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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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RIEST - Jugulator (1997) by glasmoon



언제부턴가 '헤비메탈=주다스프리스트=페인킬러' 라는 등식이 상식으로 통용되는 이 판도이지만
사실 조금 들춰보면 1990년의 "Painkiller"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꽤 돌출된 앨범이다.
오랜 시간 괴롭히던 드럼 파트의 문제를 젊은피 스콧 트래비스의 영입으로 단번에 해결한 밴드는 그를 통하여
점점 흉폭해져가는 세기말 헤비메탈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에 대한 그들 방식의 대답을 내놓았으니
"Painkiller"는 주다스 프리스트가, 아니 헤비메탈이라는 양식이 추구하는 한 편의 극단에 자리한다.
그러나 깎아지른 절벽의 끝에 도달한 밴드는 이후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른 갈등은 메탈갓의 현신 롭 핼포드가 밴드를 떠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데...






지옥불의 맛을 보아라~!


결국 롭 핼포드는 떠나고 남겨진 글랜 팁튼과 K.K. 다우닝이 고민끝에 다다른 결론은
'고음과 속도로는 한 번 끝장을 봤으니 이제 갈 곳은 반대편인 중저음과 묵직함'인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런 판단에는 판테라를 필두로 힘을 강조하던 당시의 흐름도 적지 않게 반영되었으리라.
앨범 전체에서 모든 악기들은 E에서 D로 낮게 튜닝되었고 (정확한 피치는 D보다 더 낮다;;)
낮은 현에서 만들어진 리프는 전보다 느려졌으되 원시적인 템포와 비트에 얹혀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 전환에 롭 핼포드보다 고음역에서는 부족하지만 중저음에서는 더 강한 팀 오웬스가 동참하였다.
(물론 위 'Burn in Hell'에서 보듯 곡이 저음역대로 도배된 것도 아니고, 팀이 고음을 못부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신격화된 전임 보컬이 떠난 자리에 후임으로 누가 온들 그 추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드러난 성격은 다를지언정 "Jugulator" 또한 전작 "Painkiller"와 마찬가지로 당대 주류 헤비메탈의
주다스식 변형과 해석임에도 불구하고 프론트맨의 교체는 골수 팬들의 크나큰 반발을 불러왔으며
그와 함께 새로운 음악 노선 또한 분노에 찬 십자 포화의 목표물이 되어 장렬히 스러져갔다.
결국 이 앨범 이후로 주다스 프리스트는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Demolition")
밴드와 마찬가지로 결별한 뒤 별 재미를 보지 못한 롭과 재결합,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들이 걸어온 영광스러운 길을 거꾸로 더듬게 된다.

걸출한 작품을 내놓은 뒤, 지극한 경지에 다다른 뒤의 공허함과 상실감은 모든 분야에서 한결같은 것.
나는 그 속에서 주다스 프리스트가 도출한 "Jugulator"의 방향이 결코 틀렸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다 소용없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Painkiller" 이후 롭 핼포드가 계속 밴드에서 버텨주었거나
또는 반대로 밴드의 마이크를 마땅한 후계자에게 정식으로 물려주었더라면
이 위대한 헤비메탈의 신들은 그 존재감과 영향력을 좀 더 연장/확장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 주다스 횽님들의 투어 은퇴 소식 덕분에 개설 후 반 년 이상 비워두던 카테고리의 첫 포스트를 올리게 되는군요.
** 새해 첫 포스팅이 이런 음험(?)한 것이라는건 좀 그렇지만 여기는 원래 다크사이드니까 괜찮습니다? 쿨럭~



덧글

  • 소금꼬마 2011/01/01 22:49 # 답글

    하하 저 엘범의 burn in hell... 태진 노래방에서 자주 애용해줍니다. ㅋㅋ
    리퍼시절 주다스도 참 주옥같은 노래가 많은데 말이죠.. 역시 간판 보컬 교체는 진통이..ㄷㄷ

    갠적으로 리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참 안타까웠죠. 롭도 좋아합니다^^
    동태지구에서는 진짜 물만난 물고기처럼 잘 어울렸었는데 뚱베이로 가버려서...
  • FAZZ 2011/01/01 23:25 # 삭제 답글

