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엑스맨: 아포칼립스 by glasmoon



"퍼스트 클래스" 이후의 행적은 물론 구 삼부작과 자질구레한 곁가지들까지 깔끔하게 정리한
전작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여러가지 면에서 어마무시한 작품이었음에 틀림없다.
에필로그에 짤막하게 얼굴을 비추는 팜케 얀센과 제임스 마스던의 모습에서
시리즈의 팬이 아닌 나머저도 눈물을 찔끔 했음에야.

그렇기에 굳이 삼부작을 맞추겠다며 한 편이 더 남았다는 걸 알았을 때
이렇게 멋드러지게 마무리한 이야기에서 어떤 사족을 붙여야 어울릴 것인지 궁금했다.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신구 멤버가 총출동해야 할만한 최강의 적을 설정하는 것?
뭐 결국은 그렇게 흘러간 것 같지만.

세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이번의 아포칼립스는 여러모로 "어벤져스 2"의 울트론과 닮았다.
초월적인 능력을 가졌으나 캐릭터의 설득력과 매력이 떨어지고 허무한 최후를 맞는다는 것까지.
분명히 킹왕짱 세다는건 알겠는데 깊이도 없고 재미도 없고 공감도 안되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으로 갑툭튀(?)한 누군가에게 발리는 걸 보면 심지어 안쓰러울 정도.

물론 "퍼스트"와 "데오퓨"의 악역이라고 별달랐냐 한다면 그것도 그렇기는 한데
앞의 두 작품은 악역이란게 아직 미숙한 주인공들이 성장을 위해 뛰어넘어야 하는 난관 정도였고,
거의 완성된 "아포칼립스" 시점에서는 그저 스펙 어마어마한 악당이 지구를 멸망시키려 하자
대립하던 주인공들이 손에 손잡고 물리쳐 지구를 지켜낸다는 아주 평이한 전개에 그쳐버렸다.

그 와중에 매그니토를 비롯해서 몇몇 캐릭터의 깊이와 드라마를 부여하기 위해 애는 썼는데
조금 의아스러운 합류만큼이나 갑작스러운 막판의 변절(?)로 인해 그마저도 증발.
구삼부작에서 묘하게 취급이 좋지 않다가 신삼부작에서 시리즈를 꿰뚫는 핵심이 된 미스틱은
너무 티나게 띄워준다 싶을 정도이며 퀵실버 또한 지나치게 남용된다는 느낌.

호평과 혹평이 갈리는 와중에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중에서 잘 만들어졌다고는 결코 못하겠고,
그렇다고 "배트맨 대 슈퍼맨"이나 몇몇 금지어들만큼 형편없는 작품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울트론과 함께 참 재미없었던 "어벤져스 2"와 비슷한 정도?
결론적으로 구삼부작이든 신삼부작이든 '3편이 가장 떨어진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덧글

  • 노이에건담 2016/05/27 22:16 # 답글

    대부분 트릴로지 시리즈가 안고 있는 숙명같은 문제죠.
    1편은 대서사의 시작과 등장인물들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3편은 전체 대서사를 완성시켜 마무리 짓는 것과 동시에 본편 자체의 내용도 충실해야 하는 2중의 부담을 지고 있죠.
    2편은 비교적 그런 문제들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본편 자체의 완성도가 비교적 탄탄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트릴로지 시리즈 영화는 대부분 2편이 많군요.^^;;
    제국의 역습, 두개의 탑, 다크 나이트 등등..
  • glasmoon 2016/05/30 13:56 #

    그런 면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비교적 잘 만들어진 쪽이라고 봅니다만.. 저만 그런가^^;;
    근데 엑스맨 프리퀄의 경우는 2편에서 이미 중요 서사를 다 완결시켰다는게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음음.
  • 동사서독 2016/05/27 22:39 # 답글

    대부도 3편이 평가가 떨어지죠. 영웅본색이나 에일리언, 다크나이트 시리즈도 3편에선 아쉬운 부분이 보였었군요.
    배대슈 이후 여러 히어로들이 나와서 니 편 내 편 갈라 싸우는 이야기에 관객들이 급피로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히어로물의 과포화 상태랄까요.
  • glasmoon 2016/05/30 15:08 #

    전 "어벤져스" 1편부터 피로감을 느끼던 터라; 잘난 넘들 한 데 모아두면 재앙이라구요;;
  • eggry 2016/05/27 22:49 # 답글

    3편이 구리다는 걸 제다이의 귀환을 이용해 스스로 자학개그도...
  • glasmoon 2016/05/30 15:08 #

    본문 마지막 문장은 거기에서 인용했습니다 캭캭
  • KAI2 2016/05/28 01:11 # 삭제 답글

    초능력 없이도 등빨로 압도하는 진 더 그레이트 마운틴 산사
  • glasmoon 2016/05/30 15:10 #

    정말 이러다 브리엔느 따라잡을까봐 무섭죠;; 설마 그 등빨로 왕좌의 게임 최종 승자가 된다던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