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늦은 봄부터 성당 답사를 하겠답시고 전국 각지를 돌아보고 있습니다만,
유서깊고 아름다운 성당은 멀리 산 속에만 있냐구요? 설마요. 오늘은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입니다.

이름대로 서울 중구 중림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로는 충정로역과 서울역에서 가까운데, 서울 강북에 거주한다면 자전거로도 어렵지않게 접근할 수 있죠.

나즈막한 언덕 위 성당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 옆의 14처 동산을 따라 올라가는 것도 좋겠죠?
오른쪽 뒤로 성당 건물이 있는 셈인데 우거진 수풀에 가려 안보이는군요.

서소문 성지를 지키듯 내려보는 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으로 매우 잘 알려져 있습니다.
명동대성당보다 뒤에 설계되었으나 완공은 6년 앞선 1892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섞인 붉은 벽돌 건물은 이후 우리나라 성당의 표준이 되었죠.

성당 외관은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리만큼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인데
안타깝게도 1998년 방화 사건으로 건물 일부가 손상을 입어 복원 공사를 거쳤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작고 아담해 보였건만, 안에 들어오면 의외로 높고 웅장함에 살짝 놀라게 되었네요.
접근성이 좋은데다 아름답기까지 하다보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 성당에서 촬영되었고
또한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결혼식 장소로 매우 인기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찾은 날도 혼배미사가 예정되어 여기저기 꽃장식을 붙이고 있더라구요.

음... 네. 제 폰카로도 이 정도가 찍힌다면 영화 배경으로는 환상적으로 나오겠네요^^;

주보성인으로 모셔진 성 요셉의 상.
본당이 내려보는 서소문 공원에 서소문순교성지가 있고, 본당 뒤에는 그 전시관이 마련되었습니다.

약현성당의 아름다움은 여러 매체를 통해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는데
정작 가까이 계시는 분들도 그 위치는 잘 모르시더라구요.
서울역이나 서대문 근처에 집이나 일터가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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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주취상태의 노숙자였고 횡설수설했는데 그중에 대표적으로 전해지는 말이 '자기가 다니던 교회건물보다 성당이 더 커서 화가 났다'는 거고, 또 '예수님은 제쳐 두고 성모 마리아를 떠받든다' 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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