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7일
서울에서 자전거 타기


저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그렇다고 몇 시간이 걸려서 땀흘리며 운동을 할 만큼의 거리도 아니지만
차는 없고, 걸어가기엔 좀 멀고, 바로 가는 대중 교통 수단도 없으니 딱인 셈이죠.
그러나 서울에서, 한강이나 하천변 전용 도로를 끼지 않은 일반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기란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닌데...



지난 봄부터 갑자기 출퇴근 코스의 인도 바닥에 자전거 심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운데의 노란색 블록은 원래 시각 장애인의 요철 식별을 위해 깔린 것으로 아는데,
그걸 기준으로 한 쪽은 자전거가 다니라는 얘기인 모양입니다.
충돌 위험은 둘째치고, 길을 걷는 사람도 자전거 타는 사람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건 그나마 가장 널찍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극히 일부 구간이고...



바로 길 건너편은 이렇습니다.
보도 위의 각종 구조물과 난간들로 좁은 곳은 폭이 채 2미터도 되지 않고,
버스 정류장 앞이라 사람들이 많아 걸어서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은 구간인데
하여간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된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행자와 접촉하면 누구 탓인가요?


요즘 녹색 머시기다 뭐다 해서 자전거 얘기가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대통령도 시장도 나서서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무슨무슨 날이네 행사네 하며 직접 타기도 하데요.
자전거 산업의 고급화 운운하는 얘기도 자주 들리고, 자전거 제조사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중이죠.
관련 시설도 정비하고, 자전거 도로도 확충한답니다.
네. 꼭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멀쩡한 보도 위에 줄 긋고 그림 그리는거 말고요.
어디 한두 해 봐왔나요. 경제가 어렵다, 유가가 비싸다, 환경이 안좋다 하면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들.



제 애마인 철티비 밧슈 1호를 타기 시작한지 어느덧 3년이 되어
휴일이기도 하겠다 모처럼 닦고 기름치고(네 1년에 한 번 합니다--;) 한 바퀴 돌아보다
평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생각나서 그냥 주절주절 올려봤습니다.
들어오다 얼마전 돌아가신, 한때 이웃 주민이었던 분이 사시던 집 앞에서 한 장.
이제 시간도 많이 흘렀고 동네도 몰라볼만큼 변해가는데 이 집만은 바뀐게 없네요.


너의 이름은 밧슈!
밧슈 1호, 오버홀

by glasmoon | 2009/06/07 18:56 | etc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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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okaNG at 2009/06/07 19:51
뭐, 자전거 전용 도로인'척' 하면서 가로수가 즐비한 일산보단 낫네요.;ㅅ;
아, 자전거 도로쪽이 뚫렸고 인도쪽이 가로수로 막혔던가?
암튼 길을 반으로 나눠놓고 그 반이 가로수입니다.orz
Commented by 니트 at 2009/06/07 21:44
자전거판 GTA를 찍으라는건지...;; 참 도로가..;;;
Commented by 두드리자 at 2009/06/07 23:08
자동차들이 대부분 자전거로 바뀌면 환경이나 비용 등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더군요. 다리를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은 너무 많은 터라.....
Commented by draco21 at 2009/06/08 01:16
길에다.. 도장만 찍어놨군요.. -_-: 에그.. 무슨 생각인지...
Commented by w at 2009/06/08 09:00
MB가 한마디 하니 알아서 기는 전형적 전시행정의 극치로군요. 답답해서 정말;;
Commented by 새물결 at 2009/06/09 00:15
우리나라 교통문화는 아직 멀었습니다.
운전자나 보행자나...

예전에 신촌에서 보행자 가득한 도로를 밀고 들어오는 자동차들과 또 그 앞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걸어가는 보행자들을 보면서 지방 사는 저는 일종의 쇼크를 경험했습니다.
서로를 너무 배려하지 않더군요.
Commented by glasmoon at 2009/06/10 17:37
TokaNG 님 / 서울 바깥도 암담하군요. 신도시면 좀 나을 줄 알았는데.

니트 님 / 오오, 그런 깊은 배려가!?

두드리자 님 / 꼭 자전거 분야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도로 체계는 참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체계라기보다 도로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나 보편적인 인식의 문제일지도요.

draco21 님 / 일단 찜?

w 님 / 꼭 MB라서가 아니라 전부터 계속 이래왔긴 합니다. 그런데 나아지는게 없어요.

새물결 님 / 신촌이면 거의 지옥 수준이죠. 다들 당연스레 그러고 삽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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