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을 뒤적이다가 재미있는 물건을 찾아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나온건 2001년이고, 제가 구입한 건 그보다 몇 년 뒤일텐데,
어찌어찌 개봉될 틈도 없이 그냥 쭈~욱 봉인되어 있었네요.
맥팔레인의 무비 매니악 4 시리즈에서, "터미네이터 2" T-800의 7인치급 피겨입니다.

T2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똑똑히 기억하실,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제철소에 들어간 뒤
T-1000의 접근을 경계하는 장면을 옮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맥팔레인에서 주지사님의 초상권을 얻는데 실패한 나머지
영화에서와 달리 T-800의 얼굴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곤란할 정도로 심하게 일그러졌죠.

일단은 액션 피겨이면서도 가동은 거의 포기한 터라 고정형 스테츄에 가깝지만
당시 획기적인 품질로 이름을 드높이던 맥팔레인답게 조형, 디테일, 채색 거의 모든 면에서
지금의 제품들과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는 느낌은 없습니다.
아니 요즘의 제품들이 별반 진보가 없었던 것일까요?

몸의 정면, 그러니까 얼굴 오른쪽을 보면 적당히 소프트(...)하고 균형있게 갈아
주지사님의 인간적인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선을 유지했던 것에 반해
좀 더 과격하고 화끈하게(...) 피부를 벗겨내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을 좌우하는 눈 주변 부위가 양쪽 모두 제 모습을 잃었다는게 크죠.

그래도 반대편에서 보면 대체로 기본은 잘 잡혀있구나 하는걸 알 수 있습니다.
초상권에 얽힌 이 문제 때문에 몇몇 분들은 얼굴에 살을 입혀 다시 조형하기도 하셨더랬죠.
저도 '언젠가'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역시나 생각뿐인 채로 여태.

아, 렌즈 안에 먼지가 장난 아니네요. 이거 어떻게 털어낸담.
하여간 당시로서는 레플리카급 고가의 제품이 아니라면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고,
얼굴의 훼손이 심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잘 만들어져 그럭저럭 인기가 있었더랬습니다.
나중에 T3 때는 온전한 얼굴로 새로 나왔지만 아무리 잘나와도 T3는 T3일 뿐 T2는 아니니..--
지금 되팔면 프리미엄을 좀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를텐데(푸하) 그냥 개봉해버렸네요.
참, 언데미지 버전으로 제대로 된 T2의 7인치급 T-800이 이번에 네카에서 세 종류가 나오는데
품질이 워낙 널뛰기를 하는 네카이다보니 우선 실물을 보아야 뭐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네카 - 컬트클래식 터미네이터 2: T-800 엔도스켈레튼
미라지/야마토 - 터미네이터 2 컬렉터블 피규어
덧글
(초상권 문제로) 경쟁조직의 염산테러로 '얼굴이 뭉개진' 마피아 보스와 그의 숨겨진 아들.... 이런 '망상'도 해보게 되구요.
표현으로 따지자면 원래 맥팔의 초기 액피가 몬스터나 좀비류 위주였으므로 자연스레 그쪽으로? 쿨럭~
독고구패 님 / 그러고보면 맥팔에서 그런 식의 교체 서비스에는 상당히 인색한 편이었죠.
T3때 제품으로 멀쩡하게 나온 주지사님 얼굴과 적당히 잘라 섞으면... 프랑켄 슈타인!?
(어차피 T-1000은 심심하면 영화상에서 얼굴이 뭉개지긴 하지만)
초상권이 주지사님보다는 저렴했던지 별 문제 없이 비슷하게 나왔죠. ^^
배길수 님 / 아니 그것도 어떤 의미로 맞는 용법이겠... 쿨럭~
아노말로칼리스 님 / 아하, 그런 방법도 있었겠네요. 그러나 이제와서 구하기엔 너무 늦었군요. ^^;
Sengoku 님 / 미적 센스가 대범하십니다. ^^
저 것도 한 때 T-1000과 더불어 상당히 구매를 고려하였다가, 정말 하드고어(..)적인 안면 조형에 충격을 입었던 적이 있었지요.
정말 말씀대로 T3의 아놀드 주지사님이 이후로 정말 잘 나와서 상당히 구해보고 싶었지만 영화에 대한 실망이 워낙 적지 않고, 차이점도 제법 존재하는 터라 잊고 있다가 저는 이번 네카에서 나오는 선글라스와 코드를 걸친 것으로 구해보려고 합니다. 네카가 맨 얼굴 조형을 잘해도 도색으로 아쉬움을 크게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그 쪽이 아무래도 맨 얼굴 형태의 바리에이션보다 확실하게 안심할 수 있기야 하겠지요.. ^_^
사진 여튼 정말 잘 봤습니다.. ^^;
생체기계 님 / 괜히 꺼내서 사진 올려놓고 자뽐 받아서(...)
안면 교체용 T-850과 세트 맞출 T-1000 어떻게 조달해볼까 바람 들어가고 있습니다.
네카 물건은 일단 들어오는대로 실물을 확인한 후 결정할 생각입니다. ^^
CG 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T1, T2 에서는 T-101, T-800 을애니메트로닉 기술이나 아놀드 얼굴에 분장하는 수준으로 내부기계를 아놀드 얼굴 외피에 덮는 방식이라 이마, 눈동자, 빰 에 국한되었던것인데 좌우만 바뀌었을분, 1,2,3 편 거의 비슷한 부위로 내부를 드러내었죠.
아니면 스카이넷 에서 T-800 제조시 유독 얼굴중 이부분만 충격에 약할수 있는데다가, 화염에 약해서 전체 골격이 드러날수 있다고 취급주의 설명서 가 있었던지...
얼굴, 특히 눈 부위의 생체 피부는 보다 저항성이 강한 걸로 입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