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돌아온 구판 프라모델 리뷰, 이번에는 1/60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입니다.
건담류와는 달리 만화판이 직접 국내에 소개되었고, 대략 이를 전후한 시기로 반다이의 프라모델이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께서 관련된 기억이나 추억을 가지고 계실 그런 제품이겠네요.
저로서도 물론 그 시절에 만졌던 것들은 다 사라졌으나 하나씩 둘씩 들여놓으며 재판만을 기다리다가
도무지 재판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빨 빠진 것들을 일본 옥션을 통해 긁어모은게 어언 1년 전.
소개라도 해본다는 걸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올려봅니다.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機動警察 パトレイバー)" 시리즈는 제가 -어떤 면면에 있어서는 건담 시리즈보다도-
워낙 좋아하는 것이기도 한데다 작품들 간의 관계가 복잡하기도 하고, 또 다들 잘 아실 것이므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프라모델만 소개하기로 하죠.
패트레이버의 첫 프라모델은 1989년의 극장판,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he Movie" 개봉과 함께 등장하였습니다.
이즈부치 유타카(出渕 裕)가 디자인한 레이버의 상징이기도 한 방수포가 씌워진 독특한 관절부를
플라스틱 뼈대 위에 합성 고무제 커버를 씌워 재현한다는 것으로 상당한 이슈가 되었죠.
이 잉그램 제품이 공식적인 프라모델 시리즈 1번이 되는데, 이후의 제품들이 같은 해 진행된 TV 시리즈인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on Television"을 기준으로 진행되고, 또 이 제품의 금형이 일부 수정되어
시리즈 2번 잉그램(TV판)이 되었기에 사실상 1번 잉그램(극장판)은 재판되지 못하고 환상의 제품이 되었습니다.
역사적(?) 및 컬렉션적 의미를 제외하면 메리트는 없지만 레어에 속하는 것이다보니 프리미엄이 상당하여
제 수집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전같으면 가차없이 쓸어왔을 것을, 제 성격도 변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소개는 2번, 잉그램(TV판)으로 시작합니다.
하얀 바탕 위에 리볼버 캐논을 빼든 1호기와 그 뒤에 실루엣 처리된 2호기의 모습이 멋지네요.
AV-98 잉그램은 시노하라 중공이 야심차게 개발한 경찰용 레이버로 명실상부 패트레이버의 주인공이죠.
이름에 대해서는 'INdeterminate GRound Armed Mobile: 불확정형육상병장차량'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거야 뭐 SEED에서 'GUNDAM' 철자 가지고 장난치는 것과 같은 수준이고..^^
어쨌든 기존의 레이버와는 거의 모든 부분과 성능에서 완전히 격을 달리하며
외관 또한 시민에게 보여지는 심리적 영향을 고려하여 멋드러지게 만들어진 '정의의 사도'.
그러가 그 결과 개발비를 포함한 총 가격은 56억 7천만엔. 쿨럭쿨럭~
시리즈 공통으로 구성물은 이와 같습니다.
다색 성형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설정색을 고려한 러너들이죠.
폴리캡은 PC-6 시리즈.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를 상징했던 합성 고무제 관절 커버입니다.
그외에 고글이나 경광등 부분은 색상이 들어간 클리어 부품으로 재현되었습니다.
이외에 번호판과 경시청 마킹을 포함해서 상당량이 들어간 마킹 씰 스티커가 들어있죠.
또 시리즈 공통으로, 설명서는 길쭉한 책자형이 아닌 커다란 한 장을 접은 형태로 들어가면서
그 뒷면에는 박스의 일러스트가 멋드러지게 인쇄되었습니다.
카이다 유지의 전성기였지요. 당시 이 핀업 일러스트들로 벽을 도배한 이도 많았을 듯. ^^
완성하면 이렇게 됩니다. 머리와 어깨에 따라 1호기 및 2호기 중 하나를 선택 조립하며
무장으로 스턴 스틱과 37mm 리볼버 캐논, 90mm 라이어트 캐논을 들려줄 수 있습니다.
MS든 레이버든 쭉빵 몸매 일색인 요즘의 유행에 비하면 상당한 고릴라 체형이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양호한 스타일이었고, 저로서는 레이버란 저런 체형이 더 어울린다고 보는 편이죠.
플라스틱 뼈대에 합성 고무 커버를 씌운 혁신적인 관절을 통해 꽤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무의 재질과 두께상 정자세 이외의 가동 포즈를 취하기는 상당히 곤란하다는 문제점이..;;
시리즈 3번은 독일산 깡패, TYPE-7B/2B 브로켄입니다.
