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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8월 04일
요즈음에는 핸콕 등과 같은 변칙적인 히어로들도 왕왕 등장하고 있다지만, 대부분의 수퍼 히어로 이야기가 근본적으로 영웅 신화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그 중 배트맨의 탄생 이야기는 영화에서도 이미 수차례 다루어졌다. "배트맨(1989)"에서 팀 버튼은 간략하게 -가 지나친 나머지 조커를 엮어 엄청난 반발을 일으켰지만- 브루스 웨인이 어째서 배트맨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회상을 통해 삽입했고 바톤을 이어받은 조엘 슈마허는 시리즈를 일신한 "배트맨 포에버(1995)"에서 배트맨의 기원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장면을 넣고자 했다. (그러나 최종 편집본에서는 삭제되었다) 사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갑부의 아들 브루스 웨인이 어려서 강도 사건으로 부모님을 잃고 그 복수를 다짐하며 고담에서 악을 근절하기 위해 스스로 배트맨이 되었다는 정도는. 하지만 쑥과 마늘도 아니고, 돈과 의지만 있다고 배트맨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근데 그 과정이 어떻게 되었더라...? ![]() 이미 네 편의 작품을 통해 굵직한 사건과 캐릭터들은 대부분 써먹어버렸고 게다가 마지막 편을 통해 재기 불능의 지경에까지 이르러버린 배트맨을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식, 즉 새로운 적이 등장하면 새로운 아군과 함께 호쾌하게 물리친다는 단순한 내용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배트맨과 로빈(1997)"이 스스로 훌륭하게 증명한지 오래. 기왕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1편 이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은 대단히 영리한 선택이었으나 그보다 더 영리한 것은 새로운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접근 방법이었다. "메멘토(2000)"와 "인썸니아(2002)"를 통해 심리적 조율과 사실적 연출에 탁월함을 과시했던 그는 배트맨을 네 편 내내 지속되었던 초현실적인 판타지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현대 도시로 끌어내고 그의 고뇌, 그의 능력, 그의 수트, 그의 자동차, 그의 동굴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기원을 부여함으로써 연대 불명의 고담시가 아닌 2000년대 어느 미국 대도시의 배트맨을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현실성의 확보에는 캐스팅된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 하였음은 물론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주인공의 동료와 악당들에게 온통 카메라와 개런티를 집중시켰다면 "배트맨 비긴즈(2005)"는 리암 니슨, 와타나베 켄,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만(!), 마이클 케인(!!), 룻거 하우어(!!)까지 연기력이 검증된 중견 배우들이 주변에서 -비록 화려하진 않더라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수퍼 히어로물에서 보기 힘들었던 심도있는 인물 관계를 설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크리스찬 베일에 의해 재해석된 배트맨이 자리잡고 있음은 구태여 말할 것도 없겠지. 너무나도 기라성같은 배우들에 둘러싸인 탓일까, 홍일점인 케이티 홈즈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배트맨과 그 기원에 집중한 나머지 라스 알굴 등 원작의 쟁쟁한 악당들의 존재감이 덜하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러나 원작과 비교해보면 당시 파격이라 일컬어졌던 팀 버튼의 제1작보다도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음에도 신세대 팬들은 물론 배트맨의 올드 팬들마저 큰 반감 없이 받아들였다는, 아니 환영했다는 부분은 결국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안의 흐름과 의미에 있음을 반증한다. "배트맨 비긴즈"의 기본 설정은 "Batman: Year One(1987)"의 그림자에서 뻗어나왔지만 "Batman: The Dark Knight Returns(1986)"에서 비롯된 가지도 결코 작지 않음을 볼때 처음으로 영화화되었던 팀 버튼의 "배트맨"과 같은 뿌리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아니, 그 89년의 "배트맨"을 두 파트로 나누어 재해석하고 변주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새로운 배트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최고의 악당과의 본론은 그 2부로 넘겨졌다. 어둠의 기사, 배트맨 귀환 혹은 침잠, 배트맨 리턴즈 심연에서 영원으로? 배트맨 포에버 그 많은 욕은 누가 더 먹었을까, 배트맨과 로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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