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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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서울 정복!! (上) by glasmoon




경기도 동부를 시작으로 전국 정복(...) 프로젝트를 발동한 이래,
주된 대상은 전국의 시 및 군소재지의 청사이나 '특별한' 서울시를 무시할 생각은 물론 없었죠.
다만 그 막히는 교통과 복잡한 길들을 뚫고 구청들을 답사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뿐.
그러나, 한가위를 맞아 장거리 운전을 하고 새벽 버스로 올라와 멍하게 일어난 다음날 아침,
혼미한 뇌세포들 사이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때는 왔다! 지금의 서울은 텅 빈 상태, 말 그대로 무인지경! 지금이야말로 서울 정복의 호기가 아닌가!'

그리하여 휘하의 세력을 규합한 뒤 정부 전복(내 진심은 훗날 역사가... 쿨럭)...을 꾀하는 대신
큰애를 데리고 서울내 시/구청사 답사에 나섰던 것입니다.
(왜 작은애(모터사이클)가 아닌 큰애(자동차)냐 하면 내비게이션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바야흐로 때는 2012년 10월 2일 오전 9시 정각! 대상은 서울시내 26개 청사!!
주어진 미션은 일몰(오후 6시) 전까지 9시간 내 전 청사 답사 및 인증샷 촬영!!!



정복은 당연히 서울 시청에서 시작하는게 좋겠으나 시간 관계상(...) 시청 가는 길의 종로부터 시작!
종로는 깊은 역사와 비싼 땅값에서 비롯된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과 복잡하고 좁은 길들 덕분에
초행인 사람은 구청을 찾기도 쉽지 않죠. 종로구청은 서울시내 청사들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도 유명합니다.
무려 1922년 준공된 초등학교 건물을 70년대부터 청사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다만 본청사는 공간이 좁아 도무지 사진에 넣을 거리를 확보할수 없어 대신 나중에 지은 바깥의 민원동으로.
가을날 아침무렵 서쪽 하늘은 참 깊고도 깊군요. 현재시각 오전 9시 20분.



그리고 서울의 상징 중 하나인 서울 시청.
구청사 뒤로 감싸듯 세워진 신청사를 두고 요즘 참 말들이 많죠?
제 감상이라면 분명 설계안은 썩 나쁘진 않았는데 실제로 세워진건 어째 딴판이라는 느낌.
무슨 구시대 애니메이션 설정화와 구판 프라모델 프로포션 사이의 갭도 아니고..--
어쨌거나 돈이 얼마가 들었든, 좋든 또는 싫든 앞으로 수십년을 또 함께 해야할 시청사입니다.
'서울'이라는 이름은 없는 대신 뒤로 서울신문 간판이 보이는건 절대 우연? 현재시각 오전 9시 28분.



서울 시청에서 경로를 서쪽으로 잡아 도착한 다음 곳은 서대문구청.
구청 앞의 도로가 좁은데다 아침 해를 피하려다보니 참 각이 안나오네요;
얼핏 보면 요즘 유행하는 유리 외벽을 둘렀지만 건물 자체는 좌우 양끝이 돌출한 고전적인 구조인데
그도 그럴 것이 신축 청사가 아니라 1977년 준공된 구청사를 최근 리모델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쯤이라면 리모델링도 할만 할듯? 이후 더 좋은 사례들도 기다리고 있죠.
아직 햇살이 따가운, 현재시각 오전 9시 49분.



다음은 서울시의 북서쪽 끝인 은평구청.
경로상 은평을 먼저 찍고 서대문으로 갔으면 거리와 시간이 더 절약됐겠지만
치밀한 계획을 세울 틈 없이 대강의 방향만 잡고 무작정 출발한 것이다보니 할 수 없습니다.
은평구청은 거대 복합 청사의 축소판처럼 통일성 있는 여러 작은 건물에 갖출건 다 갖춘 특색있는 곳인데
앞의 서대문구청처럼 이곳도 리모델링 청사이기 때문이죠. 좋은 사례로 왕왕 회자되는 듯.
용인과 같은 거대 단지에 비하면 예쁘고 아자기한 미니어처같달까, 직접 가서 보셔도 좋겠습니다.
입구에 포인트를 주는 앙증맞은 진입로와 로터리가 포인트? 현재시각 오전 10시 1분.



