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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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날다, 드래곤 길들이기 by glasmoon



서른을 훌쩍 넘긴 지금도 때때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비행이라기보다는 자유낙하 혹은 부유에 가까운 것이 대부분이지만 어쨌든 비슷하게 '난다'.
그리고 그렇게 날거나 떨어지거나 떠있는 나는 십중팔구 학교 다니던 어린 시절의 모습.
어렴풋이 이게 꿈이라는걸 느끼면서도 깨지 않고 계속 붙들고 싶은 그 위태로운 해방감.


현실에서는 이따금 영화들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곤 한다.
최근의 것들 중에서 꼽자면 "아이언맨(2편 말고)"이나 "아바타" 등등...?
둘만 놓고 보면 아이인데 어른인 척 하는 "아바타"보다는 일단 어른이지만 속은 아이 그대로인
"아이언맨"의 첫 비행이 훨씬 짜릿했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상대가 되지 않게 생겼다.
이 "드래곤 길들이기"의 비행 장면만큼 훌륭한게 또 있었는지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

그 멋드러진 비행과 함께 작품의 매력을 반분하고 있는 것은 역시 그 드래곤, 투슬리스.
귀여운 검은 고양이가 살짝 애교도 있는데다 태우고 하늘을 날기까지 하니 이야말로 캐사기가 아닌가.
독보적인 외모와 성격으로 같이 등장하는 다양한 드래곤들을 모두 존재감 제로의 늪으로 밀어넣긴 하지만
귀여운 고양이는 뭘 해도 다 용서되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 아앙~


고양이의 재롱쇼를 넋놓고 바라보다 후반으로 가면서 살짝 진부해지는 이야기에 정신을 차리게 되나
판에 못이 박힐 뻔했던 결말을 구해낸 마지막 처리는 미처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놀랍다.
모든 일과 관계에는 크고작은 희생이 따르고, 길들여져 애완용 탈것으로 전락할 운명이었던 드래곤은
이를 통해 일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니, 미국산 애니메이션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나이지만
1999년 브래드 버드의 "아이언 자이언트" 이래 유일하게 꼽을만한 것이라 해도 괜찮을까.
(아 "인크레더블"도 있지만 그건 성격이 조금 다르니까 일단. ^^;)

매력적인 검은 고양이와 하늘을 나는 꿈을 잠시 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진다.
훗날 언젠가 간단한 도구의 도움으로 개개인이 모두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더이상 이런 꿈을 꾸지 않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쓸쓸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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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Side of the Glasmoon : 2010 유리달이 본 영화들 2011-03-04 02:34:37 #

    ... 디카프리오 주연이로하군요. 그의 연기로 평가하자면 역시 "셔터 아일랜드"에 표를 줍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검은 고양이 날다, 드래곤 길들이기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 아래에 무참히 죽어나간 용들의 처지를 그대는 아는가? ...라 말하고 보니 왕년 숀 코네리가 용 목소리를 ... more

덧글

  • 나무피리 2010/06/12 22:06 # 답글

    저도 마지막이 참 따뜻하면서도, 좋더라고요. 그런 결말을 예상하지 않았기에 좀 놀라기도 했어요.
    검은 고양이, 라고 하셔서 갸웃했는데, 정말 드래곤이 아니라 고양이라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이번에는 정말 잘 만들어져서 나온 것 같아 저도 이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아이언 자이언트!! 정말 좋아하는 영화에요^_^
  • 두드리자 2010/06/12 22:49 # 삭제 답글

    개개인 대부분이 자유롭게 걷고 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걷고 뛰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듯.
  • R쟈쟈 2010/06/13 00:08 # 답글

    마지막 부분때문에 식겁했지요, 연출적 요소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었습니다.=_=;
  • 2010/06/13 00: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13 02: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노이에 건담 2010/06/13 02:23 # 삭제 답글

    길들여진다는 것이 어찌보면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며 서로에게 속박당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결말이 그렇게 슬픈 것만은 아니겠죠...
  • glasmoon 2010/06/13 16:41 # 답글

    나무피리 님 / 제작진이 처음부터 흑표범의 이미지를 염두에 둔 거라 말하더군요.
    그러나 말이 좋아 흑표범이지, 아무리 봐도 이건 검은 고양이! 그리고, 철거인은 진리입니닷.

    두드리자 님 / 그래도 일상에서 가능해진 뒤에는 느낌이 달라지지 않겠어요?
    사고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꾸는 뛰는 꿈이 보통 사람이 꾸는 같은 꿈과 느낌이 다른 것처럼.

    R쟈쟈 님 / 식겁까지야. 전 살짝 놀란 정도? 괜찮았어요. 흐.

    비공개 d 님 / 전 주로 몸이 점점 가벼워져서 멀~리 날듯 뛰는 식의 꿈을 꿉니다. ^^;

    비공개 ㄱ 님 / 압축하려고 보니 파일 오류네요. 사무실의 원본을 다시 떠봐야겠습니다. --;

    노이에 건담 님 / 물론 저야 저 결말이 슬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말씀하신 내용은 어째 '결혼'에 대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군요. 큭큭~
  • 내일공방 2010/06/13 18:23 # 답글

    저도 미국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취향은 아니었는데, 이건 봤어요!
    공중부유 씬에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그리 큰 감흥은 못미쳤지만 좋은 애니 였습니다.
    애완동물적인 표현은 너무 좋았어요

    릴로 앤 스티치도 좋하하던 애니 였는데 같은 감독 이었군요 ^^
  • bullgorm 2010/06/14 01:36 # 삭제 답글

    철거인은 레전드죠.. 마지막 엔딩에서 나사못이 떠나는 여행길의 종착역은.. 아아..
  • glasmoon 2010/06/14 21:46 # 답글

    내일공방 님 / 전 기대를 별로 안했던 것인지 비행 장면이 매우 흡족했지요.
    릴로 & 스티치 괜찮나요? 캐릭터들이 별로 취향이 아니어서 패스했는데. 음음.

    bullgorm 님 / 이참에 철거인 포스팅을 따로 할까봐요. ^^;
  • The Night Before 2010/06/16 13:21 # 답글

    드래곤 길들이기 일본 포스터 꼭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포스터 같아요^^
  • glasmoon 2010/06/18 21:42 # 답글

    The Night Before 님 / 그렇죠? 일단 투슬리스(일본판 투스)가 귀엽게 나와서 걸긴 했는데 느낌이 좀..;;
    '히크와 드래곤'이라는 제목도 그렇고, 지나치게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잡은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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