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0일
잘 빠졌네, 스타 트렉


북미권에서는 질로나 양으로나 스타워즈 이상의 추종 세력을 거느린다는
-하긴 본류가 장수 TV 시리즈이니 원작에서 축적된 세계관의 깊이는 비교가 안되겠다-
스타트렉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고작 뾰족귀 외계인과 대머리 선장(TNG라는걸 안 건 한참 뒤),
그리고 그들이 타고 활약한 둥근 우주선 정도에 불과한 것에는 나름 핑계가 있다.
첫째, 어릴 때에는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메카류가 빈약했고,
둘째, 조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는 영상물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으며,
셋째, 시간이 지나 대충 얼개와 규모를 알고난 뒤에는 감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 상태로 흘러흘러 봐도 못본척 지나왔지만...
이번에 프리퀄인지 리부트인지를 한다니 그래도 이건 봐야하지 않겠나.




아는 바가 없어 들고 팔 부분도 없으니 그저 느낌만 표현하자면
이번의 새로운 "스타 트렉", 우리나라 개봉 제목으로 "더 비기닝"이라는 딱지가 붙은 이것을 보면서
여러모로 "스타 워즈"의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을 떠올렸다.
아니 주인공이 처음 등장하는 시절로 돌아갔으니 성장 과정을 그리는 거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최신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어 기존작과는 정말 차별되는 새끈한 화면을 그렸다는 것,
영웅담이 으레 그러하듯 부모의 죽음이 중요하게 나온다는 것, (아 스타워즈는 그 부분이 EP2구나)
그리고 얼굴에 문신한 최종 보스가 폼은 나는데 작중 설득력은 부실하다는 것까지. ^^;
대체적인 평은 기존의 열광적인 팬들(트레키라던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한 오락 영화로 잘 만들어졌다는 수준인가 보다.
과연 스타워즈의 첫 에피소드도 클래식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보여졌단 말이지.

한 줄로 말하자면 신규 관객으로서 '참 잘 빠진 오락 영화'라는 것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에서 쾌감을 찾기에는 내 영화적 체질(?)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슬플 뿐이다.
변신 로봇에 대한 어린 시절의 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하며 하품만 연발할 뿐이었던
"트랜스포머"보다는 그래도 훨 나았다는게 내가 고작 해줄 수 있는 칭찬이라니 참 겸연쩍다.
(어... 여기서 트랜스포머를 언급한(게다가 깐) 건 조금 위험한 발언이려나?)
거기에 덧붙이자면 시간 여행이라는 요소를 고루하게 다루거나 지나치게 꼬지도 않으면서
원작과의 접점 겸 리부트의 변명으로 잘 활용했다는 점도 들 수 있을까.

국내에 스타트렉의 코어한 팬이라면 정말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넓고 깊은 세계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많이 생긴 것만으로도 영화는 성공이겠다.
스타 트렉의 바다(라 쓰고 늪이라 읽자)에 발을 들인 분들께 축하와 애도를. 다행히 난 비껴갔다!


덧: 재커리 퀸토의 스팍 싱크로 120%!
덧2: 에릭 바나와 위노나 라이더는 그저 안습.

by glasmoon | 2009/05/20 03:35 | Memory remains in... | 트랙백(6)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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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대마왕 at 2009/05/20 10:13
흠.......스타트렉을 분명 어릴때 AFKN으로 보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제에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그 후에 자비어 교수랑 데이타가 놀러다니는 시리즈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어느 순간 스타워즈, 스타트렉 류의 깔끔한 우주선은 사라지고
에이리언 류의 너저분한 파이프와 개스가 뭉게뭉게한 펀칭메탈로된 복도를 돌아다녀야하는 우주선이 나오면서
한동안 SF에 관심이 없었던터라...킁

그러니까...이거 재밌단 말이죠? 흐음...봐줘야하나...

