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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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5 #15 by glasmoon



겨울의 막바지, 지난 주말을 끼고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그러나 해외로 뜨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차로 돌기엔 타이어가 불안하고 바이크를 꺼내기엔 날씨가 차고;
그래서 결론은 제주도. 이젠 알려질대로 알려진 올레길을 걸어보기로 결정!



제가 제주도에 가본 게 달랑 두 번, 그나마 여행같은건 딱 한 번, 그 한 번이 바이크 투어였으므로
올레길에 들어가본 경험이 있을 리 만무하죠. 총 26개의 코스 중 선택받은 것은 5번과 14번입니다.
좀 동떨어진 곳이지만 동행자가 고른 것이므로 전 그냥 따라갈 수 밖에?
올레 5코스는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14.4km 라는군요.



제주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산을 넘어 남원항에 도착합니다.



올레 안내소가 있네요. 여기에서 올레 5길 시작~



날씨 예보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구름 많은 하늘이 아주 드라마틱한 풍광을 연출합니다.
다음날 어떤 일을 겪을지는 알지 못한 채, 그저 좋았죠 네네.



구름이 끼었다 개었다, 바람이 불었다 그쳤다~



신영영화박물관과 금호제주리조트를 낀 큰엉 구간의 오솔길이 매우 아름답더군요.



카메라로 아무데나 찍어도 엽서 사진?



남원리를 지나 위미리로 들어섭니다.



저 멀리 한라산이 보이네요.
그러나 한라산이 그 얼굴을 보여준 것은 사흘을 통틀어 이 때 뿐이라는걸 그 땐 몰랐네~



카페 서연의 집도 5코스 도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겨울이라 그런가 재작년 왔을 때보다는 사람이 적네요. 그땐 정말 떠밀려서 움직일 정도였던;



드디어 쇠소깍 도착. 지형이 바람을 막아줘서 그런가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트놀이 중.



처음 도전한 올레길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아 중간에 한 번 길을 놓치고 해안가 자갈밭을 돌파하긴 했던가?



겨울 + 저녁이라 뭔가 쓸쓸한 느낌도 드네요.



서귀포 부근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아침 제주현대미술관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버스 배차 간격이 넓어 금악에서 내린 뒤 걸어가기로 했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세찬 눈보라와 초속 40미터에 육박하는 강풍!! orz



달리 선택지가 없으므로 그냥 뚫고 미술관으로 향합니다.
워낙 바람이 강해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다보니 가끔 해도 나긴 하더군요.



미술관을 둘러보고, 본래 생각은 그 앞에서 시작하는 올레 14코스를 걸어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그건 미친 짓이라 생각되어 버스를 타고 한림항까지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우럭찜과 반주로 에너지와 체온을 보충하고 나오니 어랍쇼, 여기가 14코스 종점이자 15코스 시점?



그래서 급거 15코스로 변경, 재도전에 들어갑니다.
어차피 A 표시된 곳 근처에 숙소가 있거든요.



그러나 눈보라는 갈수록 거세지고;;; 어찌어찌 도착은 했습니다만.



다음날 아침 먹을 거리(...)를 찾아 곽지과물 해변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예정했던 그곳엔 이른 설 인사를 다녀온다는 쪽지와 잠겨진 문만이 ㅠㅠ



다행히 근처에 문어칼국수를 맛있게 하는 곳이 있어 후다닥 먹어치우고
해안을 따라 한담산책로에 들어섭니다.



참 예쁘고 멋진 길인데 올레 코스에 포함되지는 않았죠. 뭐 워낙 알려져서 사람들은 많이 옵니다.



산책로 끝에는 유명한 카페 봄날이 있습니다.
재작년 제주 바이크 투어의 시작과 끝을 여기에서 했으니 세 번째 방문이었네요.



애월을 나와 다시 올레 본길로 찾아들어갑니다. 하늘도 점점 개고 바람도 잦아들어 참으로 다행.



15코스의 막바지, 고내봉 혹은 망오름이라는 곳에 올라보니...
제주에 온 게 몇번 되지 않지만 육지쪽을 바라본 풍경으로는 가장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라산 정상 부근이 구름에 가려진게 아쉽지만 뭐 그래도 괜찮다는 느낌.



올레 15코스가 곽지, 한담, 애월로 이어지는 해변길 대신 내륙길이 설정된 것은
아마도 남읍의 숲과 고내의 오름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고내포구에 들어선 코스 마지막 부분마저 밭사이 자갈길로 마련해주는 센스.



중간에 1/3 정도는 바깥으로 돌긴 했지만 어쨌든 이것으로 15코스도 클리어!?



차나 바이크를 탈 때,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직접 배낭메고 걸을 때 제주도의 맛은 모두 다르다더니
과연 정말 그러합니다. 아니 그러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마음에 들어버렸어요.
전국 국도 완주도 거의 끝나가겠다, 어째 그 다음엔 제주 올레 완주가 이어질 것만 같은 기분??


제주 가는 길; 서울에서 구례까지 (39南-21南)
제주 가는 길; 진도~해남~완도 (18)
제주 가는 길; 해안도로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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