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의 첫 포스트는 이것으로 시작하게 되는군요.
12월 31일까지의 기한을 가지고 2009년의 말미를 보람차게 달렸던(...) 코르베트 Z06입니다.
GM 산하 시보레의 코르베트 -콜베트든 콜벳이든 하여간- 는 가장 유명한 미국 스포츠카 중 하나겠죠?
닷지 바이퍼, 셸비 머스탱 등과 함께 아메리칸 머슬의 간판 주자 중 하나이면서도
남성적인 힘을 내세우는 다른 차들과는 달리 상당히 미끈한 라인을 자랑하는 자동차인데
그것은 코르베트가 1953년 데뷔 당시 유럽의 스포츠카를 상당히 의식하여 만들어진 혈통에 기인합니다.
첫 등장 이래 다섯 번의 큰 변화를 겪어 현행 C6 모델로 진화한 것이 2005년,
그리고 그 고성능 사양인 Z06이 2006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C6의 일반형과 Z06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엔진의 배기량이 6,000cc에서 7,000cc로 증가한 것이겠죠.
그에 맞추어 배기 계통이나 브레이크도 바뀌는 등 동력계가 대폭 파워업되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후드와 범퍼 사이에 스쿠프가 하나 뚫린 것으로 쉽게 구분되며
휠도 더블 스포크의 것으로, 트렁크 위의 브레이크 램프도 스포일러를 겸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강화된 출력으로부터 차체의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떼어낼 수 있던 천장도 완전히 고정되었으므로
일반형의 탈착식 검은색 지붕에 비해 Z06의 일체형 차체색 지붕으로 역시 쉽게 구분됩니다.
이 Z06은 실차의 등장과 함께, 미국차이므로 당연스럽게(?) 레벨에서 1/25 스케일로 모형화되었습니다.

워낙 시간에 쫓겼으므로 이리저리 손볼 여지는 전혀 없어서 스트레이트로 완성하였습니다.
색상은 발주자가 'sunburst orange'라고 미리 지정해주었으므로 (일부 자료에 의하면 'atomic orange'. 덜덜~)
그와 비슷한 색감을 내기 위해 실버 위에 클리어 오렌지를 오버 코팅하였습니다.
까다로운 주문 덕에 고맙게도(...) 오버 코팅을 처음 해보았는데, 특유의 색감 외에도 장점이 둘 있더군요.
방향지시등도 보통 클리어 오렌지를 사용하므로 따로 칠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패널 라인과 같은 좁은 곳은 클리어 도료가 알아서 뭉쳐 진해지므로 먹선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 외엔 얼룩 잘 생겨, 덧칠을 해도 먼지와 흠집 잘 보여, 광내기도 까다로와, 기타등등..--;

코르베트는 C2부터 C5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팝업식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C6에 이르러 다시 고정식 헤드램프로 바뀌었습니다. 저야 감은 눈보다는 뜬 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코르베트는 워낙 팝업식 램프의 대명사이자 상징이기도 해서 어색한 느낌은 역시 남네요.
덕분에 모 자동차와 인상이 비슷해져서 '여성형 바X퍼'라는 소리도 듣는 모양입니다만. ^^;
범퍼 아래의 그릴같은 부분은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뚫어내고 교체했을 부분이건만
이번에는 그럴 시간도 없었습니다. 절대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쿨럭~

언제나 그렇듯 인테리어도 이리저리 칠해주었지만 저녁 햇빛에 제대로 보일 리는 없습니다.
잘 안보이지만 계기판이 데칼을 붙이는 게 아니라 클리어 부품 뒤에 대는 식이라는게 재밌더군요.
능력이 되는 분은 LED 개조를 하셔도 좋을 듯.

