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온 큰애 덕분에 오래 쉬었네요.
드디어 가을 시즌 첫 출격! 으로 춘천 죽림동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물론 당연히(...) 춘천에 있구요. 제가 주로 크지않은 성당들을 주로 다니다보니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무려 주교좌 성당입니다!

1999년 춘천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거쳤다는군요.
건물 안팎은 물론 둘러싼 회랑과 부지까지 싹 정비된 모습입니다.

이 성당의 사연 또한 기구한데, 본당의 역사가 1920년부터 시작되었고
신축 성당이 1941년부터 계획되었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1949년에 착공,
한창 공사를 벌였으나 아시다시피 이듬해 전쟁이 나는 통에 폐허화 되었다가
1951년부터 재개한 복구 공사가 1953년에 완료, 1956년 축성식을 가졌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죠.

화강암으로 쌓은 외벽은 화려하지 않으면서 진중한 편인데,
석재의 크기나 쌓은 방식이 조선 시대의 서울 성곽과 닮았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울산의 언양성당이 이것과 비슷한 방식이었죠 아마?
건물 자체도 폭에 비해 종탑이 높고 길이가 긴 편이어서...

안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깊어 살짝 놀라게 되지요.
기둥 없는 단회랑에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이 신축 성당 부럽지 않네요.
은은한 아침 빛을 받은 색유리창 또한.

건물의 역사에 비하면 모던한 느낌마저 드는 재단.

하여간 크다고는 하지 못할 규모에도 불구하고 주교좌 성당의 위치 덕분인지
건물 주위에 너른 뜰을 가지고 있다는게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성당 건축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인데 사람이 다치지 않았을 리 없죠.
뒷뜰에는 당시 순교하신 국내외 여러 성직자분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사실 날씨가 좋지 않아 나갈까 말까, 가다가도 그냥 돌아갈까 말까,
다 와서도 다음에 다시 올까 어쩔까 하던 잡생각이 싹 정리되었던 아침.

주차장 옥상을 겸한 앞뜰은 1999년 리모델링 당시 조성되었을텐데,
국내에서 접하지 못한 양식이라 낯설지만 그래도 이질적이진 않아 다행입니다.

북서쪽으로 춘천 시내와 북한강을 내려다보는 성상.
덥다 차다 하면서 한동안 쉬어서 그런가, 한결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무엇보다 너무나 간만의 라이딩이라 정~말 기분이 좋았구요.
작년 이맘때의 소양로 성당에 이은 춘천의 두 번째 성당 방문이 되는데,
두 곳 모두 아주 훌륭하다보니 춘천 시민 신자분들께선 뿌듯하면서 고민되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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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유리달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성당 이야기"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