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꽤 쌀쌀해졌습니다. 몸으로 바람을 받는 라이딩에는 이렇게 일교차 큰 계절이
쾌적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 남지 않은 올 시즌 기회 될 때마다 부지런히 나가야겠죠?
이번에는 모처럼의 춘천행, 소양로 성당입니다.

소양로성당은 춘천의 강원도청 바로 인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로 가까이에 있지만 건물이 나지막하고 나무가 많아 근처에 살아도 모르는 분 계실 법도?
자동차로나 바이크로나 제가 처음 달릴 무렵에는 뻔질나게 드나들던 경춘가도인데
요즘은 보다 멀리 다니다보니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소양로성당의 첫인상은 일단 '신기하고 특이하다' 일까나요.
나지막한 단층 건물이건만 오른쪽에서 보아도 둥글고...

왼쪽에서 보아도 둥급니다. 그렇다고 비잔티움 양식의 돔 모양이냐면 그것도 아니어서
건물의 뒷쪽은 반듯하게 잘려나간, 그러니까 위에서 보면 반원 모양이 되는 거죠.
1956년 건축되었으니 내년이면 60주년이 되는 옛 건물인데도 완전 파격 모던 스타일~

얼핏 뭐하는 건물인가 싶기도 하지만 지붕의 십자가와 전면의 예수 성심상이 성당임을 나타냅니다.

외형은 매우 특이하지만 들여다보면 별다른 장식 없이 수수하고 소박합니다.
오래되어 낡았던 건물이 2005년 문화재로 지정되어 2009년까지 보존 및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안으로 들어가보면 왜 특이한 반원형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제대를 중앙으로 신자석이 빙 둘러싸는 구조 배치를 가지고 있거든요.
평평한 바닥에 제대가 약간 솟아있긴 하지만 권위같은건 없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거의 유일하게 멋을 낸 제대 주변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작기에 더욱 아름다운 듯.

다시 밖으로 나오면 성당 왼편으로 부속 건물들이 보이는군요.

이 소양로성당에는 다른 이름이 하나 더 있으니, 살신성인 기념성당이라고도 한다는군요.
한국전쟁 당시 초대 주임 콜리어 신부가 끝까지 남아 신도들을 돌보고 치료하다 인민군에 생포되어
사살되면서 함께 잡혔던 복사를 감싸 살렸다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쟁 후 성당을 신축하면서 무엇보다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네요.
둘러본 저의 감상으로는 두 손바닥을 둥글게 모아 소중한 것을 감싼 듯한 인상이랄까.
사진과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니 직접 보시면 정말 좋을텐데.

특이한 외관과 함께, 지금까지 돌아본 몇 안되는 성당 중에서도 기억에 남을 소양로 성당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받은 그 따뜻함은 정말 잊을 수 없겠죠.
춘천의 성당 한 군데를 더 보고자 했으나 이곳 소양로성당에 홀딱 빠지는 바람에(...) 타임 오버,
다른 한 곳인 죽림동성당은 다음 기회를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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