SEE(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유럽)이 개발한 군사용 레이버로 대출력에 중장갑과 중무장을 갖춰
대단한 파워와 성능을 자랑했으나, 평화스러운(?) 20세기말의 일본에 독일 국방군이 들어올 리는 없어
밀수품 취급이다보니 파일럿의 자질이 떨어지고 성능도 살리지 못해 어쩔 도리없는 악역으로 전락.
그래도 자체의 매력은 숨길 수 없어 패트레이버 전체를 통틀어 인기 레이버 중 하나죠.
제품 구성은 비슷합니다. 그래도 몸체의 볼륨이 다르다보니 왠지 부품이 풍성한 느낌?
작중에서는 밀수품이므로 일체의 외부 표식이 없는 민짜의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프라모델 키트야 만들기 나름이므로 독일 국방군의 마킹을 상당량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절용 고무 커버가 들어있는 것은 같지만 어째 잉그램과 크기나 모양이 꽤 다른데...
그것은 브로켄이 중장갑인데다 밀폐성도 높아 방수포가 노출되는 부분이 적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팔꿈치와 무릎 부분은 기존의 건프라 등과 같은 평범한 구조가 되면서
1/60 패트레이버 전 제품을 통틀어 가동에서는 가장 안정적이라는 아이러니를 갖게 되었습니다. ^^;
게다가 설정만 되어있던 각종 화기류도 풍부! (MPL이나 MG3는 아닙니다. 일단은. --)
참, 등 뒤에 돌출된 부분은 무슨 사벨(...)과 같은 근접 무기가 아니라 그냥 복합 센서.
시리즈 4번은 군용 레이버의 스타, ARL-99B 헬다이버입니다.
시노하라 중공에서 만든 육상자위대 기계화공정사단 소속의 99식 공정 레이버...지만
껍데기나 알맹이나 역시 잉그램의 군사용 모델이죠.
따라서 기본 성능은 높으나 기체 성격상 무게를 줄여야 했기에 장갑이나 무장은 가벼운 편입니다.
작중에서는 제대로 훈련된 군인들이 탑승하여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활약하기도 했고,
밀리터리 성향의 팬들에게는 오히려 잉그램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 기체.
경량급이기에 부품들의 크기가 고만고만하지만 제품 구성은 다 비슷합니다.
카메라 바이저를 위한 파란색 클리어 부품, 화기 제어용 케이블, 육자대 마킹 씰이 들어있습니다.
사실상 잉그램과 같은 계열이므로 내부 구조도 비슷할 것 같지만 의외로 고무 부품에서 보듯 조금씩 다른데
다리 좌우가 분리된 밴드 스타킹(...)에서 좌우가 붙어 허리까지 올라간 팬티 스타킹(.....)으로 바뀌었습니다.
잉그램의 고관절 처리가 곤란하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시리즈에서 좌우 분리형은 잉그램 뿐이죠.
군용 치고는 무장이 빈약해 보이지만 원래 설정이 그러한 것이고, ^^;
날씬하니 스타일이 좋은데다 다리의 다이브 브레이크 개폐 및 메카 디테일 재현(통짜 몰드긴 하지만),
게다가 옵션으로 패러슈트 팩까지 장비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키트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밀리터리 스타일의 특성상 소대 편성은 기본?
시리즈 5번은 AV-X0 제로. 소개에 앞서 박스에 찍힌 이름에 문제가 있는데,
이 기체의 형번은 AV-X0, 일본 이름으로 '레이시키(零式)', 이를 다시 영어로 옮기면 'Type-Zero'가 됩니다만
박스에 쓰인 것처럼 'TYPE X-0'라고 표기하지는 않습니다. 형번 앞에 'TYPE'가 붙는 것은 샤프트 쪽이죠.
게다가 그 아래엔 뜬금없이 AV-2. --;; AV-2는 극장판 2편에 등장하는 발리안트의 형번입니다. 이거 참.
외관의 실루엣은 어째 선행기인 잉그램보다 적이자 라이벌인 그리폰을 더 닮고 있지만
극장판 1편에서 대단히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하여 가장 인기 높은 레이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TV 시리즈를 기준으로 전개된 프라모델에서도 개량후속기 AV-0 피스메이커를 제치고 발탁.
제품 구성은 잉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클리어 부품들, 약간의 마킹 씰 등의 부가 요소도 같은데 고무 부품은 바뀌었죠.