    실질적으로 JUDAS PRIEST = HEAVY METAL 공식을 만든 진정한 앨범은 BRITISH STEEL인데 확실히 PAINKILLER의 파급력이 일반 METAL 팬들에게 강력하게 자리 잡은듯 합니다. 실제로 JUDAS OLD FAN들에게 있어서 PAINKILLER는 시대조류에 너무 따른 앨범이라 불만들을 많이 냈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JUDAS PRIEST 앨범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바로 이 JUGULATOR인데요. 리퍼의 보컬과 금속성의 헤비함이 매우 맘에 들었는데 이게 역적 앨범이 될줄이야..... 솔직히 앨범의 음악성과 별개로 대접 받는 앨범들이 많은게 또 이쪽이라.... ^^
  • FAZZ 2011/01/02 00:52 # 삭제

    팀 오웬인데 팀 리퍼로 잘못 썼네요. 이글루스는 덧글 수정이 안되니 좀 불편합니다. ^^
  • 대마왕 2011/01/03 11:03 #

    Tim "The Ripper" Owens 니까요.....같은 내용이죠 뭐
  • widow7 2011/01/01 23:54 # 삭제 답글

    보컬 바뀌어서 뜬 밴드가 많을까요, 보컬 교체해서 똥밟은 밴드가 더 많을까요.....보컬이 사망해서 바뀐 AC/DC는 논외로 하고, 반 헤일런은 보컬 바꿔 더 떴다가 한번 더 바꿔 익스트림으로 변한 황당한 경우, 앤스랙스는 후임 보컬 실력이 더 좋아도 선호도 때문에 죽쑨 케이스, 아이언 메이든은 반 헤일런처럼 두번째 보컬이 지존보컬로 인식된 경우고, 헬로윈은 보컬 외적인 문제로 좀 가라앉은 밴드고, 머틀리 크루는 쥬다스 프리스트처럼 보컬 바꿔 꽝 먹고 원상복귀된 경우........개인적으론, 쥬다스 프리스트에 프리멀 피어의 보컬 랄프가 들어와 계속 이어나갔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쥬다스가 계속 활동이 힘든 이유는 역시 보컬 때문이니 말입니다. 페인킬러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때 락음악 듣던 또래끼리는 상당히 놀랐던 음반이었죠. 쥬다스 아직 해체 안했던 거냐, 쥬다스가 스래쉬메탈만큼 빨라졌다, 대세는 얼터너티브인데 쥬다스는 철지난 스피드 경쟁이냐, ........아 지금은 주위에 락음악으로 수다떨 사람들이 없으니....
  • 순두부 2011/01/02 17:14 # 답글

    약간 다른 얘기지만 리퍼는 뭔가 불운의 보컬인거 같습니다 (잘 나가지만!). 아이스드 어스에서도 한창 작살내고 있는데 맷 발로우가 돌아오질 않나..
  • glasmoon 2011/01/02 19:41 # 답글

    소금꼬마 님 / 어이쿠, 노래방에서 메탈 콘서트를 하시는군요. 전 가본게 언제더라;;
    물론 롭은 존경받아 마땅한 보컬리스트지만 리퍼도 훌륭한 보컬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FAZZ 님 / 그렇죠. 페인킬러가 주다스다운 맛은 좀 떨어지는 편인데 워낙 전방위로 힘을 떨쳐놔서. ^^
    목따개(...)는 저도 같은 이유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팀이야 뭐 워낙 리퍼로 알려지기도 했으니~

    widow7 님 / 랄프는 주다스 오디션 본다고 감마 레이를 탈퇴하기까지 했는데 뽑히진 못했으니--;;
    뭐 팀 대신 랄프가 주다스 마이크를 꿰찼다면 결과가 크게 달라졌을것 같진 않지만 말이죠.
    이래저래 아쉬운 일입니다.

    순두부 님 / 팔자가 땜빵 전문인지도요. orz
  • 대마왕 2011/01/03 11:06 #

    랄프 쉐퍼즈의 감마레이 탈퇴는....주다스 오디션 설도 있지만..
    인새니티 앤 지니어스 앨범 이후에 카이 한센이 중음대 보컬을 추구하고
    랄프는 고음을 고집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카이 한센이 보컬을 하기로 해버렸다는 설과..
    (공식적으로는) 함부르크에 사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멀리 떨어진 도시(까먹음)에
    사는 거리상의 문제로 불편해서...라는 설이...또 있죠....
    카이 한센이 보컬하겠다고 랄프 쉐퍼즈 쫓아내고...
    더크 슐레히터가 베이스 치겠다고 얀 루바흐 쫓아내고..덩달아 토마스 나흐도 나가고...
    이래저래 두명의 독재 밴드였던 시절의 감마레이의 뒷얘기죠...ㅎㅎ
  • 대마왕 2011/01/03 09:05 # 답글

    그런데 프리스트의 이같은 행보가..
    아이언 메이든과 상당히 유사하죠...

