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퍼맨과 함께 가장 나이가 많은 수퍼 히어로로 꼽히는 배트맨.
그 모습을 처음 드러낸 것이 1939년의 일이니 올해로 70년째가 되는데,
다른 아메리칸 수퍼 히어로들과 마찬가지로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작가들의 손을 거치며
아직까지도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하게 그 활약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 중 1996년에 시작된 "배트맨: 블랙 & 화이트(Batman: Black & White)"라는 시리즈도 있죠.
배트맨 만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컬러 채색이 아닌 흑백 채색이 된 데서 이름이 비롯된 이 시리즈는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하여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된 것이 특징인데,
만화 전개와 함께 작가들의 유명한 그림을 입체로 옮긴 스테츄도 DC 다이렉트를 통해 선보였지요.
아무래도 이런저런 여건상 요즘 작가들의 디자인이 많긴 합니다만...

이제는 고인이 된 배트맨의 창조자, 밥 케인의 초대 배트맨입니다. 유명한 포즈죠?
그가 "블랙 & 화이트" 시리즈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그를 빼고는 시작할 수가 없겠죠.

이것은 1950년을 전후한 시기에 DC의 주축이었던 조 쿠버트의 배트맨.
아직도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그 무렵의 배트맨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인 색채가 가미된 듯하군요.

다음은 60년대에 활약했던 짐 아파로의 배트맨이군요.
요즘과 달리 근육보다 늘씬함이 강조된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70년대를 이끌었던 닐 아담스의 배트맨.
슬슬 근육이 부각되기 시작하는군요. 사진 각도를 조금 돌렸으면 좋았을텐데..--

현대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80년대 조지 페레즈의 배트맨입니다.
제가 단편적으로나마 기억하는 배트맨은 아마도 이 무렵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

그리고 기존의 배트맨을 확 뒤엎어버린,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그의 이름은 이제 "신시티"나 "300"으로 더 유명하겠군요.
다시 원점으로, 다시 어두움으로 돌아간 그의 "Batman: The Dark Knight Returns(1986)"은
밥 케인에 의한 등장 이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던가요?

영국의 커버 아티스트 브라이언 볼란드가 디자인한 배트맨.
그는 역시 유명한 "Batman: The Killing Joke(1988)"에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또다시 유명한 이름이 나오네요. "헬보이"의 마이크 미뇰라가 그린 배트맨입니다.
그의 "Batman: Gotham by Gaslight(1989)"는 19세기의 고담에 잭 더 리퍼가 등장하는 이색작이었다죠.
그만의 독특한 해석을 가감없이 입체로 옮긴 조형이 뛰어납니다.

다음은 다시 영국의 사이먼 비즐리가 해석한 배트맨의 모습.
그는 영국 출신의 져지 드레드가 등장하는 "Batman/Judge Dredd: Judgement on Gotham(1991)"을 그렸죠.
전신, 특히 상반신의 근육이 엄청나게 과장된 이것은 거의 늑대인간 수준이 아닐런지? ^^;

이것은 90년대 초 켈리 존스의 배트맨.
얇은 담요를 뒤집어쓴 듯한 망토의 표현이 재미있네요. ^^;
그의 "Batman and Dracula: Red Rain(1991)"은 제목대로 드라큘라가 등장하는 호러 분위기.

다음은 앤디 쿠버트의 배트맨. 네. 이름에서 보시듯 앞에 나왔던 조 쿠버트의 아들입니다.
아버지와 형, 동생까지 세 명이 모두 쟁쟁한 만화가라는 대단한 집안이죠.
그의 대표작은 "Batman vs Predator(1991)". 이번엔 프레데터까지... 배트맨 참 바쁘군요.

이것은 팀 세일이 해석한 배트맨입니다.
팀 세일은 요즘 TV 시리즈 "히어로즈"에도 참여하고 있다는데 제가 보질 않으니 모르겠네요.
필름 느와르적인 색채를 보였던 "Batman: The Long Halloween(1996)" 버전인 듯.

다음은 알렉스 로스가 그린 배트맨입니다.
"저스티스"로 은퇴했던 DC의 히어로들을 부활시킨 장본인이었는데...
과연 그의 그림답게 실사 캐릭터에 가까운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군요.

그리고 2000년대를 주도하고 있는 짐 리의 배트맨입니다.
짐 리가 한국계 작가인 것은 유명한 이야기니까 다들 아시죠?
그의 배트맨 해석은 현재까지도 주류로 여겨지고 있건만, 조형이 조금 아쉽네요.
망토를 저렇게 어설프게 펼칠 바에야 그냥 배트맨을 세우고 늘어뜨리는게 낫겠구만..--

다음은 "Batman: Broken City(2003)"에서 에두아르도 리소가 해석한 배트맨.
프랭크 밀러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더니 역시 그렇군요.
사실 이후의 작가들은 잘 모릅니다. ^^ (이전의 작가들이라고 잘 알았냐마는..^^;;)

2003년 이후 다수의 작품을 그리고 있는 맷 와그너의 배트맨.
음, 이것은 복고인가요?

