MG는 격이 다르다고 해야겠죠. 그럼 반다이는 대체 어떤 생각으로 MG 건담 2.0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 먼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유행이 돌고돌아 복고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건프라에도 확실히 유행이 있고, 그것이 한바퀴 돌아 원래의 스타일로 돌아간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겠죠. 그동안 건담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적 변주들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 번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생겼다는 것은 어찌보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춘 것처럼 보입니다. 어느 분의 말씀처럼 근래의 건담은 확실히 미인이 되었으나 성형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MG는 물론 건프라 전반에 걸쳐 카토키 하지메 및 그와 유사한 류의 디자인이 너무나 오랫동안 장기 집권하면서 소비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건프라가 반다이의 독점 공급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반다이가 유행을 복고로 되돌리고자 한들 로봇 디자인 전체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고 그것이 포스트 카토키의 대안이 되기는 더더욱 힘들어 보입니다. ![]() 그럼 이와 다른 관점으로, 반다이가 축적한 기술의 색다른 형태로의 과시라고 본다면 어떨까요. 모두가 기억하실, 허벅지가 몸통에 붙어 다리의 움직임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구 1/100 건담 이래, 특히 MG와 PG의 등장 이래 건프라의 발전은 다분히 가동성 향상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왔습니다. 극중에서는 그림으로 멋지게 보여주었으되 그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실제 입체물로 재현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인간과 똑같은 움직임'이라는 높은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중 관절이나 복합 가동축과 같은 -실제 인체의 움직임과는 전혀 다른- 트릭들이 계속 개발되었고 이것이 그동안의 건프라가 원래와 다른 모습이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죠. 이러한 것들은 건프라가 태생적으로 '인간과 흡사하게 움직이는 로봇으로서의 결과물'이 아니라 '작중의 장면을 효과적으로 또 그럴듯하게 재현할 수 있는 장난감'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축적된 기술의 진보와 함께 당시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원작의 단순한 형태와 뛰어난 가동성의 양립'이라는 난제가 어느정도 실현 가능한 것이 되었고 그것을 구현해낸 이번 건담 2.0을 통해 '원작의 형태로 원작의 장면을 재현한다'고 하는 일종의 선언적인 기술 과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라면 최대한 심플하면서도 현재의 팬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즉 HGUC 건담이나 MG 퍼펙트 건담의 소체 정도의 형태에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물론 원작에 보다 가까운 형태가 되면서 그 효과가 증폭되었을 수는 있겠으나 이것이 MG 건담 2.0의 원작풍 모습을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 그렇다면 거꾸로 원작판 스타일을 반기는 입장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이번 제품의 파격적인 모습을 가장 환영하는 이들이라면 역시 방영 당시 실시간으로 건담을 접했거나 그에 준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30~40세(내지 그 이상)의 올드 팬들입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카토키로 대변되는 과도한 변형과 시류에 충실한 리파인에 반감을 나타냈으나 건프라 팬층의 지속적인 확대와 저연령 신규 팬의 영입을 최우선시하는 반다이는 그동안 그들의 요망을 의도적이든 아니든 상당히 무시하고 있었다고 해도 좋겠죠. 그러나 로봇물 전반의 쇠퇴와 함께, "시드" 등과 같은 신세대 건담들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건프라의 판매가 우주세기, 특히 "퍼스트"계 제품에 치중된 구조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고 주된 팬층 또한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고연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자료에서 보시는 대로입니다. 따라서 이번 MG 건담 2.0은 기존의 전략을 수정하여, 저연령층이나 신규 팬을 도외시한 채 30대 이상의 올드 팬층을 정조준하고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가설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전략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면, 이후의 제품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거나 아예 별도의 제품군으로 독립하거나 하는 식의 전개가 다가올 지도 모르죠.