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MEGADETH, 꿈도 희망도 없이 by glasmoon


미운 정이 더 무섭다고, 몇 번이나 뒷통수를 맞았음에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음 만남을 기다리게되는 그런 경우가 있다.
나에게 애증 1순위를 다툴 두 밴드, 메가데스와 드림 시어터가 나란히 신보를 내놓았다.
먼저 메가데스의 "Dystopia"부터.


빅 래틀헤드가 웬 대갈통과 일본도를 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 비디오에서.






처음 가볍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팬들에겐 이제 금기어가 되다시피 한 "R..." 까지야 언급할 것도 없고,
"Endgame" 전후 갈수록 떨어지던 (혹은 "Endgame"이 유독 돌출했던 이후) 범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이 정도라면 충분히 평타 이상은 쳤다고 할 수 있을테니까. 그러나 킬링 트랙의 부재와는 별도로
개별적인 곡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인상과 달리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부분이 많았으니,
그렇다면 과연 이 앨범의 무엇이 나로 하여금 '성공적'이라는 단어를 망설이게 하는가?

알다시피 이 앨범을 만들면서 메가데스의 멤버는 '또' 바뀌었다.
기타에 앙그라 출신의 키코 루레이로, 드럼에 램 오브 갓 출신의 크리스 애들러가 참여했는데
특히 "Holy Land" 등 90년대 초창기의 앙그라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중기 이후는 관심을 잃어 모른다;)
당시 몇몇 트랙에서 들려주었던 키코의 연주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나름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과연 브라질의 민속적 특질을 보유했던 앙그라 출신답게 차별화된 음계를 왕왕 선보이는데...
문제는 -당장 첫 트랙의 인트로부터- 대다수의 솔로가 그 음계 안에 지나치게 안주하고 있다는 것.
단순히 음계를 읽거나, 속주에서도 그저 아르페지오로 훑거나.. 아니 갑자기 아마추어리즘이 유행하나?
데이브 머스테인이 주도했을 리프도 비록 낙제는 면했다지만 16비트 한 음 긁기가 지나치게 많은데다
움직이는 부분에서도 충분히 심심하여 메가데스 특유의 '맛깔나는' 변칙 리프와는 거리가 있다.

기똥찬 리프가, 흡족한 트랙이 하나.. 아니 둘 정도만 있었어도 이 심정은 뒤집어졌으려나.
그렇게 '빛나는' 요소가 드물어진 이 앨범은 전체적인 완성도와 별개로 생명력 또한 희박하게 느껴진다.
왕년의 실력자들이 왕년의 스타일로 잘 만든 준수한 앨범. 그러나 베스트로 꼽힐 트랙은 잘 안보이는.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나는 또다시 제 2의 "Endgame"을 기대하며 가슴을 두근거리겠지.


덧. 그래도 들을만 하니까 끄적거리기라도 하는 거. 드림 시어터 "The Astonishing"은 포스팅 안할 듯.
덧2. 2015년 음반 결산이 없었던건 귀찮아서 메탈 쪽으로 꼽을게 하나도 없어서! 세상에!!

덧글

  • 동사서독 2016/02/17 18:12 # 답글

    자유의 여신상 머리통 아닌가 하고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되네요.
  • glasmoon 2016/02/18 20:20 #

    전 처음에 무슨 로봇 머리인가 했던..;;
  • 섹사 2016/02/17 20:52 # 답글

    그래도 운동할때 들으면 좋아요 헤헤
  • glasmoon 2016/02/18 20:21 #

    첫 트랙 시작하면 러닝타임 후딱 지나가더군요. 지루하지 않은게 장점입니다?
  • 람모 2016/02/18 09:54 # 삭제 답글

    2004년 부활한 머스테인이 재결성한 메가데스는 이전보다는 확실히 귀에 착 감기는 곡이 담긴 앨범이 안 나오더군요.
    저도 메가데스는 공연만 세번 갈 정도로 애정을 주는 밴든데.. 이번 앨범도 그냥 들을만하다 정도지 바로 이거야! 하는 곡은 없더군요.
    13 이후로 앨범을 안 샀는데.. Endgame 앨범 사봐야 할라나..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 요샌 달롱넷에도 뜸하시네요.
  • glasmoon 2016/02/18 20:23 #

    13 전 앨범이 Endgame입니다. R... 멸망 이후 자타공인 최고 걸작!?
    달롱넷은 매일 눈팅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건프라에 뜸해지니 흔적을 남길 일이 많지 않네요^^;
  • 미친도사 2016/02/18 16:41 # 삭제 답글

    근작들이 너무 맘에 안 들어서 그랬는지 이번 앨범은 그나마 좀 듣고 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확 휘어잡는 느낌은 부족하게 느껴지네요.
    작년 초에 멤버 구성도 되기 전에 예매했는데 아직 CD는 지구 어디선가 배송 중이고, 백스테이지 패스는 내한을 해야 써먹던지 말던지... 쩝.
  • glasmoon 2016/02/18 20:24 #

    위에도 썼지만 확 꽃히는 트랙이 둘만 있었어도...
    근데 CD는 어디에 주문하셨길래 여태 방랑중이랍니까^^;;;;
  • 락키드 2016/02/26 14:29 # 삭제 답글

    오오 endgame이 그래도 괜찮은 앨범이었군요. the system has failed 이후 새 앨범은 안들었는데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머스테인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아서 계속 활동하는 것만도 반갑네요.히힛
  • glasmoon 2016/02/26 20:45 #

    투덜투덜 해놨지만 막장된 메탈리카에 비하면 이게어디냐 싶기도 합니다^^;
  • 랜디리 2016/03/22 00:25 # 답글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다. 잘 지내셨죠 'ㅂ'!

    ::

    아 Dystopia는 진짜 실망했습니다. 사실 앨범 나오기 전에 예전 멤버들을 '또' 까는 걸 보면서 이번 것도 좀 글렀구나 싶긴 했습니다만,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앨범을 내놨을지는 몰랐습니다. 꽤 많은 기타리스트들을 컨택한 모양인데 - Rusty Cooley 같은 사람은 아예 공개적으로 '같이 하자고 그러던데 거절했음' 하고 써 놓더군요 - 과연 그들 중 Chris Broderick보다 나은 사람이 있었을까 모르겠습니다. Endgame을 내놓은 파트너를 저렇게 쉽게 버리다니.

    Anthrax는 옛날부터도 별로 끌리지 않는 스타일이었고, Slayer는 Kerry King 아저씨의 입방정이 싫어서 못 듣겠고…

    그래도 그나마 신보의 수준은, 제가 듣기엔 슬레이어가 최고인 듯합니다. 이게 슬레이어 자체의 힘은 아닌 것 같고, 새로 들어간 Gary Holt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침 Exodus도 계속해서 괜찮은 음반들을 내고 있는 중이라, 왠지 그런 혐의(?)가 좀 보이네요.

    어쨌든, 점점 들을게 없어져 가는 이 필드를 꾸준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b
  • glasmoon 2016/03/24 15:06 #

    아 오늘 출근길에 슬레이어 들으며 왔는데 말이죠^^;;;;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표명하신 의견에는 하나하나 공감할 수밖에 없네요.
    이제 헤비메탈도 숨이 깔딱깔딱 하는게, 조만간 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모양입니다. 허허~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