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의 마지막 성당 여행, 아산의 공세리 성당입니다.
서울 경기권에서 가려면 아무래도 39번 국도가 가장 편하겠죠?
평택에서 아산만 방조제를 건너 아산으로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언덕 위 첨탑이
바로 공세리 성당입니다.
충청-전라 쪽으로 내려갈 때 매번 보면서도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이렇게 늦어버렸네요.
아닌게아니라 워낙 유명한 곳이다보니 연중 내내 관광객을 피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누가 어떻게 판단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다만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성당 건물 자체가 당시 기준으로 크고 화려했던데다
비교적 서울에서 가까운데다 탁 트인 평지의 언덕 위에 있어서 예로부터 오고가는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난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요약하자면 외모 반 환경 반? ^^
1922년에 완공되었으니 곧 100주년을 맞이하겠네요.
이후 충청 지역에 규모가 더 큰 성당도 많이 지어졌지만 과연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은 빼어납니다.
공주의 중동 성당이 이와 유사한 전면 디테일을 가졌으나 크기가 커서 느낌은 사뭇 달랐었죠.
내부는 소박한 삼랑식입니다. 일단은 삼랑이지만 좌우가 좁아서 공간상의 의미는 별로 없군요.
마침 찾은 날이 추수감사절이었기에 이렇게 수확물들이 봉헌되어 있었습니다.
제대 위편에 놓인 상은 성당의 주보성인인 성 베네딕토.
건물을 나서면 성모상이 성당과 나란히 해뜨는 동편을 바라보고 있고
그 옆발치에는 같은 양식으로 지어진 사제관과 부속 건물이 있습니다.
그 아래편에는 신유박해부터 병인박해까지 공세리 출신으로 순교한 32위를 모신 순교자 현양비가.
이 모든 것들이 나무들과 함께 이 성당을 중심으로 바라보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이 전체의 조화로움을 말하는 걸까요.
반대편으로 난 작은 길목에 들어서면...
성당을 반바퀴 빙 도는 오솔길을 따라 십자가의 길이 시작됩니다.
낙엽이 고르게 깔려 양탄자같은 이 느낌은 이 계절에만 가질 수 있는 것.
어느 가을 일요일의 아침 해가 떠오르고...
나이먹은 건물은 해를 맞으며 아산의 평야를 내려다봅니다.
이것이 올해 가을의 마지막 장거리 라이딩이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어째서인지 뭔가 많아서 제대로 다니지를 못해 아쉽네요.
겨울 동안에는 기회가 닿는대로 서울 안의 성당 몇 곳과
해외 여행에서 만난 대성당들 몇 곳을 마저 올려볼 계획이긴 한데 어찌될런지.
아, 책 소개부터 한 권 하구요. ^^
성당 여행; 당진 합덕성당
성당 여행; 서산 동문성당
성당 여행; 공주 중동성당
성당 여행; 예산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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