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특히 여성이 모자를 쓴 모습은 휴가지에서가 아니라면 보기 쉽지않은 일이 되어버렸으나
그만큼 상황과 옷차림에 맞는 적절한 모자는 쓰는 이의 센스를 한결 돋보이게 만들기도 하죠.
뭐 저야 남자이기도 하고, 갑자기 머리가 확 짧아진 덕분에 내내 모자를 애용하는 중입니다만.

제 작은애 F800R은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다보니 별다르게 큰 모자(윈드 실드)를 쓰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왼쪽처럼 계기만 가리는 정도였고, 옵션이었다가 작년부터 기본이 된 스포츠형 모자도
오른쪽에서 보는 것처럼 이마만 살짝 덮어주는 정도?
그러나 제 눈에는 이것도 저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래서 데려오자마자 모자는 바로 벗겨버리고(왼쪽), 계기 커버만 구해다 달았더랬습니다(오른쪽).
R1200R 초기형이 같은 모양의 계기에 같은 모양의 커버를 썼던지라 구하기가 어렵진 않았죠.
그러나 '네이키드니까 벗겨도 괜찮아' 란 심정은 작은애의 장비가 점점 붙어가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F800R의 윈드 실드 중에서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거라면 이 둘일 겁니다.
왼쪽은 Z테크닉, 오른쪽은 GIVI 제품인데... 보다시피 큼지막해서 방풍 성능은 비할 데 없겠지만
어쩔 수 없이 그만큼 외양의 볼품은 떨어집니다. 물론 저마다의 미적 관점과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저라면 저런 모자를 씌우기보단 F800ST/GT로 기종 변경을 생각해볼 듯.

그보다 좀 작은 쪽이라면 이런 것들이 있죠. 왼쪽은 에르맥스, 오른쪽은 푸치의 제품.
근데 이것들은 기존의 윈드 실드 위에 덧붙이는 방식이다보니 역시 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뭐랄까 제가 보기엔 야구모자 위에 비니를 쓴것 같달까나.

그동안 보았던 것들 중 그나마 제 취향이라면 호르닉의 제품들이었는데 (위는 라운드형 아래는 V형)
이것들은 반대로 너무 작아서 윈드 실드로서의 방풍 기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리고 아크릴이 아닌 FRP 재질이라서 불투명색이고, 무엇보다 가격이 후덜덜;;
여기서 대충 제가 찾는 기준이 나오는거죠.
모양을 해칠 만큼 크지 않으면서 약간의 방풍은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런 어정쩡함이라니!),
그리고 색상은 클리어 또는 클리어에 색이 약간 들어간 스모크.

그런데 얼마전 다시 웹을 뒤지다 이런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위의 위에 있는 푸치의 제품인데, 2012년식부터 F800R의 모양이 약간 달라지면서 사진을 새로 찍었더라구요.
물론 윈드 실드 자체야 바뀔게 전혀 없지만서도, 뭐야! 덮어씌우지 않고도 그냥 달 수 있는 거였어!?
야이 푸치 넘들아 그냥 달 수도 있다면 그렇게도 된다고 미리 어디 써두면 덧나냐??

그래서 냉큼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국내 수입처에서는 제가 원하는 색상(스모크)을 받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데다 가격도 좀 심해서 그냥 미국에서 배송시켜버렸습니다. -,.-
참 푸치(PUIG)는 스페인계 튜닝 부품 회사로 윈드 실드 계통이 주력 상품입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퓨익이라고들 하더군요. (북미에서도 그렇게 부르나?)

