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12월 27일
2008년, 전 세계에서 서부극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일었던 나라는 아마도 '만주 웨스턴'을 표방한 김지운 감독의 문제작(?)이 개봉된 우리나라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그 본토인 미국에서 서부극은 더이상 환영받는 장르가 아니었으니 어쩐다. ![]() "용서받지 못한 자(1992)"는 분명 위대한 영화의 반열에 들어갈 작품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무법자의 생을 마친 이스트우드는 무법자 서부극의 장르에도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주류 서부극은 "툼스톤(1993)", "와일드 빌(1995)" 등 자본이 들어간 블록버스터가 되었으나 결국 소멸했고 "데스페라도(1995)",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2003)"처럼 B급 정서를 살린 변종으로 살아남거나 아니면 "브로크백 마운틴(200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처럼 장르 자체의 변형을 시도했다. 이렇게 정통 서부극은 시대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지는 줄 알았다. 사실 1957년의 원작 "3:10 투 유마"는 엄밀한 의미에서 정통 서부극은 아니었다. 진짜 나쁜 놈은 지주이고 주인공은 악당과 교류하게 되었으니,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수정주의 서부극'인 셈. 그러나 그렇기에, 어려서부터 이 작품의 리메이크를 간절히 바랬다는 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선택은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중요한 줄기의 변화 없이 현재의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그래서 맨골드는 이야기의 큰 축은 바꾸지 않고, 오히려 두 인물의 감정선을 보강하는데 주력한 듯하다. 댄 에반스에게는 가뭄 뿐만 아니라 철도라는 큰 짐과 함께 남북전쟁의 상흔이 보태져 그야말로 자멸 직전이고, (게다가 댄의 실질적인 맞수인 찰리 프린스에게는 아예 적이었던 남군의 군복이 입혀졌다!) 밴 웨이드는 노래에 대한 소양에 더해 미술적 재능이라는 감수성과 무법자 생활에 대한 염증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둘은 컨텐션으로 가는 사이 한 번씩 빚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댄의 아내 앨리스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아들 윌리엄을 부각시켜 바뀌는 결말을 준비했다. 그 바뀐 결말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듯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나에게는 원작의 뜨뜻미지근한 그것보다 오히려 설득력 있게 다가왔으니. 크리스찬 베일은 이제 보증된 수표인 듯하고, 러셀 크로우도 막시무스 이후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또 요원과 조직의 2인자로 두 사람을 도왔던 피터 폰다와 벤 포스터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오히려 크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마르코 벨트라미의 음악. 감정이 요란하게 과잉된 관현악 대신 타악기와 기타 위주로 편성된 간결한 스코어는 쓸데없는 반복 편집이나 슬로우 모션 따위의 겉멋이 배제된 황량한 스크린에 딱 들어맞았다. 이런걸 안성맞춤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뒤늦게 찾아보니 80회 아카데미에서 음악과 음향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단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게 너무나 후회스럽지만 DVD가 빨리 나와주어서 다행스러웠던, "놈놈놈"으로 불완전 연소된 서부극에 대한 오랜 갈증을 풀어주었던 "3:10 투 유마". 애드 해리스에 비고 모텐슨, 제레미 아이언스에 랜스 헨릭슨까지 뭉친 "아팔루사"는 언제 개봉하는거야!? 좋은놈 나쁜놈 추한놈, 석양에 돌아오다 옛날 옛적 만주에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
ABOUT
카테고리
Glasmoon sets in...
Memory remains in... New-type at last... ├ plastics & vinyls └ H.G. Units Critic Force is with... Monster in my... Nightmare before... Dark knight in... Ghost in the... Arcadia of my... Robot animated in... Motor starts in... Now modeling... Play ball...! Finished models etc 최근 등록된 덧글
빠삐용은 프랑스 스타일의 철학적..
by 계란소년 at 11:56 더록은 정말 10번도 더 봤던 기억이.. by 울트라김군 at 11:43 저두 항상 알카트라즈를 떠올리면.. by harpoon at 10:45 <알카트라즈탈출> 대단했죠. .. by 동사서독 at 06:42 입금 확인했습니다. 발송 후 연락.. by glasmoon at 06:01 엠엘강호 님 / 저와 반대의 경우시.. by glasmoon at 06:00 harpoon 님 / 일하셔야죠!! KAI2.. by glasmoon at 05:56 유리달님도 이제 화사한 핑크 같은.. by RAISON at 12/11 아마 바토리의 경우는 실제로 그렇.. by 두드리자 at 12/11 여기가 어두컴컴한 건 배경이 까맣.. by 두드리자 at 12/11 최근 등록된 트랙백
젊음이라는 핏빛 유혹, 카운테스
by Dark Side of the Glasmoon 007 제임스 본드: 번외 아류 그리고.. by Dark Side of the Glasmoon 더 문 by 잠보니스틱스 뉴 미니 쿠퍼 JCW (8): 익스테리어 by Dark Side of the Glasmoon 더 문 _ 외로운 존재의 독백 by the Real Folk Blues 이전블로그
이글루 파인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