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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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속의 전쟁, 수용소 탈주 특급 by glasmoon



전에 없던 규모로 진행된 제2차 세계 대전은 역시 전례 없는 숫자의 전쟁 포로를 만들어냈다.
분명 협정은 존재했으나 전쟁에 쏟아부을 자원도 모자라는 판에 포로를 제대로 대우할 리는 만무.
게다가 출신 국가에 따른, 또 소속 병과에 따른 파벌과 갈등은 처지를 더욱 괴롭게 한다.
하염없이 길어지는 전쟁, 철저히 통제되는 정보, 너무나 열악한 환경과 배급, 그러나 자유를 향한 갈망...
그대, 그저 아무 생각없이 울타리 안에 주저앉아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텐가?
어떻게든 탈출하여 적의 병력을 소모시키고 다시 한 번 싸울 기회를 쟁취해야 하지 않겠나?
그리하여 여기 세 명의 사나이가 분연히 일어섰다!



존 스터지스의 1963년작, "대탈주(The Great Escape)"
언제 어디서나 탈출을 기도하는 연합군 포로들에게 골머리를 앓던 독일군 사령부는
경력이 화려한 요주의 포로들만을 모아 집중 관리하는 '썩은 달걀은 한 바구니에' 계획을 세운다.
그리하여 새 수용소에 모여든 것은 온갖 유형의 탈주의 프로페셔널들.
그들은 대형 터널을 뚫어 250명이 같이 탈출한다는 전대미문의 계획을 추진하는데...
누가 뭐래도 2차대전 수용소 탈출 영화의 최고봉.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겠지.
스티브 맥퀸을 필두로 제임스 가너, 리차드 아텐보로,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등
당시의 신구 명배우들로 구성된 화려한 포로들이 사나이의 열정의 땀내를 사정없이 분출한다!
긴 시간에 걸쳐 적아군의 수많은 인물이 등장함에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실화에 기반한 사실성과 아직까지도 유효한 오락성을 겸비한 걸작!
아~ 오토바이로 울타리를 뛰어넘는 맥퀸은 그야말로 영웅이었다~


빌리 와일더의 1953년작, "제17 포로수용소(Stalag 17)"
전쟁이 끝나가던 1944년, 미 공군 포로들로 구성된 독일의 제17 수용소(슈탈라크 17).
막사 내의 비밀스러운 활동이 계속 수용소 측에 발각되자 포로들은 내부의 스파이를 의심하고
기막힌 요령으로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던 세프턴은 그 1순위로 지목되어 동료로부터 린치를 받는다.
와중에 새로이 합류한 중위가 열차 폭파를 지휘했다는 비밀마저 누설되면서 생사의 위기에 처하는데...
주류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아마도 첫 POW 영화이자 이후 모든 수용소 영화의 원형.
본래 무대에서 상연되던 것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기에 연극적 묘미가 살아있다.
전쟁의 참혹함이나 치열한 싸움의 묘사는 엷지만 대신 코믹한 요소와 치밀한 구성이 재미를 살린다.
이 작품으로 오스카를 수상한 윌리암 홀든의 연기도 좋지만 많은 조연들의 활약이 그야말로 최고.
무엇보다 포로들이 항의의 표시로 전원 히틀러 콧수염을 단 채 "나의 투쟁"을 읽는 장면은 압권!



마크 롭슨의 1965년작, "탈주 특급(Von Ryan's Express)".
1944년, 독일 영향 하의 이탈리아 북부에 미군의 폭격기 한 대가 추락, 라이언 대령이 포로로 잡힌다.
그러나 들어간 이탈리아 수용소는 엉망이어서 관리자는 친독파 소장과 자주파 장교들이,
수용자는 절대 다수를 이루는 영국군 포로들과 소수의 미군 포로들이 각기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최고 계급의 장교로서 포로들을 통솔하고 수용소 측과 담판해야 할 처지에 놓인 라이언 대령.
좌충우돌하던 어느날 무솔리니가 실각하는 정변이 발생, 수용소의 감시탑도 텅 비어버리는데...
독일이 아닌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수용소의 전원이 탈주한다는 이색적인 영화.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
탈출 자체보다 많은 인원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도주할 것인가 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힘든 과정을 거치며 서로 반목하던 미군, 영국군, 이탈리아군 인원들도 점차 마음을 맞춰간다.
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계속 달려나가는 기차 도주 장면에서 상당한 속도감을 자랑하며
독일군과의 속고 속이는 과정은 어지간한 첩보물을 뺨치는 수작~