역시 코르베트의 매력이라면 통통하고 한껏 치켜올라간 엉덩이겠죠? 참 멋집니다.
키트에서 메탈 부품으로 기본 제공된 머플러 팁이 꽤 볼만하네요.
만들면서 느낀 점인데, 코르베트는 엔진이 앞에 있고 트랜스미션이 따로 뒤쪽에 놓여있어서
화물 적재 공간이 거의 수퍼카 수준으로 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트렁크라 하기도 뭐한 수준.
하긴 뭐 이 차로 누가 장거리 여행을 하겠습니까마는..^^;;

급하게 사진을 찍다보니 장수가 부족해서 흔들리거나 초점이 나간 것도 그냥 썼는데,
아뿔사, 기껏 엔진 들어있다고 좋아하며 만들어놓고 사진을 안찍었더군요.
넘겨주면서 카메라를 빌려 한 장 찍긴 했으나..;; 사진보다는 그럴듯한 엔진이 제대로 실려있습니다. 삐질~
그 위로 보이는 두리뭉실하게 몰드 처리된 와이퍼는 이 키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이런저런 일이 많은 연말과 겹쳐서 열흘간 정말 잠을 최소한으로 줄여가며 간신히 만들었습니다.
작년 포르쉐 복스터의 최단 기록을 깨지는 못했지만 피로도는 그 못지 않은 듯. -_-
오버 코팅을 처음 해봤다는 것 외엔 딱히 시도한 것도 없고, 실수해도 무시하고 그냥 줄창 달렸네요.
전체적인 완성도도 별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저 광은 좀 난것 같다는 걸로 위안을 삼습니다.
어쨌든 기한 내에 완성해서 무사히 넘겼다는 데 의의를..;;
아, 그게 미국에 사는 사촌동생이 결혼하러 들어와서 말이죠. 결혼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만드는 건데
그넘 들어갈때 같이 보내지 못하면 바다 건너까지 무사히 보내는게 무척 큰 일이다보니.
사실상 2009년의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완성 포스팅이 해를 넘겼으므로 어쨌든 2010년작입니다.
우와~ 올해는 시작부터 한 건 했어요! (야!!)

레벨 - 시보레 코르베트 C6 Z06
시보레 코르베트 Z06 (1): 차체
시보레 코르베트 Z06 (2): 엔진 & 섀시
시보레 코르베트 Z06 (3): 인테리어
시보레 코르베트 Z06 (4): 광내기 & 기타
덧글
변속기가 뒤에 있는 게 보편적이고, 그 중에서 콜벳만큼 트렁크가 넓은 차는 별로 없지요. 미드십인 슈퍼카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파워트레인 뒤로 보내고 앞에다 만든 트렁크보다도 넓은 게 콜벳의 뒤 트렁크죠. 썩어도 양카는 양카라고, 수납력이 보통 이상이죠.
저는 오토킷에는 오버코팅 다시는 안합니다. ^^;
지나고 보니 더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더군요.
여건이 되시면 실차용 페인트(스프레이말고 덜어서 파는것들) 한번 시도해보세요~
초 광속 작업!
눈위에 올려놓으니 또 간지나네요 ㅎㅎ
뒷 유리창이 길게 뻗으니 그냥 3도어 식으로 안쪽까지 넓게 터버린 것은 딱히 나쁘지 않은데
깊이는 더 얕아진데다 시트쪽이 훤히 트여있다보니 마치 선반이랄까, 좀 애매한 것이 된 듯합니다.
가방을 올려놨다가 급정거라도 하는 날에는 헤드레스트를 그대로 강타할 기세죠. ^^;
galant 님 / 저도 오버코팅 그닥 다시하고 싶은 마음은 안드네요. --;;
실차용 페인트는 직접 보고 고를수 있는 매장이 근처에 있다면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없어요.
게다가 저는 스프레이 유저라 덜어서 뿌리는 것도 안되는군요. orz
태천-太泉 님 / 넹. 새해 차 많이 만들도록 애써보겠..;;
상규니 님 / 만약 올해 실차를 장만하게 되면 토이 밸리에 자랑하겠ㅅ..;;;;
태두 님, 뚱띠이 님 / 벼락치기 모델러의 숙명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hikishen 님 / 마지막 사진은 날씨와 시간이 맞아떨어진 지극한 우연의 산물이죠. 크~
직접 들여다보면 날림의 티가 여실하지만 일단 사진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으니 다행입니다.
이오타만세 님 / 에, 실제로 이놈을 눈길에서 굴리면, 감당 안될만큼 미끄러질 겁니다요. 쿨럭~
harpoon 님 / 그놈의 빅지름 여파가 상당하군요. 어여 재개하시길!
두드리자 님 / 정말 아웃되는줄 알았습니다. 헉헉~
이재민 님 / 이런 무모한 짓은 이제 좀 피하고 싶어요. T_T 새해 복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