허리를 포함한 하체 관절을 반바지 스타일의 커버로 덮게 됩니다.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잉그램의 허리 부분 커버는 그냥 플라스틱 그대로였습니다.
제로가 원래 팔이 길긴 하지만, 극중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에 비하면 어딘지 귀여워 보이죠? ^^;
별도의 무장을 쥐지 않으므로 손을 편 형태인데 구멍손보다는 이쪽이 오히려 디테일이 낫습니다.
대신 커다란 방패가 들어있긴 하지만 얇고 평평해서 그다지 쓸만한 건 못되는 편.
또 손목에 부품을 덧붙여 극중의 공격 장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엇비슷해 보이지만 내부 구조나 관절 처리에서 확실한 개선이 이루어진 제품이기도 하고
이 제로를 통해 잉그램을 개조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있었지요.
시리즈 6번은 강력한 검은 레이버, TYPE-J9 그리폰입니다.
SEJ(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재팬)의 츠치우라 연구소에서 오로지 성능만을 추구하여 만들어진 괴물.
외관으로 보나 역할로 보나 "철인 28호"의 블랙 옥스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양갈래 머리와 커다란 날개라는
특징적인 인상은 수 년 뒤 카토키 하지메가 "기동무투전 G 건담"의 마스터 건담으로 다시 답습합니다.
어쨌든 패트레이버에 등장하는 레이버 중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처음부터 양산이나 판매는 도외시한 채 기술 과시용 원오프 기체로 만들어진 터라
퇴장한 뒤 후계기라던가 하는 것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워 하는 분들도 계셨던 듯합니다.
뭐 그 외관만이라면 어째서인지 AV-0 시리즈가 물려받긴 했지만. ^^;
검은 레이버이므로 러너는 올 블랙~
고무 부품도 블랙~ 클리어 레드로 사출된 고글만이 유일하게 색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눈으로 보기에 형태는 의외로 잘 나왔더랬습니다. 날개 크기도 제대로이고 말이죠.
내부 구조는 바로 앞에 나왔던 제로와 흡사한데, 아무래도 생긴게 이렇다보니 제약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점들이 고스란히 다시 단점이 되어, 어깨가 좁아지면서 레이버다운 맛이 떨어져
제로나 다른 레이버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스타일이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날개가 크고 무겁다보니 부실한 관절로는 도무지 지탱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시리즈 7번은 스크림 마스크, TYPE-R13EX 팬텀입니다.
흰 머리의 눈 자리에 레이저포를 달고 이름을 유령이라 붙이다니, 이즈부치의 센스가 재밌어요. ^^
원격 조종의 무인기여서 박스에는 '레이버'가 아닌 '로봇'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앞의 그리폰 역시
레이버의 규격에서 벗어나는 물건이다보니 그냥 '테스트 머신'이라고 되어 있었죠. 은근 까칠한 듯.
그리폰과 마찬가지로 SEJ에서 만든 실험기로 강력한 레이저 병기와 대형 ECM 장비를 탑재하였습니다.
이런 성능을 살려 작중에서는 브로켄 여러 기를 거느리고 큰 소동을 일으켰는데,
성격이 이런데다 무인기이기도 하고, 좀 변태같은 느낌이 드는 로봇이랄까. ^^;
덩치가 있는데다 이런저런 잔재미 요소도 있어서 볼륨은 풍성한 편입니다.
고무 부품을 보면 다른 레이버들보다 짧기도 하고, 다리도 좌우가 분리되어 있는데...
브로켄과 반대로 고간 부위는 노출이 없고 대신 무릎 관절에 들어가기 때문이죠. 팔도 마찬가지.
고무 커버의 제약이 없는 덕분에 어깨나 다리의 가동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입니다.
ECM이나 방열판의 전개는 교체식으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전개했을 때의 등판이 멋지죠.
특이한 포지션과 괴이한 생김새덕에 형제(?)인 그리폰이나 브로켄에 비해 인기와 인지도 공히 밀리지만
이렇게 수상쩍은 놈들을 좋아하는 지지층 덕분인지 단발성 출연임에도 프라모델화 되었습니다.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이 팬텀으로 사실상 전개를 끝냅니다.
시리즈 8번은 알폰스 스페셜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2번 잉그램의 디럭스 패키지 상품이죠.
내용은 2번 잉그램과 똑같고, 그 위에 러너 한 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대신 가격은 200엔이 올라 1,000엔.
