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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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여행; 영덕 (34) by glasmoon




어제 내린 폭설이 밤사이 얼어붙어 오늘 아침 교통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만
지난 10월 말에는 날씨가 참 좋았죠. 그 때 단풍놀이 겸 영덕을 찍고 왔더랬습니다.
34번 국도를 따라서 말이죠.



아산만 방조제를 건너서 동쪽으로 빠지는 34번 국도를 타고 끝까지 달리면 영덕까지 가는거죠.
34번 국도는 여기서 동쪽으로 약간 더 이어지지만 당진/서산 일대는 지겹게 돌았으므로 생략~



그런데 34번 국도가 묘한 것이, 과거 제 군생활과 관련있는 장소들을 모두 거쳐가게 되는데...
199*년 봄 이등병 입소했던 증평의 37사단입니다. 그땐 괴산군 증평읍이었지만 지금은 군으로 독립했죠.



34번 국도는 괴산을 지나 문경으로 건너가지만 그 살짝 위 충주 사이에 중앙경찰학교가 있습니다.
신병교육을 받고 전투경찰로 차출되었었거든요. 그때 기분 참 **같았는데...
네. 제가 가을에 이런 코스를 잡은 이유가 전투경찰 폐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엉성한 이유로 만들어져서 엉뚱한 방향으로 이용되더니 없어지는데는 참 오래도 걸렸네요.



문경을 지나 조금 더 달리면 예천에 이릅니다. 예천경찰서가 제 자대였죠.
전경 차출될 때 *씹은 표정을 지었던 것에 비하면 몸은 꽤 편했는데... (중략)
정문을 지키는 의경(전에는 전경의 임무였죠)이 무슨 일로 왔냐기에 옛적 여기서 군생활 했다 하니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랍니다. 하긴 나도 내가 여길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어 필근아.



정작 군복무 중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예천의 명승지 1번이라면 단연 회룡포일텐데
어째 제가 기억하는 것과 하천의 모양이 크게 다릅니다.
4대강과 영주댐 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거짓말.



34번 국도는 예천을 지나 안동의 안동대학교를 지납니다.
예천은 경북 북서부 중에서도 촌구석(...)이기에 시위 요인이 거의 없으므로
진압 출동은 안동대 일로 지원 요청이 들어올 때 뿐. 뭐 보통은 사이좋게 일진일퇴하다 해산했죠.
그러다 학생 운동의 마지막 불꽃이 일었던 9*년, 걷잡을 수 없게 커져버린 연세대 사태는 장기화되어
서울/경기 지역의 경찰 병력이 고갈, 전국의 전의경을 순환 소집하게 되는데... (후략)



그대로 쭉 달려 34번 국도의 끝, 영덕에 도착했습니다.
평소라면 여기저기 둘러보며 놀겠지만 오면서 많이 들렀고 해도 많이 짧아져 바로 턴!
914번 지방도를 타고 주왕산으로 갑니다.

주왕산 가는 길이 정말 절경이었는데 이미 어두워져서 찍고 놀고 할 수가 없더군요.
산길이라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어디서 야생동물이 튀어나올지도 알 수 없어 그저 조심조심~



주왕산 밑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 주산지로 향했습니다.
출사 장소로 워낙 알려져서 카메라 샀다는 분들은 꼭 한 번씩 들러보는 곳으로 유명하죠?



안개가 너무 짙어서 좀 기다리다 갔더니 그 새 해가 떠버렸지만 뭐 이런 느낌도 이채롭네요.
스콧 영감님의 초기작 "레전드"에서 유니콘이 뛰놀 법한 분위기. ^^



높아진 수위 문제로 왕버들의 고사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들었습니다.
저 나무도 과거엔 화려하고 많은 가지를 자랑했겠죠.



주왕산에 직접 올라갈 시간은 안되지만 산 입구의 대전사까지는 가봅니다.
주왕산도 단풍으로 꼽히는 유명한 곳인데 작년 지리산 백양사에서 너무 엄청난 것을 봐버려서인지
거기엔 여러모로 미치지 못하는군요. 시기가 조금 일렀나?



경내에서 방문객들을 반겨주는 교과서처럼 곧게 자란 은행나무.



경내에서 올려본 주왕산 주봉.



그리고 장군봉. (맞나? 아니면 말구요^^;;)



그리고 냉큼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3번 국도의 문경새재는 언제나 감탄스럽죠.
실은 아까의 중앙경찰학교와 회룡포는 돌아오는 길에 들러 찍었습니다. 삐질~


바로 출근해야 했기에 그냥 냅다 달렸고 복귀 인증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2013년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이 되었죠.
11월에 한 번 남해행을 시도하긴 했는데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펑처가 나는 바람에 리타이어--;;
수리 키트로 즉각 처치하긴 했지만 오는 길이면 모를까 신경도 쓰이고 시간도 많이 먹어버렸고;;

작은애는 내년 봄 다시 돌아옵니다~


지금까지 완주한 국도: 1, 2, 4, 5, 6, 13, 15, 17, 18, 21, 23, 25, 27, 29, 30, 32, 34, 36, 37, 38, 39, 40, 42, 43, 44, 45, 46, 47, 48, 67, 75, 82, 87, 88.



덧글

  • 두드리자 2013/12/13 23:00 # 삭제 답글

    영덕이라고 해서 당연히 영덕대게를 기대했는데, 없네요. (먹을 시간이 없으셨군요.)
  • glasmoon 2013/12/15 02:24 #

    혼자 다니다보니 먹는게 부실해지네요. 루트가 빡빡해서 시간도 없거니와;;
  • 로즈사랑 2014/01/05 23:49 # 삭제 답글

    대단하시네요. 전 혼자는 잘 안가지던데~ 비수기라 시들한데 어제 날씨가 좋아 지나가는 할리 3대를 보니 갑자기 가슴 뭉클해지며 라이딩 욕구가 용솟음 쳤습니다.
    날씨 어지간 하면 좀 타줘야 할것 같아요~
  • glasmoon 2014/01/08 22:43 #

    지난주 정도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졌다면 다시 시동을 걸어봐야겠지만 이제 제대로 추워진다는군요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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