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레고는 '아키텍처(Architecture)'라는 새로운 제품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름 그대로 유명 건축물을 재현하는 것인데, 기존의 몇몇 제품들처럼 크기와 화려함에 치중하는게 아닌
고유한 개성을 잡아내 최소한의 브릭으로 표현하는 미니멀한 구성을 특징으로 삼았죠.
비슷게 시작된 스타워즈의 플래닛 시리즈와 함께 미니멀 취향의 누군가에게 진지한 고민거리를 안겼으나
이제는 이렇게 다루게 되었으니 그 고민도 지나간 이야기. 하아~
아키텍처 시리즈의 첫 제품은 21000 시어스 타워입니다.
본 건물 자체의 소유권이 2009년 넘어가면서 현재는 윌리스 타워가 되었고 제품명도 바뀌었습니다마는.
1973년에 완공된 시카고의 중심적인 건물로 1998년 말레이시아의 쌍둥이 빌딩이 등장하기까지
약 440미터의 높이로 약 25년간 세계 최고 높이 빌딩의 자리를 지켰더랬죠.
균등 분할된 구획들이 저마다 층수가 다른게 척 보기에도 브릭으로 재현하기 좋아 보이는데...
제품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주 깔끔하군요. ^^
다만 유광 검정의 브릭이다보니 스크래치가 나기도 쉽고 잘 보이기도 한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이 시리즈의 기획자가 시카고 출신인지 두 번째 제품인 21001도 시카고의 존 핸콕 센터였는데
라이센스에 문제가 생겼는지 조기 절판되어 지금은 엄청난 프리미엄을 자랑하는 세트가 되었습니다.
상징성에서 밀리는데다 구성 스타일이 시어스 타워와 유사하기도 해서 구태여 구할 필요는 못느껴 패스~
다음 21002는 그야말로 마천루의 대명사,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1931년에 지어진 이후 40여년간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장기 집권했고 (약 380미터)
이후 다시 40여년이 흐르면서 훨씬 높은 건물들이 세워졌음에도 여전히 초고층 빌딩의 상징으로 남았죠.
나이가 나이인지라 초고층 빌딩이라기엔 뭔가 엔틱한 느낌마저 드는 고색창연함이 매력!
로맨스 영화에는 운명적 만남의 장소로, SF 영화에는 도시 파괴의 희생양으로 단골 출연!!
엠파이어 스테이트의 고풍적인 색상을 샌드옐로우 브릭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중간부의 살짝 들어간 부분이 잘 드러난 반면 점차 좁아지는 상단부의 표현이 살짝 부실한게 아쉽네요.
만들어본 분은 아시겠지만 상단의 고정을 위해 고정핀 암수 브릭이 사용되었는데
어째서인지 한 쪽에만 사용되어서 나머지 한 쪽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뭐 썩 큰 모델도 아니니 들고 흔들지 않는 이상 티도 안나지만 말이죠.
다음 21003은
스타 트렉에 어울릴 법한,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모양새의 탑으로 1962년에 세워졌죠. 높이는 약 185미터.
서울의 남산 타워(N 서울 타워)와 비슷한 위치와 성격을 가져 전체 높이는 남산 쪽이 더 높고 (약 240미터)
최고층 높이는 스페이스 니들 쪽이 더 높습니다. (약 160미터)
오늘 등장하는 명소들 중 유일하게 가본 곳이 시애틀이건만 정작 이건 보지 못했던... T_T
꽤나 전위적으로 생겨먹은 고난도 조형물을 어처구니없이 멋지게 표현해버렸습니다.
테크닉 시리즈에 사용되는 톱니와 바퀴, 파이프들이 주로 사용되었군요.
세세하게 뜯어보면 여기저기 좀 다른 부분이 보이지만 첫 눈에 알아볼 정도라는데서 이미 훌륭하게 합격!
그리고 시간과 번호를 건너뛰어 2011년에 등장한 제품번호 21008이 부르즈 할리파.
두바이의 한가운데 올려진 그야말로 사막의 신기루, 인류의 바벨탑.
약 830미터의 높이는 기존 마천루들과 최소 300미터 이상 차이를 두는 넘사벽급의 건축물입니다.
(일단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킬로미터급(...) 빌딩을 올리겠다고 하는 모양입니다마는 쿨럭쿨럭~)
세트는 솔직담백하게 원통형 브릭을 줄줄이 세워올린 구성입니다. (물론 안정을 위해 중심축도 있어요^^;)
좀 어처구니없다 싶기도 하지만 고층 빌딩이라는게 다 이런식으로 생겨먹었으니 뭐^^;;
대신 이름에 걸맞게 제품 높이는 시리즈 중 최고여서 약 28센티미터에 달하고 있죠.
나름 당겨 찍었는데도 중심축이 왜곡되어 휘어보일 지경이라니--;;
레고 아키텍처 시리즈의 랜드마크 제품군 중에서도 마천루 빌딩들인 네 제품입니다.
당연히 크기 비례가 제각각인데, 특이하게 시어스 타워와 엠파이어 스테이트는 얼추 비슷하게 맞더군요.
이 둘을 기준으로 하자면 스페이스 니들은 절반 정도로 작아져야 맞고,
부르즈 할리파는 1.5배 정도 더 커져야 맞습니다. (대체 얼마나 큰거냐;;;;)
대한민국 고층 빌딩의 대표인 63빌딩(약 250미터)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대비 2/3 정도 되겠네요.
아 앞서 소개한 수치도 마찬가지지만 모두 맨 위의 송신탑은 제외한 이야깁니다. ^^
덤으로 레고 타운 어디에선가 바라본 시내 중심가??
하나보다 여럿이 같이 있을때 더욱 빛을 발하는 제품인데 구성 대비 가격이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
직접 나가서 실물을 구경하기 힘든 처지에 대리만족 겸 책상 위 장식용으로는 괜찮은 편이죠.
이 시리즈도 제품 볼륨(과 가격)의 편차가 제법 있어서 저는 역시 소형 위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음 제품도 올려보죠. ^^
덧글
모아볼까 생각했었는데, 지금 모으고 있는 모듈러와 파워펑션 들어있는 테크닉만으로도 벅차서 패스했습니다. ^^;;;
*Sweet 사의 킷들응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예전에 리뷰를 본 기억이...
draco21 님 / 확실히 덧붙이는 것보다 생략하고 빼는게 어렵습니다;
리뉴얼 님 / 제국호텔이 신상이다보니; 기존 제품은 온라인에서 구입하는게 빠를지도 모릅니다.
스위트의 비행기들은 음... 만만한 이웃취미(네*버*비)를 찾아보심이?
youngjune 님 / 제가 소홀했네요. 현재 국내 최고 높이는 인천의 동북아무역타워라고 합니다.
말씀하신 부산의 두산위브더제니스가 2위인 듯. ^^;
색깔 때문인지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는군요.
구매욕구를 잘 참았는데 글래스문님의 멋진 사진을 보니 다시 구매욕구가 샘솟네요 ㅠ..
노이에 건담 님 / 그거시 제가 포스팅하는 이유이자 기쁨... 아 아닙니다
두드리자 님 / 아하하 그런가요. 호두맛??
시키시마 님 / 저처럼 작은 것들 위주로 보셨군요. 이쪽도 큰건 무지막지한 가격을 자랑해요;;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유리달님이 포스팅하셨던 건물5종 세트를 질렀네요.
가성비에서 밀렸달까요..^^;
조만간 포스팅하면서 트랙백을 걸고 싶습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