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극장을 기다리던 극장판 by glasmoon

잉그램도 가고 모토코도 가고

미루고 미루다 한 해가 끝나가도록 소식이 없기에 결국 봐버린(...)
일련의 일본 영화/애니메이션 극장판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먼저 "공각기동대 신극장판".
타이틀에서 'ARISE'가 빠졌지만 명백히 그 OVA 시리즈의 연장이자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독립 완결편.
러닝 타임의 여유가 주어진 때문인지 OVA 1~4화보다 관객이 알아먹기 쉽게 풀어놓은건 장점이나
"SAC"를 통해 익숙한 전개의 반복이라던가 빙 돌아도 결국은 기승전극장판(1995)이라는건 단점이려나요.
"ARISE" 전체에 대해 얘기하자면, 주요 캐릭터의 성우 교체는 시간적인 순서 속에 이해한다 하더라도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일부 캐릭터의 디자인, 아무리 결성 전이라지만 너프를 심하게 당한 소령님과 함께
종전 시리즈에 비해 이야기의 밀도도 캐릭터의 깊이도 떨어지면서 불친절한 대사와 연출로 벽을 쌓아버린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되어버렸다 하겠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드디어 장갑판을 갖추고 전차다운 맷집을 보여준 로지코마 정도?
그러나 그것마저 반대급부인건지 로지코마가 상대할 전차는 완전 몰개성...




그리고 "The Next Generation 패트레이버 수도결전".
올해 내내 묶여 취급당했던 공각 ARISE와 마찬가지로 Next Generation 패트레이버의 완결 극장판.
에피소드 12에서 밑밥을 진득하게 깔아놓은데다 예고편에서도 익숙한 광경을 펼쳐보이며
"패트레이버 2"의 실사판이라는 의심을 받았는데... 정말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 정확히는 "패트레이버 2"의 온전한 실사판이라 할 수 없죠. 후일담을 빙자한 반토막짜리 리바이벌?
뭐 충분한 재량이 주어졌다면 좀더 충실하게(...) 옮겼을 지도 모르지만 실사라는게 다 돈이다보니
또다시 다리가 끊어지고 난리가 났는데 보이는 병력은 부실하기 짝이없고 개연성도 없고 명분도 모르겠고..
약간의 자극에서 출발된 연쇄 작용으로 수도가 전장화되는 "패트레이버 2"의 정교한 각본을 생각하면
아무리 연출자가 같더라도 거기에 비교하는건 예의가 아니지 싶네요.
혹평이 신경쓰이긴 했는지 27분 추가된 디렉터즈 컷이 새로 나왔다지만 본 이들의 평은 오십보 백보.
결론적이지만 마무리가 이렇게 됨으로써 넥스트 제네레이션 시리즈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연대기는 커녕
기존 패트레이버 시리즈의 저렴한 실사 버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에 못을 박았습니다.




덤으로 역시 오시이 마모루가 연출한 "가름 워즈: 마지막 예언자"라는 작품이 최근 국내 개봉했죠.
구세기 말 한참 그가 한참 잘 나갈 때 제임스 카메론이 참여하네 제작비가 100억엔이네 요란했던 기획인데
아니나다를까 그런 어마어마한 스탭들과 자본을 끌어모을 방법이 만무하여 오래전에 엎어진줄 알았더만
어찌어찌 되살아나 우여곡절 끝에 완성은 된 모양이더랍니다마는...
제가 무어라 표현할 말이 없네요. 이거에 비하면 "아발론"은 역사에 남을 걸작으로 보인다는 정도만.

본디 영화광 출신이라 애니메이션보다 실사로 성공하고픈 욕심은 십분 이해한다 쳐도
정작 실사에서마저 애니메이션 방식의 과장 가득한 연출을 고수한다는 아이러니.
게다가 점점 화려해지는 CG나 음악에 반비례하여 공기처럼 가벼워지는 캐릭터와 여전한 개똥 철학 대사들.
그러니까 아저씨, 실사엔 미련 접고 소품 애니나 이따금 만드세요. "스카이 크롤러"는 개중 괜찮았잖아요.
아 각본은 꼭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원작이 따로 있으면 더 좋고.


