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다크 나이트"의 열풍과 함께 출간된 배트맨 코믹스의 정식 번역판 중에서
역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배트맨 허쉬"인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짐 리의 화려하기 짝이없는 그림들의 향연은 가히 '시각적 사치!'라 할 만한 것인데다
그림에 좀 가려지는 감이 있긴 하지만 시놉시스도 딱히 떨어지는 편은 아니고,
과연 올스타라고 할만큼 어지간히 유명한 배트맨 세계관의 캐릭터들은 총출동하고 있으니까요.
(이런걸 정식 번역본으로 볼 날이 오다니, 세상 참... T_T)

잠깐 방향을 틀어 이번 "다크 나이트"의 관련 상품들 말인데,
미국에서 전통적인 상품이자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라면 역시 이런 4~6인치 사이즈의 액션 피겨겠죠.
아이들 장난감 아니냐고 웃는 분도 계시겠지만 꾸준한 일관성이 있는데다 나름 역사도 생겼고,
레어한 것들은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는 무시하지 못할 상품군입니다.
물론 '인체에 관절이 박힌 인형은 사절'인 저로서야 범위 밖이지만요. ^^

그래서 다시 "허쉬"의 이야기인데,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코믹스였던만큼
당시 DC에서 피겨 시리즈를 전개했었습니다. 먼저 배트맨, 헌트리스, 허쉬, 조커, 포이즌 아이비였죠.
조형은 팀 브루크너가 맡았는데 중저가 양산품임을 감안하면 짐 리의 그림을 잘 옮겨서 꽤 팔렸던 모양입니다.
(허쉬는 그 정체(?)를 드러낸 레어 버전이 있었습니다)

시리즈 두 번째로는 캣우먼, 할리퀸, 나이트윙, 리들러, 수퍼맨이 나왔습니다.
"허쉬"에서 캣우먼이 워낙 매력적으로 나오는지라 피겨화된 모습은 2% 부족하지 않나 싶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잘 나왔고, 특히 수퍼맨이 매우 멋졌죠.
사실 수퍼맨이라는 캐릭터는 저와 상성이 그다지 잘 맞는 편은 아닌데,
가끔 배트맨 코믹스에 까메오로 출연할 때는 매우 환영하는 이중적인 작태를 보이는지라. ^^;
뭐 그렇긴 해도, 이 두 번째 시리즈까지는 '그런가보다' 할 수 있었으나...

세 번째 시리즈가 -물론 제 관점에서- 그야말로 대박이었죠.
고공침투버전 배트맨이야 볼일 없지만 고든, 라스 알 굴, 스케어크로우, 게다가 알프레드라닛!
히어로들에 밀려 좀처럼 입체화되지 않는 마이너(...) 캐릭터들의 향연!!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시리즈가 세 번째까지 이어진 쾌거였으니...
여기에 로빈(3대)과 크록, 오라클과 탈리아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완벽했을텐데요. ^^
그러나 이걸 들여 말어 하는 사이 국내에 소량 들어온 것은 다 팔려버리고
이베이니 일옥이니 하는 악마의 소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던 당시로서는 그냥 넘겨버렸더랍니다.
그렇게 잊혀질 뻔했던 것이 이번 "다크 나이트"와 "허쉬" 정발로 인해 되살아난 셈인데...
보통 이런 순서로 가면 '결국 질렀다'는 고백으로 귀결되는 것이 정해진 순리(?)겠으나,
이번에는 정말 긴긴 고민 끝에 다시 봉인했습니다. '관절 인형 사절'같은 거야 사소한 부분이지만
모두 합쳐 열 다섯이나 되고보니 가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이제 프리미엄도 조금씩 붙기 시작하고,
환율도 쭉쭉 올라가는 상황이다보니 아무래 두들겨봐도 견적이 안나오더라구요.
이래놓고 어느날 밤 갑자기 필받아서 지르지 말란 법도 없지만,
하여간 제가 구입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일은 일단 안하게 되었으니 이렇게라도 포스팅해봤습니다. ^^;

