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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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골동품! 밴버리 런 2016 by glasmoon


하여간 이번 영국 여행이 급하게 잡은 것 치고는 타이밍이 기가 막혔던 건지,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가 대미를 장식했다면 그 시작에는 밴버리 런이 있었습니다.



밴버리 런은 이름 그대로 영국 밴버리 일대를 달리는 빈티지 모터사이클 행사입니다.
올해로 벌써 68회가 된다는군요. 그럼 대체 언제 시작한거냐.. 역산해보면 1949년? ;;;;
근데 그저 영국 촌동네 라이더 아저씨(라기보다 할아버지)들 모임으로 치부하면 안되는 것이,
일단 참가 신청 마감이 500대(...)인데다, 참가 신청 자격은 1931년 전에 생산된 것에 한합니다.
뭣이? 그런 골동품들만으로도 500대가 모인다는 것이냐??




코스는 브리티쉬 모터 뮤지엄에서 출발하여 밴버리로 내려갔다 다시 돌아오는, 대략 30km 정도.
네. 사실 저도 이 밴버리 런을 전부터 알고서 찾아간 건 아니고,
브리티쉬 모터 뮤지엄에 가려고 봤더니 이런 행사가 있다길래 그 날에 맞춘 거죠^^;;



다만 런던에서 기차로 버스로 갈아타려니 아무리 서둘러도 행사 시작 시간에 맞출 수가 없더라구요.
어떻게 막바지라도 보겠다고 서두르는데 이미 길 건너편의 모터사이클들이 범상치 않습니다. *ㅁ*



허겁지겁 도착한 브리티쉬 모터 뮤지엄. 다행히 아직 북적거리는게 진행 중이군요.
중요한건 밴버리 런 티켓을 예매하면 뮤지엄 관람이 공짜라는 거! 게다가 일반 관람 티켓보다도 싸~!?
이 날도 날씨가 안좋으면 할아버지들 어쩌나 싶더니 다행히 구름만 끼고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뮤지엄 주차장 여기저기에는 구경온 라이더들의 모터사이클이 가득합니다.
정말 별의 별 게 다 있었는데 자세히 볼 시간은 역시 없고(...) 제 나인티도 보이길래 한 장.
물론 이것들은 전부 본 행사 참가 자격은 없는 기종들이죠.
1931년 이전이라면 제가 타는 BMW 모토라드라 하더라도 R32나 R39같은 최초기 모델들만 해당되며
모든 일본 메이커를 포함하여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막 생겨났거나 생겨나기 전입니다.
그리고 영국 모터사이클이 세계 최고의 지위를 누릴 때였죠.



서둘러 들어가보니 마지막 출발 주자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참가번호 464번은 사이드카를 붙인 AJS 모터사이클과 멋진 중년 부부로군요.
뒤에도 계속 나오지만 평생 볼 AJS 모터사이클은 이날 여기에서 다 본 듯;;



스타트 라인에서는 서너 대씩 그룹을 지어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500대가 출발하는데 한 시간이 훌쩍 넘게 걸린거죠. 덕분에 저도 보고. ^^



연식이 연식인지라 몇몇 모터사이클은 뒤에서 밀어주는 보조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코스 중간중간에도 갑작스러운 고장 및 리타이어를 대비한 차량들이 동행했구요.
그나저나 모직 자켓에 타이까지 갖춰입은 아저씨들 멋지지 않나요? 붉은색 인디언도 인상적!



사이드카에 앉아 시니컬한 표정으로 코를 파는 손자와 그를 대동한 멋장이 할아버지.
둘 다 얼굴에 기름때가 가득한 걸로 미루어 여기까지 오는 길이 결코 쉽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행사장의 많은 초기 모터사이클들은 엔진 내부까지 훤히 드러나있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축과 밸브, 오일과 공기들이 각기 움직이는 광경을 보노라면 스팀 펑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이렇게 마지막 주자들이 떠나고 스타트 라인 부근은 잠시 소강 상태가 되었습니다.
...마는 물론 그 주위에 볼거리가 산더미죠. 이런 행사는 당연스레 엄청난 부스와 장터를 동반하니까요.



시간관계상(ㅠㅠ) 일일이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참 진귀한 모터사이클들이 즐비합니다.
로얄 엔필드나 노튼, 트라이엄프같은건 그냥 여기저기 널렸고(...),
그리폰, 선빔, 빈센트, 제니스 등등 막연히 어디서 들어보기만 했음직한 이름들이 마구마구!



게다가 한쪽에는 그 귀하다는 '모터사이클의 롤스로이스' 브러프 슈페리어가! 무려 다섯 대나!!
나 오늘 계 탔구나~ ㅠㅠ



그 사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왔더니 코스를 완주한 모터사이클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백여 대가 도착해 있는데... 참가번호 1번이, 모터사이클도 뒤의 드라이버도, 포스가 엄청나네요.
어디의 어떤 모델인지 감도 안잡힙니다. 제가 영어 실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여쭤보았을 것을.
2번은 도트(Dot, 이렇게 읽는게 맞나?), 3번은 레비스의 모터사이클.



돌아가는 버스를 타는 와중에도 귀환 행렬은 이어집니다.
근데 이건 어디의 뉘신지 모르겠지만서도 모터사이클로 보기에는 좀 그런거 아닌가 몰라요^^;?



아 멋져~ *ㅂ* 시간만 된다면 여기서 하나하나 다 보고싶은데~!!



다음 일정을 위해 기차를 타야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라니. ㅠㅠ

이번 영국 여행이 본래 그런 취지로 계획된 것이 아니건만,
보기에도 최고였고 기억에도 오래도록 남을 이벤트라면 역시 굿우드 페스티벌과 밴버리 런입니다.
클래식 모터사이클들이 수백 대씩 모이고, 게다가 실제로 달리기까지 하는 행사라니,
이쪽 애호가 분들에게 이보다 더 환상적인 행사가 있을까 싶어요.
6월 영국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꼭 체크하시길!!


자동차의 낙원,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2016


덧글

  • 두드리자 2016/07/07 18:58 # 삭제

    달리는 게 신기하군요.
  • glasmoon 2016/07/08 16:17 #

    보면서도 두 눈을 믿기가 힘들었습니다. *_*
  • 갈가마 2016/07/11 09:37 # 삭제

    와 와 .. 31년식이라니 ㄷㄷㄷ 이런게 전통이나 문화의 차이일까요 .. 우리나라는 연식 20년만 지나면 그기종 싹 없어지는데 ㅋㅋ..
  • glasmoon 2016/07/11 13:12 #

    저정도 연배와 연식이면 자동차/모터사이클 문화를 만들어온 세대라 해야겠죠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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