    전임들 특히 1~2집에서 보컬을 담당했고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는
    마약쟁이 문제아 폴 디아노와 비슷하면서도 지극히 얌전한 전혀 다른 느낌의
    블레즈 베일리를 영입해서 뭔가 중세음악 느낌을 주는 [The X Factor]를 발표하는 와중에
    탈퇴한 브루스 디킨슨은 아이언메이든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을 하다가
    갑자기 아이언메이든 시절의 동료 에이드리언 스미스와 조우, 호쾌한 메틀앨범을 발표하고..
    (프리스트 시절의 동료 스콧 트래비스와 함께 Fight에서 애매한 음악을 하다가 갑자기
    핼포드를 결성해서 프리스트를 능가할정도의 헤비메틀 앨범을 선보이던 롭 핼포드와 비슷..)
    그리고 기억도 안나는 [Virtual XI]라는 '아이언메이든 축구사진집' 같은 앨범을 내놓고
    아~ 이제 메이든도 끝인가..하는 찰라에 브루스+에이드리언이 동시에 메이든과 재결합해서
    환상의 6인조로 완성되는 메이든이라던가....말이죠.......


    ps. 랄프 쉐퍼즈에 대해서는...모잡지에서 롭 핼포드가 "저 인간 나를 너무 따라한다..스토커 같아서
    징그럽다..'라는 식의 감상을 표한 적이 있을 정도로 롭을 따라하지만...사실 발끝에 겨우 다다른
    정도의 그런 느낌이죠...저음이 너무 약해서요...아쉽죠....^^

    ps2. 최근 리퍼 오웬스는 잉베이 맘스틴, 아반타시아 등에 참여하고 솔로 앨범도 내고...프리스트 카비밴드 출신이 프리스트에 들어가더니 굴지의 보컬 중 한명으로 인정 받고 있긴 하죠...그러나...ㅎ
  • 미친도사 2011/01/05 22:15 # 삭제 답글

    이 앨범이 한곡한곡 들으면 꽤 괜찮은 곡이 많은데,쭉~ 듣다보면 다 좀 비슷비슷한 경향이 있어 아쉽지요.
    리퍼 오웬스의 목소리 참 매력적이에요!
  • glasmoon 2011/01/06 23:16 # 답글

    대마왕 님 / 그러고보니 묘하게 닮았네요. 그러나 전 메이든과는 그닥 친분이 형성되질 않아서 말이죠. ^^
    랄프도 나름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롭옹 말마따나 너무 따라해서 카피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랄까.
    그에 비하면 팀은 카피밴드 출신이면서 괜찮은 경력을 쌓고 있다고도 보이지만 어째..;;

    미친도사 님 / 롭옹이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묻히기엔 아까운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존 롭옹의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는건 무리지만 (하긴 뉘라서;;) 팀의 목소리도 꽤 매력적이죠? ^^
  • 랜디리 2011/01/10 17:42 # 답글

    저는 오히려 Ripper 형이 이후에 더 잘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던 Judas 라는 이름을 얻을 수 없었다면, 그저그런 카피밴드나 하고 끝났을 지도 모르잖아요 ^^;

    어쨌든 실력이라는 면에서는 정말 끝까지 간 보컬인데, 아무래도 Judas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운이 안 따랐죠. Ripper 형님의 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동영상 하나 추천 드립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6AA1g_TM2Ik (Roadrunner 20주년인가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King Diamond의 Abigail을 부르는 장면입니다. 아무리 전성기의 King Diamond 형님이라도 절대 따라할 수 없을 수준;; )

    (아, 참고로 영화 Rock Star가 Juads Priest의 보컬 교체를 모티프로 한 영화라고 하더군요. 제가 볼 때는 Judas + Motley Crue 얘기가 반 반 정도인 것 같지만, 어쨌든 시간나실 때 한 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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