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라이딩 시즌이 시작되었건만 날씨에 모임에 나가는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시즌 개시일에는 먼지를 뒤집어쓰더니 모처럼 잡은 이번 토요일에는 비소식이..ㅠㅠ
지지난 주말은 약속이 있어 움직일 수 없었건만 모처럼 하늘이 맑길래 그냥 가까운 곳으로 달렸죠.
경기도 화성의 발안성당입니다.

성당은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울로부터의 거리가 50킬로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날잡고 가기엔 멋적은 편이었는데 오히려 그 어정쩡한 거리가 필요한 날이 올 줄이야.
가고, 보고, 오고 각 한 시간씩 주말의 틈새 세 시간을 아주 유용하게 보냈네요.

일단 도착은 했는데... 종탑이 본관과 좀 떨어져 있다보니 한 화면에 다 잡히질 않는군요.
봄에 이렇게 파란 하늘이 보이면 뭐다? 비 많이 온 다음날이거나 바람 많이 부는 날이거나.
아니나다를까 거센 바람에 바이크도 휘청휘청 조금 애먹었습니다.

여러 성당의 건축으로 유명한 김영섭 씨가 설계한 이 건물은 몇 가지 특색을 갖습니다.
그 하나는 노출된 콘크리트에 공간을 입체적으로 분할하여 모던한 구조를 표방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위에 한옥 처마와 같은 곡선의 지붕을 얹는 등 동양적인 장식을 가진다는 것.
전통과 모던, 서양과 동양의 조화에 대한 설계자 나름의 대답으로 여겨집니다.

성당 안팎의 조각상들도 독특한 분위기를 띄는데,
분명 서양의 성인이지만 마치 동양의 불상인 법한 표현과 느낌이죠.

큰 창이 보이거나 하지 않음에도 들어가보면 의외로 채광이 좋습니다.
각 면과 면이 만나는 곳에 틈을 만들고 좁은 창을 내어 빛을 들어오게 했죠.

이렇게 틈으로의 채광은 마찬가지로 김영섭 씨가 설계한 강릉 초당성당, 서울 신천동성당에서
경험한 바 있습니다. 청양성당까지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로 보는 김영섭 설계 성당이네요.

멀리서 보면 사각 건물에 지붕만 올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와보면 의외로 다층적인 벽면과 층간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전면 중앙에 설치된 시계의 의미는 잘 모르겠네요.

역시 동양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성모자상. 긴 옷자락 때문인지 한결 보살상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아니 더 나아가면 탄신 직후의 부처님과 마야 부인 같기도?

입구의 성상에서 지름과 관련된 무언가를 느끼셨다면 그건 전적으로 착각이구요. 쿨럭~
주말 잠시 짬이 나 가까운 곳을 찍는 셈 쳤더니 웬걸 제대로 횡재했네요.
어쩌다보니 김영섭 씨가 설계한 성당 또한 두루 돌아보고 있는 모양이 되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다른 성당이 또 어떤 곳이 있나 찾아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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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녹지도 많고 멋집니다. 동양과 서양의 미를 절충한 듯한 느낌또한 묘하게 마음에 남네요.
저희 동네 성당도 이렇게 지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건물은 괜찮은데 주변이...)
건물 가운데 시계가 있어서 더욱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