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건프라 관련 소식이 뜸했던
이름하야 "카토키 하지메 디자인 & 프로덕츠 어프로브드 건담"! 뭔 이름이 이래 길어 헉헉~

제목이 너무 길고 장황해서 이것이 대체 무엇에 쓰는 책인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는데,
'디자인즈'와 '프로덕츠'가 핵심 키워드 되겠습니다.
즉 애니메이션이 아닌 부가 생산물, 즉 건프라 외 기타 등등을 위한 디자인 화고들이란 얘기죠.
2003년 카도카와 쇼텐에서 간행된 것이 이번에 AK에 의하여 한국어판으로 나오게 된 것.
표지는 당연하다는듯 카토키의 상징이자 분신인 수페리오르 건담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열어보면 서두에는 이 책을 위해 카토키의 감수 아래 만들어진 스크래치 빌드 모델들이 등장합니다.
표지에도 쓰인 Ex-S는 MG 기반으로 고바야시 하야토가 작업한 것이라는군요.

그 바로 다음은 "센티넬"의 또 하나의 주역인 제쿠 즈바이의 1/100 스크래치 모델. 제작은 미즈키 타쿠미.
1/100 MG로는 절대 무리겠지만 1/144 HGUC로는 나올만도 한데... 센티넬이 다시 빛을 볼 때가 오려나.
그 외에 윙 건담이나 블루 데스티니 1호기, 건담 4호기와 5호기 등이 이어집니다.
뒤에 실린 자료들도 그렇고, 카토키는 그 4호기와 5호기에 꽤 애착이 있는듯?

드디어 책의 본격적인 부분이 시작됩니다.
먼저 카토키 하지메가 전 제품의 콘셉트 디자인을 맡고 있는, 제가 주구장창 밀고있는 HGUC!
일부 소개된 키트들이 왜 저런 MS들이냐 하면, 저게 2003년 당시 최신 제품들이거든요. ^^;
"포켓전"이 막 쏟아지기 시작할 때였죠. 아아.
(참 이 바로 앞에 덴드로븀 페이지가 있는데 건너뛰었습니다. 제가 그닥 반기지 않는 녀석인고로^^;;)

그 다음 MG 소개 페이지. 역시 당시의 따끈따끈한 제품들 위주입니다.
MG도 초반엔 카토키가 전담하다시피 하다가 얼마 후 비 크래프트로 넘어갔다가...
그 뒤론 어찌됐는지 모르겠네요. 카토키는 아마 버카 등 한정된 키트에만 관여하는것 같던데.
이 뒤로 몇몇 키트나 반다이의 기술적 쾌거 중 하나인 MG Ex-S의 변형 시퀀스 등이 소개되고
다시 서두에도 등장했던 스크래치 빌드 작업들이 몇 가지 나오고...

그리고 게임을 위한 디자인이 소개됩니다.
역시 당시 갓 발매되어 한동안 인기몰이를 했던 PS2판 "기동전사 건담 해후의 우주"가 등장.
게임의 제작에 참여했던 반다이 및 선라이즈의 스탭들 및 카토키와의 대담이 이어집니다.
당 게임에서 등장하는 건담 4호기 및 5호기를 비롯, 최근의 델타 머시기 등등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빛나는 콩가루 집안이 되어버린 건담의 계보에 대해 팬들의 불만도 많지만 그게 다
관련 상품(주로 게임)을 내면서 뭔가 새로운 요소(기체)가 없으면 어필하기 힘들다는 어른의 사정이랄까.
따지고보면 MSV부터 이미 퍼스트 관련 판매 아이템이 고갈되어 날조(?)된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 ^^;
(...이라고 위 양반들이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닙니다. 쿨럭~)

이 책의 핵심이면서 저에게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건프라를 위한 디자인 화고 모음입니다.
초기 HGUC에는 정면도 한 커트가 설명서 귀퉁이에 실렸으나 그게 사라진지도 오래 됐군요.
정후면 외에 세세한 곳의 디자인을 비롯해서 관절축이나 폴리캡의 위치까지 지정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귀한 자료이건만, 그러나 책에 실린 것은 역시 당시 최신 제품 몇 점에 대한 자료들이 전부이니...
아아, #001~#100 까지라도 HGUC 개발화고를 엮어 책으로 내주면 천금(은 심했나)을 주고라도 살 터인데!!

다음은 MG 부분.
대체로 외양과 관절 정도가 전부인 HGUC에 비해 내부 디테일이나 기믹이 강조되는 MG이다보니
그를 위해 준비되는 정보량은 몇 배에 달합니다. 역시 세상에 날로 얻어지는 것이란 없으니까요.
이렇게 본디 메카닉 디자이너이면서 공업 디자인에 준하는 영역까지 참여할 수 있다는게
카토키의 최대 장점이자 자산이자 오랜기간 반다이가 중용하는 까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요새 내놓는 것들을 보자면 이쪽의 능력밖에 남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는게 안습.

