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효성 스즈키'라는 회사명이 옛말이 된 것도 꽤나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됩니다마는
스즈키는 혼다, 야마하, 가와사키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2륜차 메이커이기도 하면서
또한 일본 굴지의 -요즘 다이하쓰에게 좀 밀리는 구석이 있지만서도- 4륜 소형/경차 메이커이기도 합니다.
지난세기 말 대우가 판매한 국내 최초의 경차 티코는 스즈키의 대표 모델 알토를 베이스로 개발되었으며
엔진 출력 등을 비롯한 일부 스펙의 차이가 있지만 한 눈에 보아도 4세대 알토와 거의 흡사한 모양새였죠.
스즈키의 알토는 일본 경차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하여 지금까지 7세대에 걸쳐 이어져오면서
다양한 파생형을 낳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재미있는 모델이 알토 라팡(佛; Lapin), 즉 토끼입니다. ^^

2002년 처음 등장한 라팡도 2008년부터 2세대 모델로 바뀌었지만
BMW 그룹의 미니와 마찬가지로 강력하게 어필하는 디자인적인 기조는 그대로 물려받고 있으므로
보다 캐릭터성이 강화된 2세대 모델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라기보다, 이 쪽이 더 얻기 쉬웠..;;)
아니 그보다도 온갖 사양 변경 및 스페셜 모델들이 왕왕 나오는 판이라 딱히 특정해도 의미가 없으려나요.
당장 이 사진도 작년 말부터 판매중인 한정 모델 '라팡 리미티드'니까^^;;
어쨌거나, 정말 귀를 기다랗게 붙이거나 하진 않았음에도 묘하게 토끼 인상이죠?

이 라팡은 명백하게 여성 오너들을 겨냥한 자동차여서 보통의 여느 차와 같이 '강력함', '빠름' 등이 아니라
'편안함', '온화함' 등등 여성적인 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일목요연하고 귀여운 디자인과 밝고 부드러운 색상도 그 부분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죠.
물론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건 아닌데다 최대 25km/l에 달하는 연비를 자랑하고 있구요.
(최고 출력은 일본 경차 규정이 64마력에서 제한되는지라 별 의미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박스카에 가까운 형태이다보니 경차 치고는 의외로 넓은 편이었던 내부 공간은
2세대로 넘어온 뒤 더욱 여유롭다고 합니다. 물론 소형차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말이죠. ^^
그리고 소지품이 많은 여성들을 위해 차체 곳곳에 다양한 수납 공간을 마련함은 물론
2세대 모델로 오면서 보다 캐릭터성을 강조하게 되었는데...

아예 토끼 모양 엠블렘을 따로 만들어서 프론트 그릴 중앙에 박아넣는다던가
도어 손잡이 옆에 공간을 만들어 배치한다던가 (저 부분에는 다른 사진을 넣을 수 있습니다)
계기 중앙의 온보드 LCD 창을 통해 토끼가 드라이버에게 인사나 정보 메세지를 건넨다던가 하는
참으로 제대로 노렸다고밖에 할 수 없는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요즘 국내에도 많이 늘어났다는 애완용 토끼 애호가 분들은 눈돌아갈 옵션인지도 모르겠군요. ^^
(그러고보니 왕년의 단골 손님 미**자님네 토끼들은 잘 있으려나?)

