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를 핑계로 질러버린 007 DVD 박스 세트,
이런 물건은 재어두면 쭈~욱 먼지만 쌓이기 십상이라 오자마자 뜯어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007 시리즈의 어지간한 작품이라면 어릴적 TV를 통해 한 번씩은 보았을텐데
이제와서 기억을 되살리기엔 이것저것 온통 짬뽕이 되어있는 판이라 다시보니 참 새롭네요.
초대 제임스 본드는 아시다시피 이 역을 통해 스타로 부상했던 숀 코네리~

007 살인 번호 (Dr. No, 1962)
어쨌든 이 살아있는 전설의 시작. 아기자기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일본 개봉시 "'우리는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 라는 제목이 붙을 뻔했다나 뭐라나.
007 위기일발 (From Russia With Love, 1963)
낭만적인 제목, 멋진 타이틀 시퀀스, 포스 만땅 악당, 매력적인 본드걸, 긴박감 넘치는 시나리오...
단연 코네리 007의 넘버 원.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는 무조건 꼽힐 작품.
007 골드핑거 (Goldfinger, 1964)
좀도둑인줄 알았는데 소도둑, 소도둑인줄 알았더니 세상을 다 훔칠 기세! 스펙터만 악당이냐~
괜히 본드에게 엮여 비명횡사한 미녀 자매에게 애도를. 본드걸은 악당이라도 살아남는 여자의 차지?
007 썬더볼 작전 (Thunderball, 1965)
어릴 때는 무척 재미있게 보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건만, 앞선 작품들에 비하면 역시 밀리는 안타까움.
바닷속 패싸움은 장관이지만 도리없이 느리고 심심하다. 위안이라면 연이어 활약한 애스턴 마틴 DB5.
007 두번 산다 (You Only Live Twice, 1967)
대책없는 동양(일본)에 대한 선입견의 향연이지만 세월이 지나니 그마저도 웃기고,
대책없이 멋진 2000GT의 매력은 여전하다. 근데 조강지처 매력요원 아키는 왜 죽인거야! @%#$ㅉ^&!!
007 여왕 폐하 대작전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1969)
제목 번역이 초특급 개그. 라젠비 본드는 역시 밍밍하지만 그래도 신선하니 나쁘지 않다.
중반이 넘도록 연애편과 임무편이 완전히 따로 논다는게 흠이지만 여자에게 잡힌 본드의 모습에 만족?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Diamonds Are Forever, 1971)
코네리 웰컴 백, 앤드 굿 바이 포에버~ 이제 하기 싫다고 티내는 거? 아니면 캐릭터 표현의 한계?
초기작들에서 블로펠드의 손과 실루엣만 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파문. 전작에 이어 오두방정 대행진.
역시 제 기준으로는 "위기일발"이 지존이고 그 다음이 "골드핑거"로군요.
나머지는 평범한 007 영화 수준이지만 이상하게 "썬더볼"과 "다이아몬드..."는 다시보니 영 시큰둥.
그런데 이렇게 모아보니 포스터들 참 멋지죠?
미국 만화의 한 페이지같은 "썬더볼"과 "두번 산다"를 지나 "여왕 폐하..."와 "다이아몬드..."에 이르면,
특히 "다이아몬드..."와 다음 작 "죽느냐 사느냐"의 포스터는 제가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매일 한 편씩 달라지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려니 이것도 재미가 쏠쏠하네요.
자 이제는 로저 무어의 시대, 스타트~
덧글
죠스형님과 진짜 지구를 정복할 기세의 악당이라니.....
최근작의 악당들은 너무 시시함
언젠가 어머니를 위해서 한번 구해드려야 겠습니다. 007팬이시거든요. ^^:
좋아하시는 포스터는 저와도 겹치는데, 흡사 고전 프라모델 박스 아트 같은 느낌이...
혹시 100년 넘게 가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대마왕 님 / 어쩌다보니 이리 됐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1일 1작 감상을 모토로!
사실 이 시리즈보다 더 엄청난 숫자가 기다리고 있긴 합니다만. orz
이재민 님, EST 님, 효사도르 님 / 속된 말로 올드 간지 폭풍~!
네모도리 님 / 다음편 로저 무어 에라를 기대해 주세요~
아노말로칼리스 님, 잠본이 님 / 그마저도 물러난 뒤 젠틀맨 리그를 결성..!?
draco21 님 / 멋진 어머님이시네요. 현재도 충분히 헐값이긴 한데 수가 많다보니..^^;
kenshiro 님 / 그 역시 빼둘 수 없죠. 본편 끝난 뒤 번외편도 나갑니다~
내일공방 님 / 위기일발의 오프닝은 정말 시대를 앞서갔다는 느낌이. T_T
고전 프라모델 박스 비유는 참으로 적절하십니다.
두드리자 님 / 시리즈가 죽을만 하면 다시 살아나고 그러네요. 007 실은 좀비였다 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