그리고 역시 저에게 매우 귀중할 자료인, HGUC 탄생 비화!!! (정확한 제목은 아닙니다 쿨럭쿨럭~)
반다이의 HGUC 전담 개발자인 키쿠치 토모요시와 전담 콘셉트 디자이너인 카토키 하지메의 대담.
HGUC의 방향성이라던가, 그 뿌리가 되었던 키트라던가, 초기 콘셉트나 시행착오라던가 등등은
저도 몇 번이나 포스팅 했었고 관심있는 분이라면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역시 당시 스탭들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은 다릅니다.
HGUC가 원작 지향으로 가는데 이런 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그런데 요즘 것들은 왜 이모냥이냐 카토키!!

그가 관여한 무언가가 나올때마다 원형을 존중했네 망쳤네 리파인을 잘했네 못했네 말이 많지만,
심지어 그의 이름을 'ver. Ka'라는 딱지로 박은 것조차 특유의 라인을 살렸네 못했네 시끄럽지만
거기에서 가장 자유로운 것이 바로 통칭 픽스, "GFF" 및 "지오노그라피"였죠.

그게 가능했던건 카토키의 철저한 감수 아래, 공업 제품으로 대량 생산되는 건프라가 아닌
시험 조형된 모습 거의 그대로 소량 생산되는 완성품이었기 때문일텐데,
거기에 참여했던 조형 담당자(원형사)들의 한맺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은 책 곳곳에 실린 스크래치 빌드 작례들의 작업기.

책은 여기까지입니다.
건담 및 건프라와 관련하여 많고도 많은 관련 서적들이 나와있고, 그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이라면
한 편에서는 건담 애니메이션을 위한 설정 화고, 다른 한 편에서는 건프라를 잘 만든 작례 및 작법일텐데
건프라 외 제품들을 위한 디자인 작업에 대한 내용이라니, 이 책은 그 중간 지대일까요?
꽤 독특하고 재미있는 내용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책이 만들어진 시점이 2003년이라 이제는 10년 전의 얘기가 되어버렸다는게 아쉽지만. ^^
좋은 책을 보내주신 AK의 사**님께 감사합니다. (__)
참, 뒷표지 구석에 보니 "건담UC 카토키하지메 메카니컬 아카이브스"도 나올 모양입니다.
저게 아마 재작년의 유니콘 소설판의 메카 디자인 화집일텐데, 카토키 팬들에게는 연이어 좋은 소식이겠네요.
카토키의 유니콘 등장기 리파인에 대해 지금은
만약 빌려서라도 보는 날에는 그때의 노여움을 다시 끄집어내...기엔 이제 다 귀찮으려나요. 허허허~
AK 커뮤니케이션즈 - GM BOOK
덧글
최근에는 카토키의 디자인도 어딘가 이상하지만 그 이상으로 제품들이 이상한 상황이라;;
짧은 허리+긴 종아리는 이제 좀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비 크래프트 만세!)
근데 이게 두번째 책일 텐데, 1권은 안 나오고 2권만?;; 1권은 볼거리가 덜하긴 하지만, 건너뛰니 아쉽네요.
(각선생 핀 판넬이 고자라니 이게 무슨 말이요? 털썩)
톨기스를 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되더군요.
우스갯소리로 각선생이다 뭐다 하지만 의외로 곡선적인 디자인도 잘 다루는 디자이너이지 싶습니다
알트아이젠 님 / 볼거리도 읽을거리도 꽤 됩니다. MG도 HGUC도 워낙 쌓인 양이 방대하다보니 맛배기라서 그렇지;
司馬仁 님 / 다른건 딴지걸지 않을테니 상하체 불균형만 좀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T_T (하긴 그게 불만의 태반)
TokaNG 님 / 그 앞권에 발매 여부는 바로 위 司馬仁님께 문의를? ^^;
노이에 건담 님 / 나름 고증에 충실한 겁니다. 핀판넬이 너무 쉽게 분리되는 바람에 케라 수가 죽었.. (뭐야?)
bullgorm 님 /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허허 님 / V만 봐도 바이크 카울마냥 온통 곡면이었죠. 그러나 역시 각면체 디자인이 돋보이는데다
그 영향을 받은 후진들이 더더욱 각을 강조해대놔서..--;;
두드리자 님 / 저 녀석이 공간에서 어떻기 기동할지는 잘 상상도 안되지만, 그래도 멋진건 틀림없습니다.
이거 전에 2001년쯤 표지에 퍼스트건담이 나온 1편에 해당하는 책이 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요.^^;
뉴니콘이니 뭐니 욕도 먹지만 MG 라인으로 윙건담 EW 모델들이라도 꾸준히 나와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직접 본적은 없어서 내용이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위 또깡님 말씀으로는 볼거리가 덜하다고는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