추가 부품을 통해 우선 머리와 어깨를 바꾸어 3호기 사양을 만들 수 있고,
좌우 편손과 리볼버 캐논을 쥔 표정이 좋은 손으로 바꾸어 한결 자연스러운 모습이 됩니다.
오른 손목의 연장 부품을 통해 리볼버 캐논을 꺼내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죠.
덤으로 동 스케일의 노아 및 아스마 인형과 지휘차도 들어있는데,
인형의 표정은 썩 좋은 편이 못되고, 지휘차도 조금 작은 편인데다 디테일이 통짜 몰드여서
제대로 써먹으려면 다소의 디테일업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고, 리볼버 캐논의 볼륨이나 좌우 편 손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해서
노멀 잉그램을 손질하느니 200엔 더 주고 이 쪽을 구입하는 편이 낫습니다.
1989~1990년에 전개된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알폰스 스페셜로 종결되었으나...
1993년 두 번째 극장판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2 the Movie"가 개봉되면서 새로운 버전이 등장하였으니
시리즈 9번 잉그램 스페셜입니다.
알폰스 스페셜을 기본으로 그에 더해 작은 러너 두 벌과 새로운 고무 부품이 추가되었는데
가격은 무려 절반이 올라 1,500엔이 되었습니다. 노멀 잉그램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죠. --;
추가된 부품들을 가지고 극장판 2편에 등장한 리액티브 타입을 만들 수 있고
극장판에서 형태가 달라진 2호기 및 3호기의 머리가 추가되었습니다.
...만 달랑 이거 가지고 500엔이라는건 좀..--;;
시절이 시절이고 스케일이 스케일이므로 3호기 머리의 ECM 장비 전개는 구현되지 않습니다.
이 스케일로 극장판 2편 사양을 꼭 재현해야겠다는 부득이한 이유라도 있으면 모를까,
사실 그다지 추천할만한 제품은 아니죠. 역시 1/60 잉그램은 알폰스 스페셜이 진리.
그래서 이것으로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정말 끝! 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이 시리즈가 덤이 또 있었죠.
시리즈 7번 팬텀 이후, 브로켄이나 헬다이버처럼 확고한 인기를 갖지 못한 일부 마이너 레이버들은
인젝션 프라모델이 아닌 소프트 비닐 키트라는 다분히 이례적인 방법을 통해 제품화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1소대의 진압 경찰 MPL-97S 파이손.
마나베 중공이 만들어 제공한 경찰용 레이버로, 대형 방패에 얼굴 가리개 등등의 면모가
딱 기동대원 내지 전투경찰의 위압적인 이미지죠. 배치 당시에는 물론 최첨단의 준수한 성능이었으나
2소대의 신형 잉그램에게 모든 면에서 밀리고, 산업용 레이버도 발전하면서 고전을 면치못한 비운의 레이버.
그러나 교체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던 신형기들이 죄다 말썽을 일으켜 결국 AV-0 피스메이커가 배치될 때까지
줄곧 일선을 지키면서 의외로 장수했던 기체였습니다...만 화면에는 나오질 않으니 그저 안습.
즉 98~99년 2소대의 잉그램이 그 난리를 칠 때도 1소대는 계속 이 파이손을 써왔다는 이야기.
소프비 키트이므로 구성물은 이러합니다. 물론 색분할 같은건 있을리 만무하죠.
1소대의 마킹이 애처롭게 보이는 것은 왜인지. ^^;
패트레이버의 이 소프비 시리즈는 인젝션 시리즈에 비해 형태가 날씬길쭉한 스타일이지만
이 파이손은 유독 더 부실해 보입니다.
팔다리의 연결 부위가 일단은 회전되지만 가동이라 할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별 의미는 없습니다.
소프비 시리즈 2번은 용역 깡패, SR-70 새턴.
파이손의 후계 후보로 SEJ에서 개발한 SRX-70이 이런저런 소란 끝에 채용 불가가 되면서
그를 다시 개수하여 양산한 민간 경비용 레이버입니다.
외양이나 색상에서 그리폰과 일부 닮은 점이 발견되지만 개발사가 같다는 것 외에 딱히 관계는 없죠.
성능은 뛰어났거나 말았거나 결국 역할은 조무래기 악역.
역시 크고 덩어리진 부품들입니다. 제대로 만들려면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지나치게 뻣뻣했던 파이손에 비해 한결 자연스러운 형태로 조형되었습니다.