"넥서스"의 작가로 알려진 스티브 루드가 그린 배트맨.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

일본 만화계에서 경력을 시작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있는 폴 포프의 배트맨.
대표작이 "Batman: Year 100(2006)"라더니, 저것이 2030년대 미래의 배트맨인 모양입니다. ^^

마지막으로 요즘 뜬다는 에단 반 스카이버의 배트맨.
1975년생으로 2007년부터 배트맨에 참여했다니 그야말로 최신세대로군요.
해서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참 많죠? 앞으로 더 나올지 어떨지.
저는 가벼운 팬인지라 구경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아, 프랭크 밀러 버전은 당시 좀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배트맨을 같은 시리즈로 접한다는 것은 좀처럼 없을 기회이므로
팬이시라면 전부 구해다가 박물관처럼 전시하고싶은 욕구를 느낄 만도..^^;?

저보고 위에 언급된 작가들 중에 누구의 스타일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 물으신다면,
역시 짐 리가 그려낸 "Batman: Hush(2002)" 풍의 스타일이겠군요. 가장 친숙하기도 하구요.
고전적인 요소와 프랭크 밀러 이후의 요소들, 미국적인 질/양감과 동양적인 과장/깔끔함이
적절하게 잘 녹아들어간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물론 뒤에 달까지 둥실 떠주면 금상첨화!
코토부키야 - 원코인 배트맨 시즌 1 & 2
덧글
무슨 스폰인 줄 알았습니다; 망토가;;;
그리고 이듬해인가엔 같은 mbc 방송으로 아담웨스트 주연 '실사 티비시리즈 배트맨' 을 특집으로 잠시 해줬던 적도 있었구요.
브루스웨인과 로빈이 호출되면 서재책장인지 벽면이 열리면서 소방수 처럼 봉을 타고 내려가던 장면, 멋진 배트카도.. 그전 만화로 보던 배트맨이 실사로 되니 신기하고도 멋있게 보였던거 같아요. 지금도 당시 배트맨 을 성우 '박일' 씨가 로빈도 목소리와 얼굴을 기억나는데 정작 성우분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그후 세월흘러 90년대 sbs 에서 하던 부르스 팀 감독의 심플하면서 복고풍 분위기 나는 잘만들어진 배트맨 애니 시리즈를 좋아했었습니다.
살까말까 굉장히 고민했는데 나중에 다시 올일 있슴 그때 사야 겠다고 두고온 뒤로 갈일이 없었습니다.*_*
대신 그때 마이크미놀라 헬보이를 두어권 사왔는데 그책중에 언급하신 "Batman: Gotham by Gaslight' 가 있었네요.
소개해주신 것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마이크 미놀라 의 그림맛 물씬 풍기는 배트맨이.........*_*
어릴때 미국으로 이민간 이종사촌누나가 보내준 스티커의 그림은 딱 저 체형이었는데....
킁~ 그래도 어딘가 수퍼맨이 더 좋아요~
ps. 수퍼맨 The Animation series의 3화를 보면 켄트부인께서 "사람들이 너를 고담시의 가면쓴 미치광이 처럼 보는건 싫구나~" 라고 하더군요~ 크크크
그런데 잭 더 리퍼는 아직도 종종 언급되는군요. 배트맨과는 다른 의미에서 수 백 년은 언급될 것 같은 인물의 이름을 들으니 기분이 묘합니다. (한없이 나쁜 쪽이긴 하지만)
天照帝 님 / 짐 리가 망토를 좀 과장해서 그리는 편이긴 하죠. ^^;
Dr.hell 님 / 저는 실사 버전에 대해서라면 기억이 흐릿하군요. TT
"블랙 & 화이트"의 단행본이라면 아마 그 책이 맞을 겁니다. 오토모 카츠히로라면 아마도 1권!
Dr.hell 님, 우르 님 / 저 시리즈에서 가장 땡겼던 것이 프랭크 밀러와 마이크 미뇰라 버전인데,
역시나 손댔다가는 뒷감당이 안되겠기에 곱게 포기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밀러 버전은 국내에 들어온 것을 봤지만 미뇰라 버전은 도통...?
대마왕 님 / 킁~ 전 그래도 어딘가 배트맨이 더 좋아요~ 가면쓴 미치광이라서. ^^;;
draco21 님 / 말씀을 듣고 보니 흐릿하게나마 기억이 날듯 말듯.
지금이라면 녹화해서라도 볼텐데 말이죠. TT
Vicious 님 / 그 저작권 문제로 걸렸다가, 결국 맥팔레인 디자인에 DC 제작으로 빛을 보았습니다.
맥팔레인의 상징인 스폰과 더블 캐스팅으로 상품화되었죠. 꽤나 비싸서 탈이지만. ^^
http://www.dccomics.com/media/product/6/7/6721_a_full.jpg
니트 님 / 당시의 기술 문제로 라텍스나 스판덱스 소재로 의상을 만드는데 제약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믿으시면 곤란. ^^;
두드리자 님 / 배트맨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수퍼 히어로들의 대다수가 마찬가지죠.
저작권이 작가보다 출판사 쪽에 있다보니... 그래서 수퍼맨이나 배트맨은 100년 돌파가 유력합니다.
그리고 잭 더 리퍼는, 불멸의 이름으로 남겠죠. 현대적 연쇄살인마의 상징이잖아요. ^^;;
다양한 시대/작가의 디자인을 쭈욱 늘어놓고 보고 있자니,
초기의 TV판 건담에서 후기의 이런저런 리파인 디자인들을 보는 느낌이랑 비슷한 감흥이...
그런 면에서... 최초의 디자인이란 역시 엄청난 창조력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주제가 벗어나는 느낌....)
제절초 님 / 그러고보니 위 작가들 중 데어데블에도 참여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근데 누구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