구성품은 뭐 단촐합니다. 윈드 실드와 브라켓, 그리고 연결용 볼트와 와셔들.
브라켓에 양각된 "R" 문양은 마치 순정품 시늉을 내는 듯한 느낌이 흐흐~

원래는 순정 윈드 실드 위의 볼트만 풀고 그 자리에 연장 볼트를 대신 넣은 다음
브라켓과 본 제품을 덧씌우게 됩니다마는, 저는 순정 윈드 실드를 빼버리고 바로 직결해버릴 생각이죠.
원래는 제품을 브라켓에 연결하는 위치에 따라 로우 포지션 또는 하이 포지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저는 아래에서 받쳐주는 기본 윈드 실드가 없으므로 로우 포지션 온리로.

그리고 장착 완료! 중간에 순정 윈드 실드를 거치지 않아서 그런가 아주 제자리에 딱 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어쨌든 별 탈 없이 장착 됩니다. 아아 이 날을 위해 작은애는 2년간 민머리로 달렸던 것이었나~
결코 크진 않고 로우 포지션이긴 해도 순정 윈드 실드보다는 꽤 높아졌으므로 방풍 성능도 약간은 업!
물론 저야 그동안 아예 없이 다녔으니 이런 소형이라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기존의 불투명 윈드 실드에 비해 고속 주행시 노면 확인은 좀더 쉽지 않을까 추측만(...) 합니다.
그리고 윈드 실드를 단 김에 그동안 미뤄왔던 핸드폰 거치용 램마운트도 장착!
그동안은 바람에 핸드폰 날아갈까봐 달지 못했...던 건 아닌데 하여간 흠흠.

그리하여 처음 논옵션으로 알맹이만 출고되었던 제 F800R은 2년여간 이것저것 조금씩 붙어가면서
이윽고 제가 생각하는 '완성형'의 모습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초보이기도 하고,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

꼭 제 바이크라서 그러는건 아니지만, 얘가 참 멋지단 말이죠.
2기통의 고동에 날렵한 몸매에 개성적인 마스크에 적당한 근육에, 그야말로 제 취향! >_<
단 하나, 'BMW=박서' 가 아니라는게 아쉬운데...
BMW 모토라드 90주년 카페레이서 진짜 나오긴 나오려나요. 음음.
이상 작은애의 2살 생일 선물이었습니다. ^^
(애 둘 생일이 몰려있으니 애비만 죽어나는..TT)
몸매의 완성은 엉덩이
덧글
"개구장이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큰 아이, 작은 아이 모두 별 탈없이 유리달 님과 함께 오래오래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New-type at last와 H.G Units Critic만 첨부터 끝까지 다 독파했네요. 한달 반쯤 걸린 건가...;;
(하지만 몇년치 포스팅을 보고도 좀 더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했다는 건 비밀...)
저, 제 개인 블로그에 유리달님 블로그를 링크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냥 개인블로그이고 이글루도 아니지만, 말없이 덜컥 링크를 거는 건 어쩐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여쭙습니다.^^;
게시글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따로 방명록이 없어서 여기에 적었는데,
혹시 아니다 싶으시면 지우셔도 괜찮습니다.
여튼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보러 종종 들르겠습니다.
다음에는 덧글이 차단되지 않은 글에서 내용에 맞는 덧글을 남기도록 할께요. 그럼..(꾸뻑~)
피터팬 님 / 허거걱 그런 오래된 잡담까지 다 돌려보는 분이 계실 줄이야--;;
이렇게 뵈어 반갑습니다. 물론 링크 환영입니다. ^^
아... 근데 이번 일요일은 일터에서 행사가 있네요. 나가려 하면 항상 이렇죠 뭐. T_T
처음엔 어? BMW 모토라드가 이런 느낌? 하는 생각이 들었섰는데
두고 볼수록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느낌...
윈드실드는 사신 것도 좋고, 또 호르닉 것도 좋아보이는군요.
아...진짜 한대 더 살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
호르닉 V형에 스모크 컬러가 있었다면 가격이 비싸도 아마 진작에 그걸 사다 달았을 겁니다. 쿨럭~
그나저나... 팻보이에 비하면 저녀석은 중량으로나 배기량으로나 절반에 불과하니 세컨으로 들이셔도 되겠네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