ps. 트랜스포머........그거보면서 새삼스럽게 또한번 스타스크림의 팬이 되버렸구만 ㅎㅎ 어릴때부터 좋아하긴 했어도 ㅎ
Commented by 특공바넷사 at 2009/05/20 10:17
아무리 새롭게 리붓을 한다고 해도 트레키들의 바램은 레너드 니모이를

다시 보고싶어 하는거라.; 과연 레너드 니모이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시나리오가 저렇게 나왔을까 싶었네요. 결과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기왕 새로 만드는거 좀 더 과감했으면 어땠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스타트렉 팬이 아니라서 레너드 니모이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크게 감흥

은 없었거든요.
Commented by 플로렌스 at 2009/05/20 10:22
80년대 초반 한국사람이 그린 천원짜리 만화책으로 제일 처음 접하고 AFKN으로 꼬박 봤지요. 스포크를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아직 안봤습니다. '트랜스포머'보다 훨 나았다니...월급 나오는대로 보러가야겠군요.
Commented by draco21 at 2009/05/20 11:34
두루두루 그럭저럭 좋은 평이 나오는걸 보니... 보러가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울트라김군 at 2009/05/20 13:17
TNG와 DS9만 좋아했던 저로써는 큰 메리트를 느낄수 없는 리메이크였죠[...]
갤럭시 클래스 스타쉽으로 갈아타려면 영화를 3편정도 내놔야 할테니 우울합니다[...]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5/20 13:30
어렸을 때부터 <스타 트렉>이 TV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봤는데, 이상하게 저도 좀처럼 흥미가 생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예 외면하고 있던 시리즈물이였는데 이번 극장판은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타워즈 EP3>가 끝난 이후, 볼만한 SF 영화들이 없었는데 <스타 트렉>이 그 뒤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요. 다른 블럭버스터 SF 영화를 보았을때 이 정도면 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_^
Commented by 올드보이 at 2009/05/20 22:34
우리나라 관객들은 스타트렉류의 낙천주의보다는
터미네이터류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더 좋아하는것같아요.

그런 의미에서보면 이번 신작도 확실히 취향을 탈 만한 물건이죠.
액션은 비교적 적고 투닥투닥 인물관계가 더 재밌는 영화라...

약간 하드한 함대전을 기대했는데 좀 아쉽기도했구요.

전 재밌게 봤습니다. 스팍 정말 멋졌어요^^
Commented by 두드리자 at 2009/05/20 23:49
제게 있어 스타트렉은 너무 두꺼워서 읽을 엄두도 안 나는 고전입니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만큼은 상당히 끌리더군요. 2차대전 무렵 일본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적함이 바로 미국의 항모 엔터프라이즈였고, 세계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이기도 하니까요. 저 생김새도 꽤 멋지게 보이고.
앞으로 미국이 우주전함을 진짜로 만들면, 그 배에는 분명 '엔터프라이즈'란 이름이 붙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21 00:02
이미 팬들의 편지세례에 못이겨 NASA가 최초의 실험용 우주왕복선 이름을 엔터프라이즈로 붙인 역사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21 00:04
>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한 오락 영화로 잘 만들어졌다는 수준인가 보다.
> 과연 스타워즈의 첫 에피소드도 클래식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보여졌단 말이지.

솔직히 스타워즈 에피1은 구조적으론 에피4 재탕에다가 앞으로의 결과에 이리저리 끼워맞추는 데에만 신경쓰다 보니 연출 자체는 무지 심심했죠. (이건 루카스 본인의 능력 문제지만)
이번 스타트렉은 거기에 비해 프리퀄인척 하고 리부팅하는 물건인지라 아주 자유롭게 막가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뭐랄까 (...)

> 여기서 트랜스포머를 언급한(게다가 깐) 건 조금 위험한 발언이려나?

......각본쓴 놈들이 같은놈들이기 때문에 별로 위험하다고 할 것까지는 OTL

Commented by Dr.hell at 2009/05/21 06:15
진짜 첫 티비 시리즈는 afkn 이 나오지 않는 지역이라 거의 접하질 못했지만 어린시절 부터 스타트렉 존재 정도는 알았던 그러니까 트레키 까지는 아닌데...

