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 형제의 증명

BMW가 최근 3 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LCI)를 발표했죠.
가장 큰 변화는 3기통 1.5리터의 318i가 추가되었다는 것일텐데, 언제나처럼 외관상 변경점은 크지 않습니다.
그나마 쉽게 알아보자면 헤드램프의 코로나 링(앤젤 아이)이 중앙 그릴 쪽까지 뻗어나갔는지를 확인하는게?
4 시리즈 쿠페의 콘셉트 모델 당시 선보였던 것인데 드디어 양산 모델에 적용되게 되었나 봅니다.
물론 옵션 다 빠진 깡통 모델은 그런거 없고 그냥 둥그런 할로겐이겠지만^^;

BMW 코리아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제원은 아직 업데이트되기 전인 것 같지만 일단 참고삼아 봅시다.
국내판 기본형이라 할 320d의 이것은 벤츠 C220, 아우디 A4와 함께 세그먼트의 기준이라 봐도 좋겠죠.
현재 수입 판매되는 사양은 모두 엔진 기준 20i, 28i, 20d, 25d 입니다.

그런데 3 시리즈에게는 덩치큰 동생이 있으니, 다들 아시는 GT(그란 투리스모) 모델입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3 시리즈의 롱휠베이스의 기반에 덩치와 높이를 약간 키운 가족 지향(?)이랄까요.
세단과 웨건과 SUV의 장점만 추려냈다! ...고 주장하고 있고 저도 나름 수긍하고 있지만
정작 길에서는 잘 안보이는 걸 보니 판매고는 신통치 못한 모양입니다^^;

국내에는 20d만 들어오는데, 확실히 연장된 축거를 바탕으로 체격을 키웠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무게도 늘어나면서 같은 사양의 세단 대비 성능과 연비가 조금씩 내려갔죠.
하지만 실제로 타보면 거주성과 편의성은 비할 데 없어서,
가족이 편안하게 이동할 패밀리카를 원하는데 투박한 SUV나 웨건은 싫다는 분께 어필한다 합니다.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은 3 시리즈 대비 약 5백씩 높아지는 가격이 5 시리즈에 근접한다는 것.

그리고 4 도어 쿠페의 바람은 3 시리즈에게까지 불어, 4 시리즈의 GC(그란 쿠페)가 나왔더랬습니다.
누구의 표현을 빌자면 3 시리즈 세단에서 문짝 두 개를 떼어낸 차에다 다시 문짝 두 개를 추가한 버전이라나.
가뜩이나 4 시리즈가 최소한 전면에서는 3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크게 가지고 있지 못한 형편이니^^;;
일단 4GC는 뒷 트렁크가 크게 열리는 5도어형이며, 쿠페라는 이름답게 보다 낮고 잘 빠지긴 했습니다.

높이가 낮아지면서 폭과 길이는 늘어났군요. 큰 수치는 아니지만 그 미묘함이 라인의 차이를 만드니까요.
하지만 3GT만큼은 아니더라도 중량 또한 약간 늘어나면서 성능 및 연비도 약간 떨어집니다.
이런저런 멋을 부린 결과인지 역시 3GT만큼은 아니더라도 가격 또한 약 2백 정도 상승.
의외라면 엔진인데, 20i 및 20d와 함께 28i나 25d 대신 35d가 국내에 들어와 있네요.
BMW 코리아의 전 차종을 통틀어 이 세그먼트에 3리터 디젤 엔진은 이게 유일할 겝니다.

자 이제 눈썰미가 얼마나 좋은지 테스트도 할 겸, 위의 세 형제를 한 번 나열해 보았습니다.
후하게 쳐서 3초면 되겠죠? 그 안에 구분하셨다면 차덕 인정!?
정답은 위로부터 3GT, 3, 4GC의 순입니다만... B당인 제가 봐도 이건 틀려먹었어! orz
4 시리즈도 내년 이후 페이스리프트되겠지만 1 시리즈같은 예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겠죠.

셋 중에서 제 취향에 가까운 거라면 4GC의 M팩일텐데, (2도어는 이제 선택 범위에 있지 않습니다ㅠㅠ)
제 눈에는 앞트임한 헤드램프와 함께 너무 납작한 인상이어서 하관이라도 좀 터줘야 밸런스가 맞더라구요.
별 차이 없는 쿠페형에다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드레스업에 누가 돈을 들이겠냐는 분도 계시겠지만
네 그런 호갱 중 한 명이 접니다. 일단 외관이 마음에 들어야 정이 든다고나 할까. (이걸 핑계라고 하는게냐!)

그러나 4GC의 M팩은 35d 뿐이고, 35d는 가격이 아득히 초월하고,
20i나 20d는 스펙에서 살짝 불만이고, 거기다 범퍼라도 좀 바꾸려면 추가 지출이 또 한참이고...
그냥 지금 타는 120d나 주구장창 아껴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