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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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심장들의 사회, 데이브레이커스 by glasmoon



뱀파이어와 좀비의 같은 점은? 인간이 물리면 그들의 일원이 된다.
뱀파이어와 좀비의 다른 점은? 뱀파이어는 지성이 있으나 좀비는 일부 본능만이 남는다.
그래서 뱀파이어는 스스로 정체를 숨긴 채 동족의 개체수를 유지하고 먹이(?)를 관리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식욕을 가진 좀비는 무리지어 달려들며 한없이 증식해나간다.
그러나 뱀파이어의 숫자가 일정 선을 넘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이 소비하는 먹이의 양이 그 먹이의 자연 증가량을 넘어선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조지 로메로의 1978년작이자 시체 시리즈 제2작, "시체들의 새벽" 이후
절대 다수의 좀비물은 그들로 뒤덮인 세상에서 소수 인간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그렸으나
뱀파이어는 좀비와 전파(?) 방법을 공유하면서도 아름다운 외모와 영원불멸의 삶으로 차별되며
인간과 다른 소수의 전설적인 존재라는 폼나는 위치를 대체로 고수했다.
이번 "데이브레이커스"의 배경은 지상의 대부분에 뱀파이어가 넘실대며 인간 사회를 대체한 2019년.
주인공 에드워드 달튼(에단 호크)은 뱀파이어이면서 사람의 피를 먹지 못하는 모순적 존재.




아직 덜 알려진 감독이 스타급 배우들을 기용하여 전통적인 호러 캐릭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스피어리그 형제의 "데이브레이커스"는 조 존스톤의 "울프맨"과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
그러나 원전의 리메이크를 자처한 "울프맨"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달나라로 가버린 것과 반대로
"데이브레이커스"는 독자적인 아이디어 위에 선배들의 요인을 자기 식으로 소화하여 선보인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전적으로 B급 정서에 충실히 맞닿아 있다.
50~60년대 구식 수트에 중절모까지 갖추어 밤거리를 더욱 검게 칠하는 뱀파이어들,
2차대전 모병 광고에 빗댄 인간 사냥 캠페인, 프림 대신 피를 넣어 파는 커피 가판대,
또다른 모 형제의 출세작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살벌한 기계 장치에 굴비처럼 엮여 피를 뽑히는 인간들...
그리고 도입부의 독창적 상황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기존 뱀파이어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낳고, 끝내는 인간과 뱀파이어에 대한 기본적인 설정을 위협하며
먹이사슬(?)의 방향마저 역전시키는 지경에 이른다.

불혹의 나이가 되었어도 여전히 흔들리는 눈동자를 가진 에단 호크는 못난(...) 뱀파이어에 제격이고
그야말로 B급인 대사를 마구마구 멋지게 날려주시는 윌렘 대포의 끝장 마초도 멋지지만
역시 작품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라면 역시, 노란 눈동자에 입술을 붉게 칠하고
피를 와인처럼 품위있게 홀짝대던, 샘 닐이 연기한 선명한 악역 브롬리 사장이 아니었나 싶다.
그 샘 닐로부터 시작되어 후반 스크린을 피칠갑하는 살육의 향연이란 정말~
이 작품의 기본 뼈대가 좀비물로부터 왔음을 다시 한 번 즐겁게 의심하도록 만든다.
단, 마지막 5분을 빼고. -_-
B급 정서에 충실한 연출에 더해 독특한 아이디어의 힘으로 B0에서 출발하여 B+를 지나
A-까지도 넘보던 작품은 후반 들어 힘이 빠지다 그 마지막 5분을 통해 B-로 주저앉아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후하게 보아주고 싶은 것은 신선한 면모가 많았다는 점과 함께
간만에 제대로 충실하게 만들어진 B급 영화라는 점, 그리고 높은 효율성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이름 알려진 배우들을 캐스팅하고도 제작비가 고작(?) 2천만 달러라니!
(계속 비교되는 "울프맨"의 경우는 1억 5천만 달러)

일단 역시나 평이 극과 극으로 갈렸던 이들 형제의 전작, "언데드"의 소프트부터 찾아봐야겠다.
하나같이 A급만 지향하는 세상, 제대로 B급 영화를 만들 줄 아는 이는 귀하다.


액션과 드라마의 경계? 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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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Side of the Glasmoon : 2010 유리달이 본 영화들 2011-03-04 02:34:35 #

    ... 않았을까 싶은 걸작입니다. 이를 따돌리고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가져간 "엘 시크레토"는 그에 비하면 좀..--; 데이브레이커스 (Daybreakers) 멈춘 심장들의 사회, 데이브레이커스 뱀파이어물의 탈을 쓴 좀비 영화. 껍데기야 어찌됐든 B급의 재미가 있으니 장땡! 출연진의 면면에 혹해 A급 영화를 기대를 기대했던 이들이 벙쪘다고 ... more

덧글

  • 엘레봉 2010/03/21 07:32 # 답글

    이 글을 보고 저도 데이브레이커스를 방금 끝까지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5분이라면 쥬라기공원 박사님부터 이어지는 연출이 끝나고 한숨 돌릴 무렵에 나왔던 아저씨 말이군요. 뜬금없었지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이 영화 크라이슬러 자동차 광고 영화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 rondobell 2010/03/21 16:11 # 답글

    트랜스포머2의 '이사벨 루카스'가 나온다고 해서 볼까 하는데 이사벨의 비중도 큰가요? (+_+)
  • Uglycat 2010/03/22 05:25 #

    그닥 비중이 없어요...
    우리나라의 낚시질 마케팅은 이제 그만 좀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는...
  • 니트 2010/03/21 16:14 # 답글

    저 기계장치는 볼 때마다 닭장이 생각나더군요...;;;
  • initial D 2010/03/21 18:58 # 답글

    포스터를 보니 메트릭스 주인공이

    처음에 메트릭스로 넘어올때 그 장면이 떠오르는군요.. ㅋ

    근대 내용은 뱀파이어 관련으로 전개되는건가요?
  • 두드리자 2010/03/21 23:58 # 삭제 답글

    피를 뽑히는 인간들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군요.
  • Uglycat 2010/03/22 05:26 # 답글

    설정은 참 신선했는데 그 외의 건 많이 진부한 작품이었습니다...
  • glasmoon 2010/03/22 12:48 # 답글

    엘레봉 님 / 그런 광고를 해서라도 제작비를 끌어야 했다는 걸로 나름 이해를--;;

    rondobell 님 / 트랜스포머2를 안봐서 그 처자는 잘 모릅니다만, 이름으로 배역을 더듬어보니
    출연 시간은 한 10분쯤 되나 싶습니다. 흐.

    니트 님, initial D 님 / 매트릭스의 닭장(?)과 크게 다를 것도 없죠. 달걀 대신 피를 생산할 뿐. -,.-

    두드리자 님 / 뭐 뱀파이어만 없을 뿐이지 현실도 크게 다르진 않죠.

    Uglycat 님 / 전 살짝 진부한 부분도 B급 장르물의 미덕으로 즐겁게 보았습니만, 역시 마지막만은 쫌.
  • 전갈 2010/03/25 01:07 # 삭제 답글

    뱀파이어류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유일하게 본것이라고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뿐. 것도 책으로 먼저.
  • glasmoon 2010/03/26 02:31 # 답글

    전갈 님 / 이쪽에 맛들이셔도 곤란하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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