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난 주말, 모처럼 작은애와 함께 투어 비스무리한 것을 다녀왔습니다.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역을 차례로 돌면서 딱 하나 남겨뒀던 코스였죠.
이게 왜 마지막이냐 하면, 워낙 유명한데다 저도 워낙 자주 가봤기 때문...이랄까나??
가평에서 75번 국도로 올라갔다가 56번 국도로 홍천까지 내려오는 투어계의 스테디셀러~

75번으로 가려면 그냥 46번으로 남양주를 거쳐 가평으로 직행해도 되지만
항상 가던데로 가면 재미없으니 양평에서 45번을 타기로 합니다.

6번과 45번이 갈라지는 곳에 두물머리가 있습니다.
두물머리와 양수리 모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라죠.
사시사철 경치 좋기로 유명한 곳인데, 4대강 공사의 마지막 미완 구간으로도 한동안 뉴스를 탔습니다.
어찌어찌 중재가 되어 생태학습장이 되는걸로 합의가 된 모양인데... 잘 되려나.

45번과 46번이 만나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청평 입구에서 75번으로 갈라지는 표지판을 만나죠.
이곳이 75번 국도의 시점은 아닌데, 따로 시점 표지가 없다보니 정확히 어딘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

구불구불 이어진 이 도로에서 보는 북한강은 매우 멋집니다.
명백히 돌아가는 길이다보니 교통량도 많지 않은 편이고 또 그 대부분은 관광 나온 차들이구요.
뒤에 보이는 것은 청평댐.

강변도로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주발봉 옆으로는 한적한 산길도 달리게 됩니다.
분기점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391번 지방도를 타면 계속 강변을 따라가므로 기호따라 기분따라~

가평 초입에 이르러 75번 국도는 다시 391번 지방도, 46번 국도와 만납니다.
요즘 인기좋은 자라섬 캠핑장은 다음주말(현재 기준 지난주말) 재즈 패스티벌 준비가 한창이더군요.
저도 갔으면 좋았겠지만 아시다시피 지난주말에는 영암 F1에 다녀온고로. ^^

동쪽을 향하는 46번 국도와 다시 헤어져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슬슬 산으로 접어들기 시작하죠.
아 정말이지 75번 국도는 강, 들, 계곡, 산이 모두 어우러진 멋진 길이라니까요. 바다 빼곤 다있어~

그리고 점점 깊어지던 산길은 화악산과 백운산 사이를 도마치재로 넘게 됩니다.
해발고도 690m. 꽤 높은 편이죠?

계속 길따라 고개를 내려가면 사내면에서 56번 국도와 만나면서 75번 국도는 끝납니다.
여기서 김화를 향하는 56번의 북쪽 구간은 봄의 철원행때 소개한 바 있으니
이번에는 동쪽으로 춘천을 향해 고고~

75번이 워낙 아기자기하고 멋져서 그렇지 56번 국도도 꽤 좋은 길이죠.
용담 계곡의 풍치도 훌륭합니다.

계곡을 따라 산을 내려오면 5번 국도와 합류하면서 춘천호를 만나게 되는거죠.
오늘 참 날씨도 좋고 물도 잔잔하네요.

춘천을 끼고있는 호수가 춘천호가 아닌 의암호인건 다 알고 계시죠?
춘천호는 춘천댐을 막으면서 생긴 인공 호수입니다. 5/56번 국도가 댐 위를 지나고 있죠.

춘천 북쪽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102 보충대대.
저야 여길 통해 입대하진 않았지만 이곳에 추억이 서린 분도 많으실 듯. ^^

그대로 길을 따라 춘천으로 진입하는데, 하늘이 시끄럽습니다.
뭐 이 동네에서 전투기 날아다니는 거야 이상할 일도 아니건만... 응? 기체들 사이가 너무 가까워??
허걱~ 연막을 뿜으며 분열하기 시작! 저공으로 스쳐간 1기를 확인하니 검은 바탕에 노란 줄무늬!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골든 이글스의 에어쇼를 구경했네요. 무언가를 위한 연습이었을라나.
열심히 찍어대긴 했으나 줌렌즈 없이는 까만 점들 뿐인데다 하필 제 위치에서 태양 방위가 주무대여서
그래도 봐줄만하게 찍힌건 몇 장 되지 않았습니다.
큥~큥~ 파란 하늘에 러브 사인~♪ 나의 그이는 파일럿~♪ 어머 내가 지금 뭐라는거니.

에어쇼 구경은 좋았지만 덕분에 시간이 지체되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춘천에서 56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나가면 다시 험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죠.
먼저 만나는 느랏재는 해발 340m.

그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와인딩 코스가 펼쳐집니다.
도마치재는 골짜기 사이를 따라가는 거라면 이건 산 옆을 끼고 도는거라 스릴있는 재미가?
시간이 늦어 이미 산그늘이 지기 시작했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난 고개인 가락재, 해발 660m.
그늘진 산길은 겨울이 아니더라도 피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어쩔수 없었네요.
그러고보니 작년 이맘때였나 큰애와 이 길을 왔다가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다른 자동차(흰색 SM3였나?)와 뜬금없는 배틀(...)을 벌인 적이 있었더랬죠.
앞도 잘 안보일만큼 비가 오는 와중에 고갯길 레이스라니, 내가 미쳤지--;;
이걸 보실 리는 없겠지만, 당시 같이 달린 운전자분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__;)

그리고 홍천 부근에서 오늘의 여정은 끝나게 되는거죠.
교차로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애용하는 복귀 전용(?) 44번 국도.
400km가 채 안되므로 거리가 긴 건 아닌데 계속 산길이다보니 속도를 내기 힘든 면이 있고
물구경이다 에어쇼다 하면서 시간을 지체한 것도 있어서 물만 마시며 줄창 달렸더니
돌아가는 길에 정말 에너지 고갈로 쓰러지는줄 알았습니다. orz
다음부터는 비상용 초코바같은 거라도 가지고 다녀야겠네요.
드라이버든 라이더든 좀 탄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실 도마치재, 느랏재, 가락재 코스였네요.
특히 도마치재를 지나는 75번 국도는 큰애 작은애 모두 길들일 때부터 자주 갔던 곳이거니와
언제 가도 기분 좋은, 가장 좋아하는 도로 중 하나입니다. 추천 쾅!
자 이걸로 강원 영서쪽 코스도 끝났냐 하면... 그건 아니죠.
국도는 대충 끝났지만 춘천, 홍천 부근 호수를 도는 호반도로들이 남았으니까요.
그 소개는 아마도 내년 봄에??
지금까지 완주한 국도: 6번, 17번, 37번, 40번, 43번, 44번, 46번, 47번, 48번, 75번, 82번, 87번.
국도 투어; 철원 (47北)
강원 종단 투어; 양구~영월 (31北)
덧글
두드리자 님 / 저도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T_T
관백 님 / 허걱~ 많이 다치진 않으셨나요? MT-01 무지 멋스럽던데 바이크는 괜찮은지;;
지방도나 구도로는 아무래도 국도만큼 관리되질 않다보니 역시 흙이나 모래가 깔린게 문제가 되더군요.
저도 몇 번인가 비틀비틀했지만 다행히도 아직 깔진 않았습니다. 빨리 나아 복귀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