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먼저번 작은애, 그러니까 F800R을 보낸지도 몇 주가 지났습니다.
보내기 쉽도록 나중에 추가한 옵션을 제거하고 순정으로 돌려놓았었기 때문에 나머지 옵션들,
그러니까 푸치의 윈드실드라던가 아크라포비치의 사일랜서라던가 하는 것들을 마저 처분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죠. 그것들도 마저 내보내고 정말 마지막 조각이 하나 남았으니...

오래전부터 들러주셨던 손님이라면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네요.
3년 전 이맘때쯤 F800R, 첫단장 완료에서 보여드렸던 계기 커버가 그것입니다.
원래는 R1200R과 F800R의 공용 부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나
R1200R은 클래식 버전 이후 계기 자체가 바뀌었고 F800R은 윈드실드가 기본 사양이 되면서
지금은 누구처럼 특이한 관점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사용되는 일이 거의 없어진 부품.
저처럼 윈드실드를 떼고 다니는 분이 거의 없는데다 (3년간 딱 한 분 만났습니다. 반가워서 말도 걸었;)
내놓는다고 팔릴 물건도 아니기에 기념품삼아 길이길이 간직할 셈이었는데...
딱 그 타이밍에 heegur님께서 덧글을 남겨주셨더라구요. 왕년에 달았던 커버 어디서 구했냐고^^;;
역시 만물에는 다 소용이 있다는 걸까요?
그것(?) 입장에서도 기념품이란 이름으로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천천히 삭아드느니
여전히 바이크의 일부로 라이더와 달리면서 제 역할을 다하는게 좋은 것이겠죠.
아, 모 만화에서 누군가의 마지막 대사같기도 한데 크~
그래서 이것으로 정말 작별입니다.
모두들 안녕히~
덧글
같은 하늘 다른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그런데 모 만화가 뭐죠. 생각 날 듯 안날 듯 아리송하네요. ^^;;
유리달님은 박스까서 3년키우다 보내는 거니 진짜로 진심이 느껴지네요 ㅎㅎ
정체를 숨기고 끝까지 자기 역할을 수행하다 수명이 다해 사망하는 에피소드가 모 만화에 그려졌었죠. (좀 다른가^^;?)
뭐 그 만화는 이제 역변해서 많은 팬들이 등을 돌렸습니다만.
heegur 님 / 잘 써주시면 저도 고맙겠습니다. (__)
갈가마 님 / 함께한 기간과 들인 정이 꼭 비례하는건 아니겠지만, 전 이젠 가래도 못갈 오만데를 함께 다녔다보니 흑흑~
멋진 기사 로봇들이 갑자기 뼉다귀 로봇들이 되어버렸다던...
문득 보크스의 L.E.D 이후 IMS는 계속될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