뭐 이런것도 다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 경차의 비중이 상당한 일본이니까 가능한 얘기려나요.
경차라고는 달랑 두 종류, 그것도 한결같이 규정에 빠듯하게 밀어붙이는...
아니지, 규정을 바꿔가며 소형차급의 고출력과 고사양만을 추구하는 국내 사정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국내 경차 오너의 상당수가 여성이라는건 주지의 사실이니 슬슬 이런게 나와도 재미있을텐데 말이죠.
아 그러고보니 마티즈의 핑크색 버전이 나왔던게 조금 화제가 되었었더랬나요.
고작 한다는게 색깔놀이라고 해야할지, 경직된 시장에서 그나마라도 하는게 어디냐고 해야할지. ^^;
음, 제 취향이라면 알토 라팡도 좋지만 올드 미니를 닮은 다이하쓰의 미라 지노가 딱이었는데
그건 2009년 단종되기도 했고 그것까지 소개하자면 길어지니... 중얼중얼.
알토 라팡에 관심이 있는 분은 아래 주소를 참조하세요. (물론 일본어)
스즈키 공식 홈페이지 알토 라팡: http://www.suzuki.co.jp/car/lapin/
스즈키 라팡 스페셜 사이트: http://www.mylapin.jp/
아, 다른 포스팅을 준비하던 와중에 설을 맞아 이야기가 좀 새어버렸습니다. 토끼해라길래..^^;;
간만에 긴 연휴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블로그는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을 존중합니다 ^^)
덧글
가지고 싶은 마음은 꿀뚝 ㅋㅋㅋㅋㅋ
마크리의 핑크는 핑크라곤 도저히 말 해 줄 수 없는 색이라, 실망했었어요. 전단지에 실린 색하고 완전 달랐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경차라면 역시 혼다 액티나 스바루 삼바라고 생각하는 저도 돌아보는...(응?)
이것과는 대척점에 있는 디자인 컨셉트의, 그러나 역시 귀여운, 미쯔비시 아이도 귀엽구요.
몽몽이 님 / 라팡은 수출형이 없으니 좌핸들이 아예 없...죠 아마;;
노이에 건담 님 / 바다 건너 거기에서는 이미 있을 법한데, 별로 보고싶진 않군요. ^^;
칸나 님, KOZY 님 / 전 남자지만, 정말 여자분들의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합니다. 쿨럭~
아스모 님 / 실물은 보지 못했지만 위 사진은 좀 채도가 강조된 면이 있긴 한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그 물빠진 색보다는 그래도 좀 더 핑크에 가까운것 같더랍니다.
배길수 님 / 아... 그건 그것대로..;; 아하하
三相交流 님 / 액티와 삼바라니, 제대로 짚고 계시군요! (뭬야!?)
미쯔비시 아이는... 음, 요즘 추세가 그런 방향으로 흐른다는건 알겠는데 저와는 그닥.
제가 구닥다리라서 그런가봐요. 흐.
우리나라에 수입된다면 사고 싶네요..
여자분하고 같이 있는 차를 보니 우리나라경차보단
큰거 같은데요...차에가 크다면 출력도 꽤 높을듯하구요..
새해 복많이많이 받으십시오. 유리달님.
머스트해브카네용ㅜㅜ 잘 봤습니다
차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겉모습만 보고 이쁜것만 따지는 우리나라 성향이 안타깝네요.
이 라팡은 정말 작답니다.ㅋㅋ 타보면 실제로 좀 좁다고 느껴질 정도더라구요.
저도 제친구들한테 위시리스트라고 보여주면 닛산큐브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큐브도 재작년인가?? 모델 체인지 돼서 조금 틀리죠.
전 저 딸기 우유색 실제로 봤는데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귀여워요.
일부러 스즈키 대리점 가서 카탈로그 받아왔는데..
역시 여성이 주요 타켓이라 그런지 우산이라든지 가방같은 액세서리 종류가 꽤 많아요.
토끼그림 박힌 우산이 2100엔이어서 포기했지만..ㅠㅠ
제 친구 말로는 아줌마 마트출근용 차로는 적합하다고..ㅠㅠ
미라 코코아도 깜찍해요!!
자동차 굉장히 괴엽드라구요 조그마낳고. 하나 갖고싶더라고요. ㅋㅋ
예전에 일본 버라이어티 많이 볼 때 광고 보고-와! 너무 예쁘다! 해서 스즈키 홈피 들어가서 둘러보고, 사진도 퍼다 나르고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 큐브 막 뜰 때도 '큐브따위! 라팡이 훨씬 예쁘다규!'를 외치고 다녔지만 스즈키라고 다들 무시하더군요.
얼마나 꽂혔냐면 엔화 800원대일때, 대마도에 가서 주문해서 직수입까지 고려했었더라능...옵션 뺀 가격이지만 새차값이 90만엔정도였죠. 이것저것 다해도 1500이면 뒤집어 쓰겠다는 결론이. 물론 귀차니즘으로 때려쳤지만요...
못본 사이 더 이뻐졌네요 우리 라팡이.
몇몇 인터넷 카페에 '라빵'이라는 닉으로 남은 옛사랑의 흔적.
언제 능력되면 꼭 한대 업어오고 싶어요!
포스팅 고맙습니다~
4WD 23.0k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