팔의 각도도 적당해서 제한된 회전을 통해 약간이나마 자세의 변화를 줄 수 있고
부가 무장도 풍부해서 스파이크 달린 방패, 컴뱃 나이프, 42mm 오토 캐논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데
경비용 레이버라기엔 확실히 중무장입니다.
뭣보다 44 오토매그라니, 잉그램의 357 파이손보다 한 술 더 뜨고 있죠. ^^;
소프비 시리즈 3번은 불량 하체, AVS-98 잉그램 이코노미입니다.
AV-98 잉그램의 가격이 너무나 비쌌기에 양산 및 배치를 위해 생산비를 절감한 염가판 모델이죠.
고가의 센서류를 비롯해서 뭘 얼마나 뺀건지 하여간 1/10 정도로 가격을 낮췄다는데,
잉그램과 경합 결과 성능 미달로 부적격 판정, 개량을 거쳐 다시 Mk-II가 만들어졌으나
역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여 차세대기 개발은 AV-0 쪽으로 넘어갑니다.
원형과 Mk-II 중에서 골라 만들 수 있는 선택 조립식이기 때문에 부품이 좀 많습니다.
또 서비스로 알폰스/잉그램 스페셜에 들어있는 지휘차도 들어있죠. 물론 부품 하나로 된 통짜이지만.
원형과 Mk-II의 차이는 색상 외에 머리와 어깨 정도입니다.
포즈가 더 과감해진 것은 좋은데, 사실상 고정 포즈인 소프비에서 과감한 포즈를 취하다보니
직립 정자세는 취할 수 없어 다른 레이버들과 어울리기 힘들다는게 상당한 단점이죠.
AVS 시리즈는 사실상 이 둘로 끝나지만 디자인적인 요소는 극장판 2편의 발리안트로 이어집니다.

여기까지 해서 1/60 패트레이버 시리즈, 1번을 뺀 총 11종입니다.
정말 매력적인 헤라클레스나 타이란트같은 중장비 레이버들도 어떻게든 나왔으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없었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CM's에서 주역기는 합금, 조역기는 PVC, 엑스트라는 소프비라는 등급 분할에 힘입어
일부나마 드디어 입체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프비임에도 한정 수량에 엄청난 가격을 자랑했고,
Z모 님이 미는 도팡같은 경우는 CM's 소프비로도 나오지 못했죠. ^^;
어쨌든 이제와서는 구하기도 힘든 소프비를 제외하고 주류 인젝션 프라모델만 보면
양호한 프로포션을 비롯해서 구조의 특이함과 그에 따른 신선함 등등에 힘입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특이한 관절부였는데, 합성 고무 커버를 씌워 자연스럽게 재현한 것은 좋았으나
고무의 재질과 두께상 정자세 이외의 다양한 가동 포즈를 취하기는 상당히 곤란한 점이 많았고
내부 뼈대가 지금과 같은 ABS 재질이 아니므로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파손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 관절을 고무 튜브 안에 집어넣기 위해 1/60이라는 어정쩡한 비표준 스케일이 되었다는 것도 단점인데다
조립 후 장시간 방치할 경우 마치 필통 안에 넣어둔 고무 지우개처럼 커버가 녹아붙는 사태가..;;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구조와 멋진 스타일은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고
그 결과 1/60 잉그램은 1990년 프라모델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굿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그리고 합성 고무를 이용한 관절은 뒤에 개선을 거쳐 HG 에반게리온 시리즈에서 쓰이게 되었죠.

언제나처럼 조립도 하지않고 썰만 늘어놓은 리뷰아닌 리뷰지만
참고를 위해 시리즈의 간판인 잉그램의 가조립 사진을 한 장 올립니다. 귀엽죠? ^^
실은 이 알폰스 스페셜의 리뷰를 작년에 했었지요. (반다이 - 패트레이버 1/60 알폰스 스페셜 참조)
시리즈 리뷰에 앞서 맛배기로 올린 거였는데 정작 본편이 올라가기까지 장장 1년이라는 세월이..--;;
이제 이런 시리즈 리뷰를 하기엔 여건도 체력도 딸려서 말이죠.
부실한 긴 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네요. ^^;

반다이 - 패트레이버 1/60 알폰스 스페셜CM's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컬렉션 피겨CM's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컬렉션 피겨 /2반다이 - 1/100 푸른 유성 레이즈너 시리즈반다이 - 1/144 기갑전기 드라고나 시리즈 (1부)반다이 - 1/144 기갑전기 드라고나 시리즈 (2부)타카라 - 1/100 기갑계 가리안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