79년 첫 스타트렉 극장판 모션 픽쳐스 가 VHS 시장 활성하던 1989 년에 출시된이후 스타트렉만 의 심오한 이야기에 끌려 92년 6편까지 적어도 극장판으로 나온것은 다보게되는 팬 이 되었었습니다.

이후 90년인가 91년에 쟈비에 교수로 나온 피카드 함장이 이끄는 TNG 도 국내 방영되었지요.

적어도 1979년 첫 극장판 공식타이틀명 '스타트렉 더 모션 픽쳐' 는 고전적이면서도 모던한 스타일이 공존하던 70년대말 공기가 느껴지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시나리오가 훌륭하고 무려 감독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사운드 오브 뮤직 의 로버트 와이즈 감독 으로 저같이 구닥다리 맛을 음미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만 합니다. ^^;;

요번 스타트렉 영화평은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중 스타트렉 코스튬 디자인을 유심히 봤달까요.. 60년대 중후반 스타트 되었던 돈 별로 안들인 티비 시리즈 스타트렉 의상이 그야말로 '스웨터' 에다가 까만바지에 '전투화' 비슷한거 착용하고는 우주선 스투디오에 앉아 23 세기 인척 했었는데...

이거 생각만 하면 안될것 없는 초블럭버스터 예산 속에서 오리지날 그 촌시런 의상 및 당시 미술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연관성 유지 하면서 현대관객에게 어필할수 있는 의상을 보일까 싶어 제가 괜히 의상팀 걱정이 되더군요..*_*
영활보니 '스웨터' 에서 '조기축구복' 정도로 옷감이 바뀌었다는것.. +_*

아 그리고 보셨습니까? 위노나 라이더 가 요번 스타트렉에 나왔었잖아요~

아 그리고 글라스문 님 씨티헌터 일러스트집 찾아가시게 연락 주세요~
Commented by glasmoon at 2009/05/21 16:19
대마왕 님, draco21 남 / 저로서는 뭐 강추까지는 아닌데, 추억이 있다면 충분히 볼만할겁니다.

특공바넷사 님 / 리모이가 출연할 필요가 없었다면 과연 시나리오가 저렇게 됐을까 싶긴 하군요.
그래도 억지 춘향이라는 느낌 없이 잘 연결됐다는데 점수를 줍니다. ^^

플로렌스 님 / 그러니까 전 트랜스포머를 워낙 안좋게 봐서..;;;;

울트라김군 님 / TNG 이후 팬에게는 그런 아쉬운 점이 있었겠군요. 전 AFKN에서 본게 대부분이라. ^^;

배트맨 님 / 전반적으로 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만 이후 시리즈를 계속 볼지 어떨지는 아직...

올드보이 님 / 음, 우리나라 관객들의 취향에 대해서는 찾아보면 그럴듯한 조사 자료가 나오겠지만,
보편적으로 국내 관객들은 낙관적인 해피 엔딩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마니아 계층에서는 비관적인 쪽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죠. 저는 일단 그렇긴 한데.
'액션은 비교적 적고 투닥투닥 인물관계가 더 재밌는 영화', 이게 스타트렉의 핵심이라고들 하죠. ^^

두드리자 님 / 그렇죠. 너무 방대해서 엄두가 전혀. --;;
우주왕복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콘셉트의 미국산 우주함이 나오면 분명 또 '엔터프라이즈호'가 될겝니다.

잠본이 님 / 하긴, 뒷 부분이 확고히 정해져있느냐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리부팅이냐 확실히 다르네요.
각본에서는, 트랜스포머의 그것은 정말 보면서도 한심하다고 여겨졌..;;

Dr.hell 님 / 오우, 의상에 주목한 분도 계셨군요. '조기축구복'에서 뒤집어집니다. 크하하~
덧: 에릭 바나와 함께 위노나 라이더는 본문의 덧글에 남겨놨는데요. ^^;
덧2: 참, 제가 깜빡하고 있었네요. 이번주 안으로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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