핑백

  • Dark Ride of the Glasmoon : 공각기동대, 팔자도 걱정 2016-11-18 17:34:43 #

    ... 원작에 그 쟁쟁한 스탭들을 밀어넣고도 족족 망하는 DC를 보면 걱정 안하게 생겼냐구요. 뭐 하다하다 수틀리면 과장님(기타노 다케시!)이 직접 다 쓸어버린다던가? 쿨럭쿨럭~ 극장을 기다리던 극장판 ... more

  • Dark Ride of the Glasmoon : 공각기동대, 2년 묵힌 신극장판 2017-04-21 19:26:56 #

    ... 팬질하면서 끌어모은 다수의 '입체물'을 싹 정리해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비용의 문제로 정리 대상에 오른게 공각 관련만은 아니라는게 더 큰 고민이지만요. 극장을 기다리던 극장판 ... more

덧글

  • 풍신 2015/12/15 20:11 #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오시이 마모루가 감독을 안 했다는 것만으로 기대되더군요. 좀 더 시로 마사무네 느낌의 개그가 나와줬으면 싶었는데, 결과물은 좋지 않으려나요?

    안 봐서 모르지만 패트레이버 2 실사판이냐, 구 OVA 쿠데타 버전이냐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두 경우 전부 기대가 안 됩니다만...) 아발론이 역사에 남을 명작으로 보이면 가름 워즈는 어떤 물건이길래 보기가 두려워졌습니다.
  • glasmoon 2015/12/16 15:36 #

    - 공각 관련으로 마사무네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보여준건 PS 시절의 게임 동영상 뿐일 겝니다;;
    - 뭐라 첨언도 하지 못할만큼 P2의 사건 진행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걸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 타누키 2015/12/15 20:45 #

    공각기동대는 결국 극장에서 못보겠군요. ㅠㅠ
  • glasmoon 2015/12/16 15:37 #

    OVA도 3번째에서 멈춘 판이니 극장판 개봉은 오래전에 물건너갔다고 봐야죠 ㅠㅠ
  • 두드리자 2015/12/15 21:32 # 삭제

    잉그램과 그리폰이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을 실사로 보고 싶었지만, 그런 건 무리였나 보군요.
  • glasmoon 2015/12/16 15:39 #

    애시당초 시리즈를 통틀어 등장하는 레이버가 2과에 남은 98식 두 대 뿐입니다.
    아 OVA 초반에 엑스트라로 작업용이 잠깐 등장했었던것 같군요. 그것도 굉장히 어설픈 모습으로.
  • 노이에건담 2015/12/15 22:39 #

    올드팬들 : 제작자, 감독 이 사태에 대해 설명해보실까?
    제작관계자 : 저에게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셨다면....
    올드팬들 : 변명은 죄악이라는 걸 알고 있겠지? 제작 관계자들아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glasmoon 2015/12/16 15:40 #

    코믹스부터 WXIII까지 패트레이버라면 전긍정하는 저이지만 이건 도무지 이해도 납득도 용납도 안됩니다. -_-
  • 잠본이 2015/12/15 21:50 #

    오시이는 저렇게 말아먹어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게 참 신기하단 말이죠...
    공갈기동대는 이제 슬슬 사골기동대가 되어가고 있는거 아닌가 싶은데 정작 원작에 충실한 애니화는 없었다는게 함정;;;
  • glasmoon 2015/12/16 15:43 #

    - 일을 하고는 있긴 한데 투입되는 인력이나 예산은 점점 빈곤해지는 느낌이죠.
    화면빨이라도 먹어줘야 그 개똥철학도 좀 그럴싸하게 포장이 될텐데 이젠 그마저도 안되니니.
    - 공각은 이렇게 9과 창설 이야기도 어설프게나마 다뤘으니 이제 원작판 나올 차례인가요?
  • 동사서독 2015/12/15 22:02 #

