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없던 오다가다 성당 여행, 이번에는 의왕의 포일성당입니다.
의왕시에 있기는 한데 현재 행정구역상으로는 포일동이 아니고 내손동이라는군요.
남북으로 긴 의왕시에서도 모락산 언저리에 있다보니 안양(평촌) 시내가 더 가깝기도 합니다.
이 포일성당의 양식이 재미있는데, 일단 80년대에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대 건물이지만
멀찍이 떨어져 보면 두 개의 종탑을 둔 우리나라식 고딕 성당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에서 보면 또 그 종탑이 답동성당이나 전동성당처럼 비잔틴 모양이기도 하고,
콘크리트 바깥의 외관 전체를 붉은 벽돌로 두른 것은 김수근씨의 영향을 받은것 같기도 하고,
복층 설계에다 전면에 설치한 계단은 나상진씨 이후 우리나라 모던 성당의 전형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있는 여러 시대에 걸친 성당 건축 양식들이 혼재/융합되어 있습니다.
음, 그 원형이 되는 대표 성당들을 먼저 소개한 후에 갔으면 더 좋았으려나요.
하여간 현대에 세워진 성당 중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한 외관인데다
이국적인 요소도 있다보니 간혹 TV 드라마 등의 배경으로도 등장하는 모양입니다.
성당의 인상을 결정하는 좌우 종탑은 높이에 차이를 두어서 오히려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좌우 종탑의 네 모서리에는 국내외 성인들의 상이 올려져 있는데...
정확히 어떤 분들인지 확인을 못했네요. 성당 사무실에 문의해볼 것을;;
좌우로 높은 창이 줄지어선 성당 내부의 위엄은 상당합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나 원색적인 장식을 배제한 채 벽면도 창문도 의자도 모두 짙은 색이어서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군요.
벽면에 올려진 브론즈(아마도) 성상들도 크기와 질감이 상당합니다.
계단 맨 위에 올라서면 주차장 너머 포일과 평촌의 아파트들이 내려보이네요.
지금이 연중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인데도 하늘이 썩 맑지 않아 아쉽습니다.
가을에도 황사와 미세먼지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라니. ㅠㅠ
우리나라 성당 건축 양식의 변천사를 한 몸에 담은 포일성당이었습니다.
성당 여행; 인천 답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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