덤으로, 위의 영화들이 아무래도 연합군 입장 일변도인 것 같아 소개해보는
라몬트 존슨의 1970년작, "맥켄지 탈출(The McKenzie Break)".
이번에는 반대로 영국 맥켄지의 독일군 포로 수용소가 주무대.
U보트 함장 출신인 슐뤼터 대위가 지휘하는 강성 포로들을 소장이 다루어내지 못하자
군 상부에서는 사태 수습과 정보 수집을 위해 말썽 해결이 전문인 말썽꾼 코너 대위를 내려보낸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계파(공군) 동료들도 희생시키는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슐뤼터,
정신없이 휘둘리는 가운데 어떻게 해서든 탈출 계획을 저지해야만 하는 코너. 과연 대결의 승자는...?
흔치않게 독일군 포로들을 소재로 양군 장교들의 대결을 그려낸 영화. 그러나 그 뿐.
동료 죽이기를 밥먹듯 하는 슐뤼터의 행동에 설득력이 없어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맛은 싱겁다.
아군의 피를 손에 묻혀가면서까지 탈출하고자 한 납득할만한 이유라도 있었으면 모르겠으나..;;


헉헉~ "대탈주"를 강력 요청하신 harpoon님의 바램에 따라 탈주물을 정리하다보니 무려 3+1?
둘만 꼽으라면 단연 "대탈주"와 "17 수용소"겠으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탈주 특급"도 뺄 수 없고
형평성(?)을 위해 독일군 입장도 넣어줘야 하다보니..--;
마지막에 덤으로 끼어들어간 "맥켄지 탈출"은 솔직히 범작에 그치지만
나머지 셋은 저마다 모두 훌륭한 장점을 갖춘 유리달의 강추 영화 되겠다.


에... 개떼들 이후 당장 떠올랐던 유사점 있는 전쟁 영화들의 밑천은 거의 떨어진 셈이군요.
이번 경우처럼 좋아하거나 요망하는 영화 혹은 장르에 대한 요청이 있으면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


개떼들의 수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개떼들의 더티한 원조, 특공대작전
요인 구출 vs 요인 납치, 독수리 요새
확보하라 vs 무너뜨려라, 머나먼 철교
그들을 위한 변명, 뉘른베르크의 재판


덧글

  • 태천-太泉 2009/12/04 20:38 # 답글

    대탈주... 몇년 전에 우연히 EBS(...)에서 보고는 푹 빠졌던 작품이죠~ +o+)b
    어디선가 이 작품에 대해 '전쟁이 없는 최고의 전쟁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였던 거 같은데...

    맥퀸 형아는 황야의 7인 때도 그랬지만, 반항적이면서도 스마트한 포스가 줄줄줄~~~
    그러고 보니 몇인치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대탈주의 스티브 맥퀸 피규어가 나와 있었죠.(전격하빈가 하비재팬인가 광고에서 봤습니다.)
    가죽 점퍼에 야구공, 글러브까지 포함되어 있었던...
    광고 사진엔 모터사이클 타고(제품엔 포함 안되는 거지만) 철책 곁을 달리는 모습까지...(막 뛰어 넘으려고?)
  • harpoon 2009/12/04 23:21 # 답글

    스티브 맥퀸하면 집앞 교통표지판을 뽑아서 벤치프레스를 한 일화가 유명하죠......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모클럽에서는 닉네임으로 쓰고 있습죠 ^^
  • 두드리자 2009/12/04 23:37 # 삭제 답글

    이 블로그의 특성을 생각하면 적당한 영화는.....
    1. 달에 대한 영화.
    2. 자동차에 대한 영화.
    이 정도가 떠오르는군요. 아직 SF를 제외하면 달과 관련된 전쟁영화는 생각이 안 납니다만.
  • 배길수 2009/12/05 10:18 #

    1+2=배트맨
  • glasmoon 2009/12/05 13:07 # 답글

    태천-太泉 님 / 영화 관련이니 아마도 12인치겠죠? 그쪽은 범위 밖인지라 참 다행입니다. ^^

    harpoon 님 / 일찍 가버려서 아쉬운 배우 중 한 명입니다. 참 세기의 배우였는데...

    두드리자 님 / 음냐... 냉전시대 미소의 군사 대결이 달까지 갔어야 했던 걸까요? 아악~ 그건 용납못해~

    배길수 님 / 그래서 제가 배트맨을 좋아하는 것이었군요. orz
  • f2p cat 2009/12/05 15:20 # 삭제 답글

    대탈주에서 입고 나온 티쌰쓰 한정판 레플리카라던지..
    맥퀸엉아에 대한 제 마음을 사람들이 안다면 절 게이로 볼지도 몰라요!
    엉엉, 맥퀸..
  • glasmoon 2009/12/06 16:58 # 답글

    f2p cat 님 / 으허헉~ 그 정도의 애정이라면..;; 맥퀸 특집이라도 해볼까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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