서울은 워낙 땅값이 비싸다보니 거대 청사를 짓기에는 장소도 자금도 도무지 대기가 어렵기에
서대문구나 은평구처럼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게 되지만 그렇다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죠.
이곳 마포구청처럼 새로운 부지에 대형 청사를 지어 이전한 경우도 있습니다.
종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오래되고 작은 곳들만 찍고 와서 그런가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지는데...
이게 다 세금이긴 하죠. 마포 신청사는 규모에 비하면 덜 든 편이라곤 합니다만.
북서부의 마지막인 탁 트인 마포에서, 현재시각 오전 10시 26분.



마포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서울 중심부로 돌아와, 드디어 가장 최신의 용산입니다.
이태원 부근이나 한남대교로 오가는 분이라면 절대 보지 않을 수 없는 그 건물.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거니와 주변이 대부분 녹지와 주택들이어서 크기 또한 더욱 부각되는 듯하죠.
분명 저기에도 나름의 철학과 의미가 부여되긴 했겠지만...
어쨌든 -성남시청에 비할바는 못된다 해도- 약 1천5백억원의 건축비는 서울내 구청 중 압도적인 1위!
가뜩이나 시간 달리는데 사진 찍겠다고 횡단보도 찾아 뛰어다닌 현재시각 오전 10시 57분.



출발점인 시청 부근으로 올라와 서울 중심부의 중구청.
매우 높은 소나무들이 앞을 장식하고 있는 멋진 건물이죠.
중구청 또한 70년대에 지어진 낙후된 건물이었는데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이 단장하였습니다.
매우 단순하고 규칙적으로 정리된 건물 외관과 소나무로 가득한 정원의 대비가 마치 무슨 갤러리 같군요.
(물론 DC의 그거 말고;;) 원점으로 돌아온 현재 시각은 오전 11시 14분.



이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는 와중에 만나는 성동구청입니다.
빌딩형 청사의 대표격이랄까요. 정부 청사라기보다는 회사 사옥같기도 한데...
좀 심심해보이는 면도 있지만 건축비는 800억원을 훌쩍 넘어 시내 구청 중 당당히 3위를 마크.
서울 한복판에서의 현재 시각은 오전 11시 29분.



성동구청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동대문구청이죠.
밀레니엄 이후 완공된 첫 신축 청사로 뭔가 개성을 주려고 했던것 같지만 별로 느껴지지는 않는게 특징?
새로운 유행이 시작되기 전 보수적인 관공서 건물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슬슬 정오가 다가오는 현재 시각은 오전 11시 41분.



청사 사진들은 가급적 공평하게 대하려는 편이고 그래서 모두 가로로 눕혀 찍는게 기준이었건만
제 휴대폰(엑스페리아 아크)으로는 도무지 화면에 들어오질 않아 세워 찍을 수밖에 없는 성북구청.
부지가 넓지 않아 청사가 위로 솟은데다 구청앞 도로도 좁은 편이어서 최대한 민게 이정도네요.
가까이서 올려다보니 커보이지만 건물 자체의 규모는 중간쯤 될까.
한정된 공간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그나마 괜찮게 만들어냈다 싶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못해 너무나 배가 고파 김밥 한줄 사들고 앉은 현재 시각은 오전 11시 58분.



신호 대기에 걸리면 김밥 하나씩 먹으며 북쪽으로 올라올라 이번엔 강북구청입니다.
신축이나 리모델링 없이 원래의 민낯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 청사는 서울내 처음?
확실히 낡은 기색을 감출수 없지만 죄다 비슷비슷한 신축 건물들에 비해 담백한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종로구청처럼 주차 문제를 위한 대책은 필요해 보이는데... 현재 시각 오후 12시 24분.