아, 덤으로 일전에 잠깐 소개했던 DC 다이렉트의 아메코미 시리즈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내년 봄 할리퀸과 포이즌 아이비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이거야말로 딱 에X트님 취향과 스타일!?
다크 나이트 특집! 배트맨 정발!
덧글
[다크 나이트 리턴즈] 는 분명 그 명성에는 다들 고개를 숙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제 클래식의 반열에 접어든 작품이다 보니 요새 기준으로 보면 표현기법이 좀 낡았고, 원래 프랭크 밀러가 우리나라 덕후들에게 먹히는 그림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라 그런지 다소 고전하는 것 같습니다.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도무지 내용을 못 알아먹겠다고 외치는 의견도 있었고요. 뭐 나왔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둬야겠네요.
배트맨 허쉬 : 억 ! 슈, 슈퍼맨이다 ! (먼치킨 오시다)
다크 나이트 리턴즈 : 왕단순. 그러나 그게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1권. (대머리다 ! 大머리다 !)
저스티스 : 어지럽습니다. 컬러로 우르르 몰려오니 정신이 없더군요.
뭔가 건드리면 엄청 머리 아플 듯한 느낌이 들어서 표지 이상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만..... 수 십 년의 역사가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나저나 이제 배트맨에 로빈과 배트걸은 않나왔으면..
이전 시리즈들도 그둘 나오면서 개그로 변한듯 해요.. ㅜ.ㅡ;
(아...그게 그럴 수밖에 없던가.....코믹스판이랑 영화판의 비교니까...)
이야...그나저나 수퍼맨이 참 멋지게 나왔습니다만...
아직 허쉬를 못봤지만....왠지 눈이 빨갛게 빛나면 어울릴 듯한 표정이네요...악역인가요?
아니면 바보역? ^^
다른 것들도 꾸준히 팔려서 계속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안팔리면 도리 없으니..;;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아무래도 행간을 읽는 게 중요하겠죠? 급하게 읽어내려가면 아무 소용 없음!
렉스 님 / 그래도 허쉬는 지르셔야 할 걸요~ ^^
우르 님, The_PlayeR 님 / 저 고든과 알프레드때문에 아직도 고민이 꿈틀댄다니까요. T_T
두드리자 님 / 저스티스는 저도 동감입니다. ^^;
갈가마신 님 / 저 장비는 "다크 나이트"에서도 사용했는데요? 다만 착용한 모습이 나오질 않아서 그렇지. ^^
컬러링 님 / 배트맨과 함께 로빈도 역사가 쌓이면서 일부 코믹스에서는 무게감을 더하는 매개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배트맨과 로빈"은 용서가 되지 않는군요. -- 놀란 배트맨에는 설령 나온다 해도 전혀 다를 겁니다.
Soundwave 님 / 저는 배트맨을 좋아할 뿐 DC 히어로 전반에 관심을 두진 않아서 "저스티스"는 놔두었습니다.
"다크 나이트 리턴즈"를 한 컷 한 컷 천천히 읽어보면, 그래서 그 늙은이(...)의 심리를 따라가보면 대단하죠. ^^
대마왕 님 / 프로포션이라면야 코토부키야 ARTFX의 허쉬판 배트맨이 짱이죠. -_-b
허쉬의 수퍼맨은 악역과 바보역 겸합니다. 아하하~
많이 팔려서 다른것도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벌써 기대가 대는군요 언제 올런지~~
짐리 씨가 그린 SUPERMAN: For Tomorrow도 좋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내년 초에 미국에서 하드커버로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 입니다.^^
이 작품에는 저스티스 리그 주역 멤버가 우정출연한다네요.^^
허쉬 만화책이 역시 가장 호응이 좋나 봅니다. 그나저나 맨 마지막의 미소녀는 누구...;;;
眞주역마저 입체화된거였군요!!!(...)
rondobell 님 / 오호, 그런게 있었군요. 전 수퍼맨 쪽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해서 다행(?)입니다. ^^;
생체기계 님 / 역시 그런 수순이 되는 거지요. 게다가 '손대면 전종'인 저로서는..TT
니트 님, 魔神皇帝 님 / 그래서 제가 아직도 고민한다는게 아닙니까. (봉인했다며!!)
워낙 화려한 출연진과 그림으로 먹어주는 작품이지만 내용도 괜찮은 편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