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건담 팬'이라기보다 '건프라 팬'인 것 또한 사실이고 원작의 모습을 요구했던 올드 팬들 중 일부에서도 '그렇다고 정말 이렇게 내버리다니' 하는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과연 시장의 실제 반응은 어떠할지 감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그 규모는 보다 작겠지만 나름대로 토미노 고정 지지층과 코어한 팬들을 거느린 ∀ 건담이 '100번째 MG'라는 타이틀까지 달고서 각종 기믹과 원작의 곡선미를 자랑하며 화려하게 등장하였으나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쳐버린 것을 보면 더욱 말입니다. (MG ∀ 건담은 작년 8월 발매 후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재판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현재 일설에 따르면 MG 건담 2.0은 작중에서 계속 개량되어가는 모습의 재현을 목표로 하였다고 하며 그에따라 최소한 한개 이상의 보다 진전된 형태를 가진 제품의 발매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kenshiro 님의 2008 시즈오카 하비쇼 관람 - 건프라 리포트 #01 참조) 이를 토대로 팬의 한쪽에서는 초기형 GM이 후기형 GM 改로 개량되어 나가는 경로를 따라 건담 역시 초기형 GM의 모체인 원작판에서 GM 改의 원형인 ver.Ka까지 아우르는, 지금까지 분파해나간 잡다한 설정과 파생기들을 모두 하나의 줄기에 포용하는 그야말로 전긍정적인 전개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과 기대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양 극단인 원작판과 ver.Ka 사이의 간극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나 기체의 개량으로 설명하기에는 디자인 기조가 너무나 확연하게 다른 별개의 로봇이라고 할만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지는데다 이번 원작판의 외장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기본이 되는 프레임은 공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후 어떠한 바리에이션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비례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되므로 -그러한 전개가 되었을때 일어날 격한 찬반 논쟁을 제외하더라도- 그 가능성에는 회의적입니다. 현재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MG 자쿠 2.0 F형/R형처럼 각종 버니어류가 대형화되고 보다 기계적인 요소가 가미된 장갑에 MG 겔구그 2.0처럼 패널 라인이 추가된 후기형이 나오는 정도겠죠. 박스의 타이틀을 비롯한 공식 정보의 어디에도 '아니메 버전'이라던가 '전기형'이라는 언급이 전혀 없어 사실 이마저도 그저 팬들의 희망섞인 바램으로 그쳐버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퍼스트 방영 당시 우리나라에서 거의 리얼타임으로 건담을 시청한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올드 팬들의 절대 다수가 해적판 지면으로 접한 대백과 세대, 혹은 제타 이후 편입된 세대이며 또 그들 중 다수가 건담 팬보다는 건프라 팬에 가깝다는 국내의 상황에 제가 익숙한만큼 여러 자료를 통해 일본 현지의 사정을 머리로는 대충 이해하더라도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는 것이 저로 하여금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기존 건프라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기본이 되는 건담 2.0을 우선 확립해놓은 뒤, 과거 ver.Ka와 같은 번외 서비스 차원에서 이번과 같은 원작판을 공개했다면 오히려 반대로 열렬한 환영의 목소리가 더욱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서 비록 그 순서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기존 건프라 팬들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조정된 것이 후기형이든 개량형이든 또는 다른 어떤 이름이 되었든 나오리라는 예상을 지지하고 있기도 하구요. 그러나 건담 ver.Ka가 정식 설정의 범위 바깥에 위치하여 그 자유로운 해석을 인정받았던 것에 반해 이번 건담 2.0은 서비스용 번외품이 아니라 향후 이루어질 전개의 중심점이자 원점으로서 누가 뭐래도, 또 이후 바리에이션이 어떻게 얼마나 진행되어 나오더라도의 그 위치를 확실하게 가지고 계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기존과 확연하게 다르고 또 앞일을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겠죠. 그 놈의 건담과 건프라가 뭔지, MG 2.0이 뭔지 저로 하여금 이런 앞뒤가 안맞는 잡생각을 하고 또 길게 포스팅하게끔 만드는군요. ^^; 이상의 내용은 일본 외 제3국에 거주하는 얼뜨기 건담/건프라 팬이 그래도 나름 오랫동안 건프라를 만지작거려왔다는 경험과 느낌만을 토대로 전혀 논리적인 근거 없이 늘어놓은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는 것을 뒤늦게 말씀드립니다. 단지 실제 제품이 발매되었을때 반응이 어떠할지, 또 향후 전개는 어떻게 될지가 너무나 궁금할 뿐 누차 강조하지만, 그러니까 MG 건담 2.0이 어떤 모양으로 나오든 전 구입할 생각이 없다니까요. ^^ (GM 2.0이 나오면 좀 생각해봐야겠지만. 쿨럭~) |
ABOUT
카테고리
Glasmoon sets in...
Memory remains in... New-type at last... ├ plastics & vinyls └ H.G. Units Critic Force is with... Monster in my... Nightmare before... Dark knight in... Ghost in the... Arcadia of my... Robot animated in... Motor starts in... Now modeling... Play ball...! Finished models etc 최근 등록된 덧글
기라가 벌써 나오다니.. 레즌드가..
by shikishen at 06:07 ... 위의 분도 지적 하셨지만.. F.. by draco21 at 06:02 이 녀석 나오면 마구 주물러주고 .. by 새물결 at 04:33 100번째 HGUC는 더욱기대감되는.. by The_PlayeR at 04:21 새대가리에 다리 불리고 발 키우고.. by ZAKURER™ at 01:30 저는 MG를 원합니다.(뭔소리래?) by ChristopherK at 01:28 aka. FOE뽀에 결국 FZ는 뉴.. by 태천-太泉 at 01:28 아익호 이놈 봐라 ㅜㅜ) by 렉스 at 00:55 요즘 3인조 밴드를 하고 있는데.... by 후니훈 at 00:53 네오지온의 폭죽이 나오는군요. .. by 두드리자 at 00:52 최근 등록된 트랙백
(경축)HGUC 기라도가 발표
by R쟈쟈-전투수공장 설립계획중 SOUND by THREE by Dark Knight of the Glasmoon 배트모빌 텀블러: (1) 디테일업 by Dark Knight of the Glasmoon The Dark Knight (2008) : Why .. by Mųźёноliс Archives. Batman Begins (2005) : Why D.. by Mųźёноliс Archives. 이전 블로그
이글루 파인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