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의 재난영화 주인공들은 재난 그 자체와 싸운다.
한국의 재난영화 주인공들은 재난뿐 아니라 재난을 둘러싼 사회와도 싸운다.
- 백승찬 기자, 경향신문
십중팔구 정말 뻔한 공식을 따르게 마련인 재난영화이건만
정말이지 기막히는 부분에서 할리우드 공식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잡아냈다.
그 포인트의 뒷맛이 정말 씁쓸하긴 하지만.
기존 충무로식 재난영화가 우왕좌왕하다 결국 부둥켜안고 신파로 가기 십상이었다면
여기에서는 절망, 고난, 생존, 희망, 웃음을 오가는 완급 조절이 지극히 세련되었다.
전작 "끝까지 간다"를 뛰어넘는 이것은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의 역량이겠으되
주인공에 열연한 하정우가 아니면 누가 구체화할 수 있었을까 상상하기 어렵다.
좀비물도 일종의 재난영화라고 했을 때, "부산행"보다 이 "터널"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연말에 꼽을 기억할만한 영화 순위권. 성별연령불문 강추.
덧글
그나저나 [부산행]은 패스할 것 같은데 [터널]을 볼 것 같습니다.
물론 배우의 매력으로나 기호로나 저도 류승범 쪽을 더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