드디어 서울시 최북단의 도봉구입니다. 간만의 대규모 청사 단지로군요.
분위기가 좀 더 보수적이긴 하지만 성동구청과 비슷한 콘셉트인 걸로 짐작됩니다.
서울시도 외곽 쪽으로 갈수록 새로 지을 부지에 여유가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나
바깥일수록 재정자립도 또한 떨어지게 마련이죠. 도봉구도 30%대 수준인 걸로 아는데..--
이제 남쪽으로 터닝 포인트를 맞은 현재 시각은 오후 12시 44분.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에 만난, 공릉동과 월계동을 기반으로 한(??) 노원구입니다.
90년대 초 당시에는 신식의 모던한 건물이었겠지만 지금은 평범한 인상이 되었군요. 최근 일부 증축.
가득한 아파트들 덕분에 인구가 많기로는 손꼽히는 지역이므로 민원 및 업무량도 짐작이 어렵지 않지만
재정자립도 20%대로 서울내 꼴찌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므로 여러모로 고충이 있을 듯.
노원구청에서의 현재 시각은 오후 1시 2분.



주말 도심에서 6번 국도를 타고 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지나치게되는 중랑.
88올림픽 즈음에 동대문구에서 분리될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어떤 상업 건물의 몇개 층에 세들었던 구청사가 이렇게 이쁘장한 새 건물을 지었었군요.
물론 도봉, 노원 등과 함께 재정 형편이 어려운 동북부에서 세금 낭비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었지만
요즘은 아예 비용의 자릿수가 다른 신청사가 즐비한 형편이니 상대적으로 애교스럽달까;
강북 지역의 마지막이 보이는 현재 시각은 오후 1시 27분.



드디어 다시 한강변에 이르러, 강북 지역의 최종 주자 광진구청입니다.
서울 시내를 통틀어도 매우 인상적인 구청! 1967년 준공으로 연공서열(?)로는 종로구에 이은 시내 2위!
동사무소 규모나 될까 싶은 작은 구청사를 중심으로 병풍을 두르듯 새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죠.
사실 별관들은 좀 중구난방격인 느낌이 있고 그 가운데의 주차 공간은 보시다시피 열악하지만
구청사를 이렇게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산점 팍팍! 게다가 현관 위에 걸린 "본관"의 포스!!
이렇게 서울 강북을 마무리하는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1분.


오전 9시에 출발해서 강북 지역을 도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5시간, 일몰까지 남은 시간은 약 4시간.
머리 위의 해는 점점 서쪽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앞길에 남은 것은 상대적으로 청사의 수는 적지만 이동거리가 긴 강남 지역. 쿠궁~~
도무지 생소한 강서의 미궁! 최신 업데이트된 내비게이션의 배신!!
유리달은 이 난관들을 돌파하고 무모한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
2012년 추석 맞이 프로젝트 "도전! 서울 정복!!", 하편을 기대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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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raco21 2012/10/09 21:35 # 답글

    요즘 제 내비는 자꾸 맛이 가서 이상하게 꼭 물 한가운데 절 안내를 하는게... OTL
  • 두드리자 2012/10/10 00:43 # 삭제 답글

    필요 이상의 거대함일지도?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2/10/10 18:33 # 답글

    서울은 구청들도 삐까뻔쩍 이군여 ㅋㅋ
  • glasmoon 2012/10/10 18:40 # 답글

    draco21 님 / 저는 얌전히 길따라 가고 있는데 내비가 자꾸 빌딩 위에 있다고..--;

    두드리자 님 / 물론 말이야 청사 안에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와 공간이 어쩌고 저쩌고 합니다만
    자기 돈이라면 저렇게까지 하지는 못하겠죠? -_-

    우물쭈물하지않으리 님 / 없는 형편에 세금으로 돈X랄 하는 구들이 많습지요.
  • LApost 2012/10/11 02:28 # 삭제 답글

    제가 사는 구는 아닙니다만 또, 가 보셨겠지만서도 시흥쪽으로 서울 들어오다 보면 서울에서는 금천구청이 SF 느낌으로다가 재건축했잖아요. 경주 벌판에 황룡사 9층 목탑 서있듯이 금천구 최고의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로 오만하게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지요. (실제로 오만하다는 얘기도...)
  • glasmoon 2012/10/15 14:28 # 답글

    LApost 님 / 안그래도 강남편의 주역 중 하나입니다. ^^ (근데 언제 올릴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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