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서울에는 억수같은 비가 쏟아질 때 저는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초여름에 프랑스 다녀온 뒤 참으로 간만에 나가는거라 기분이 흐뭇흐뭇!

웬 뜬금없는 바다 사진으로 시작하냐면, 이번엔 작정하고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았거든요.
새 폰카 Z1의 테스트도 할 겸 겸사겸사~ 여름이 지나간 뒤의 영일대 해수욕장입니다.

서울에서 느즈막히 출발했기 때문에 환호 공원 전망대에 올랐을 때는 어두워져 사람도 없더군요.
바로 옆에 시립 미술관이 있는데도 보지도 못하고.

어쨌든 Z1의 카메라는 어슴푸레한 저녁 하늘도 그럭저럭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색조가 점점 자글자글해지고 있지만 말이죠. ^^;

숙소로 들어온 뒤 주변에 호수가 있길래 잠시 걸으며 또 찍어봅니다.
지금까지는 완전 자동으로 두다가 이번에는 야경 모드로 들어가봤는데, 세상에나...

'야경 모드'라는게 허울 좋은 장식이 아니라 정말 그럴듯하게 찍어주는군요.
물론 노이즈 억제를 위해 디테일이 조금씩 뭉게지고는 있지만 폰카가 밤에 이정도라는건 후덜~

포항에 왔다면 아침은 일출과 함께 시작해야겠지만 구름이 많은 고로 좀 더 자고 나왔습니다.
일단 구룡포에 잠시 들린 뒤...

호미곶에 들리지 않고 그냥 가면 섭섭하겠죠?
그런데 타이밍이 잘 맞았는지 하늘이 참으로 드라마틱하군요.

이번엔 줌으로 좀 당겨보았습니다. 으음...
저는 디지털 줌을 신뢰하지 않기에 폰카는 단렌즈 취급해왔지만 아 이건 다르네요.
요즘 폰들이 워낙 화소수를 깡패 수준으로 올려놓았기 때문이라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써도 될 듯?

물론 포항에 그냥 왔을 리는 없죠. 자 이제 출발해 볼까요.
이번 손님은 포항에서 지리산 동쪽 중산리 계곡까지 이어지는 20번 국도입니다. 총연장 약 230 킬로미터.

기점은 포항 공단 한가운데 있어서 달리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줄창 달리다가 경주 산내면을 지날 때 뜬금없는 폭포를 지나쳤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인근 식당들이 만든 인공 폭포라더군요. ^^; (사진은 연합 뉴스에서)

20번 국도는 창녕 구간에서 유명한 우포늪을 끼고 있습니다.
늪을 한바퀴 도는 길을 자전거로 꼭 돌아봐야 하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에 TT

산길이 점점 험해지더니 드디어 지리산 중산리에 도착했습니다.
기점 표지판은 아래쪽 큰 길에 있던데 지도상으로는 여기가 끝이라네요.

그러나 최근 이쪽 지방에 비가 많이 온 관계로 입산 통제;; 밥 먹고 계곡 구경만 잠깐 했죠.
흐린 날씨에 물이 무척 차가워 보이는데도 옷 벗어던지고 뛰어드는 사람이 있던;;; 덜덜덜

자 이젠 복귀해야 하는데 그냥 가면 재미없죠? 합천 봉산면까지는 59번 국도를 타고 갑니다.
이번 여행의 진정한 행선지인 셈. 올해는 59번 국도 돌파가 목적이라니까요~
59번 국도에서 이 구간의 윗쪽은 가야산으로, 아랫쪽은 지리산으로 끊겨있습니다.
윗쪽은 아예 유실된 듯하고, 아랫쪽은 어떻게든 가려면 갈 수는 있다고 합니다마는.

원리교차로에서 59번 스타트!

59번 국도의 소개도 이번으로 벌써 네 번째가 되는데, 아니나다를까 곱게 보내줄 리는 없는 건가요.
지리산 자락의 동쪽 끝을 넘어 산청으로 들어가는 길이 대략 이러합니다^^;

하지만 59번 국도는 험한 코스를 자랑하는 만큼 교통량도 많지 않다는 것!
쏘나타(NF), 520d(F10)의 뒤를 따라 재밌게 달렸습니다.
음 사실 좀 더 신나게 달렸으면 좋았겠지만 추월을 할 수가 없는 길이다보니;;
그나저나 지리산 쪽은 벌써 단풍 기미가 보이는 건가요??

합천으로 들어와 봉산교를 건너면서 59번 국도의 네 번째 구간이 끝납니다.
건너편의 24/26번 국도는 세 번째 구간을 달릴 때도 지나갔었죠.
26번은 그 때 클리어 했고, 24번 국도가 남았으니 한 번 더 지나가야 하는 셈. ^^

59번 국도는 남쪽으로 조금 더 있지만 그 구간은 재작년 여수 여행때 前 작은애와 함께 달렸기에
사실상 이것으로 클리어하게 되었습니다. 빰빠라밤~

이제는 정말 집으로 가야하는데, 여기에선 필연적으로 12번 고속도로를 타야 합니다.
네. 바로 그 악명높은 88 고속도로... 제가 제 차를 가지고 여길 올라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올라가보니 역시나 트럭 뒤로 줄줄이 기차놀이 아놔~
이렇게(?) 간만의 국도 여행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 59번 국도는 역시 어느 구간이든 실망(??)시키지 않는다.
- 88 고속도로는 역시 탈 게 못된다.
- Z1은 과연 훌륭한
지금까지 완주한 국도: 1, 2, 4, 5, 6, 13, 14, 15, 17, 18, 20, 21, 23, 25, 26, 27, 28, 29, 30, 32, 33, 34, 36, 37, 38, 39, 40, 42, 43, 44, 45, 46, 47, 48, 56, 59, 67, 75, 79, 82, 87, 88.
국도 여행; 양양 (56-59[1])
국도 여행; 정선 (59[2])
국도 여행; 고령 (59[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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