    오시이 마모루 영감님의 이노센스를 극장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현학적인 글들이 인상깊었던 월간 키노에서 영감님 특집 기사가 종종 나오기도 했었죠. 영화 잡지치곤 부록 없기로 유명했던 키노였지만 영감님의 아발론은 브로마이드를 부록으로 제공하기도 했었구요.
    영감님의 현학적 영화 진행과, 실사와 가상 세계를 오가는 영화적 설정이 우리네 장선우 감독에게 영향을 미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란 한국 영화 산업계의 한바탕 폭주극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
  • glasmoon 2015/12/16 15:46 #

    당시 국내에서 조금이라도 SF 물을 먹은 감독이거나 SF 분위기를 표방한 영화라면 이 양반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가 없지 싶죠. 그게 대체로 되도않는 똥폼잡기와 있어보이는 대사치기로 귀결돼서 그렇지;;
  • 태천 2015/12/15 22:05 #

    아발론이 명작으로 보일 정도라는 대목에서 대략 정신이 멍해졌습니(...)
    아발론 국내 개봉 당시 극장에서 나름 나쁘지 않게(응? 뭐?) 봤던지라...(먼산)
  • glasmoon 2015/12/16 15:47 #

    위에 써둔 말이 농담이 아닌게, 저도 아발론에 대해서는 괜찮게 봤고 지금도 우호적인 편입니다.
    아마도 오시이 마모루의 실사영화 중에서는 톱 포지션으로 남을 듯한. 아하하.
  • 포스21 2015/12/15 22:54 #

    그냥 유우키 마시미 씨가 퍼트레이버 오리진 같은 만화나 그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덤으로 시로 마사무네 씨도 공각기동대 퍼스트... 같은 걸로...
  • glasmoon 2015/12/16 15:52 #

    패트레이버 원전은 여건만 갖춰진다면 어떻게 나올 수도 있을성 싶은데,
    공각의 그것은 그닥 기대할 수가 없군요. 가뜩이나 손 느린데 옆으로 빠지기 일쑤인 마사무네이다보니--;;
  • 갈가마 2015/12/16 03:13 # 삭제

    패트레이버도 개똥철학과 쓸데없는 무게없는 티비판을 더좋아했는데 이엏게 시리즈가 요단강건너는거보니 가슴아프네용 ..오시이아저씨작품들은 점점 재미는 없고 허세만 가득늘어나고 ~~
  • glasmoon 2015/12/16 15:52 #

    "내가 일으킨(?) 패트레이버이니 내가 묻겠다!!"
  • fkdlrjs 2015/12/16 13:52 # 삭제

    이러니까 오시이는...
  • glasmoon 2015/12/16 15:57 #

    나름 실드..까진 아니어도 뭔가는 있겠거니 생각해 왔건만...
    그의 머릿속 비전은 P2와 공각까지에서 보여준게 전부인 모양입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5/12/16 14:00 #

    패트라이버 만큼은 새로운 적, 새로운 환경을 원했는데 저렇게 만들어 버리니 완전히 실사화하면 망치는 애니 목록에 1개 더 추가되었다는 게 맘에 안듭니다.
  • glasmoon 2015/12/16 15:58 #

    이번 넥제 시리즈 자체가 레이버가 모두 사라진 이후를 전제로 하고 있으니, 어떤 의미로 처음부터 묘비석이었던게죠. 아하하~
  • 계란소년 2015/12/16 14:14 #

    패트레이버는 심의도 한참 전에 통과했던데 왜 VOD로도 안 나오는지...
  • glasmoon 2015/12/16 16:01 #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거 하나 보고 여태 기다려왔구만.. 하긴 나왔어도 처참했을테지만요.
  • 워드나 2015/12/16 16:41 #

    오시이 마모루도 코지마 히데오도 이젠 일선에서 물러나 후학 양성에 힘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때려쳐도 좋고.
  • glasmoon 2015/12/17 15:55 #

    계속 이런 꼴이면 물러나기 싫어도 물러나게 되겠죠?
    그러고보니 코지마 히데오는 코나미 나와 소니와 독자 계약을 했다던가요. MGS 1만은 참 재밌게 했었는데..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