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릴없는 성당 답사, 오늘은 간만에 지침서(...)에 기록되지 않은 곳 중 하나인 신천동성당입니다.

이름대로 송파구 신천동에 있긴 한데, 지하철로는 잠실역과 잠실나루역 사이입니다.
거꾸로 신천역 부근 유흥가(?) 입구에서 한 번쯤 보셨을 붉은 벽돌 성당은 잠실 성당이죠.
지하철 2호선의 역명이 거꾸로 붙었기 때문인데, 하여간 행정구역상으로는 이쪽이 신천동인게 맞습니다^^;

잠실역 주위가 '롯데동'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만큼 롯데 계열의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데다
그 외에도 호텔이다 오피스텔이다 아파트다 하는 건물들이 가득하다보니
그 속에 파묻힌 나즈막한 성당 건물은 무심히 걷다보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멀리 저 뒤로 한참 올리고 있는 제2 롯데월드가 보이는군요.

건물은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형태인데 1층은 부대 시설과 함께 사무동이 자리하고 있고
2층이 미사를 드리는 본당이 됩니다. 입구 오른켠은 신천동성당의 주보 성인인 김대건 입상.

그 뒤의 계단을 이렇게 돌아 올라갑니다.
규모가 큰 성당은 아니지만 매우 이채롭고 아기자기하네요.

피라미드 꼭대기의 십자가상도 여느 것과는 다릅니다.
고통과 희생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라 두 팔을 벌려 세상을 포용하고 용서하는 모습?

안으로 들어가면 피라미드의 사각 아랫변 한귀퉁이에 제단이 놓여있고
그를 긴 의자들이 둘러싸듯 늘어서 있습니다.

제단과 감실과 성상...인데, 좀 어둡죠?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내부 조명을 전부 끈 상태라 희미한 자연 채광 뿐이다보니;
폰카 노이즈 자글자글한건 좀 봐주세요^^;;

그런데 십자고상 뒤로 이어지는 붉은 빛을 따라 쭉 올라가보면...

피라미드 네 모서리를 따라 올라가는 스테인드 글라스가 머리 위에서 멋지게 크로스!
조명이 꺼져있기에 더욱 장엄하고 멋지달까, 전화위복이랄까.

신자석 옆 벽에도 수난 부조와 함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벽면의 빛은 자연광이 내부로 반사되어 들어온 것.

성당 뜰 맞은편 높이 솟은 탑과 성모자상.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신천동성당은
건축가 김영섭에 의해, 그 스테인드 글라스는 미술가 최영심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신천동의 신자분들은 아름다운 본당이 있어 행복하시겠어요. ^^
하루쯤 성당여행
성당 여행; 횡성 풍수원성당
성당 여행; 당진 합덕성당
성당 여행; 청양성당
성당 여행; 원주 용소막성당
성당 여행; 익산 나바위성당
성당 여행; 울산 언양성당
성당 여행; 서울 약현성당
성당 여행; 평창 대화성당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