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니(Journey)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요즘 쪼들리다보니 호사스러운 공연을 찾아다닐 형편은 아니지만 무려 저니! 잖아요!!!
메탈리카도 제프 백도 조 새트리아니도 다 패스하더라도 이것만은 고고!!!

블루 스퀘어의 삼성카드홀은 처음 가보았는데 왜이렇게 작고 좁아;
천하의 저니가 국내에서는 이 정도 인지도와 대우라는 건가? ㅠㅠ
그래도 외국인을 비롯하여 팬을 자처하는 이들만 모였으니 공연 시작 뒤로는 모두 열광!

멜로디를 정말 기막히게 뽑아내는 닐 숀의 기타 솜씨는 어디가지 않았구요.

로스 발로리의 베이스야 한결같으시고, 조나단 케인은 키보드와 기타를 오가며 맹활약!
근데 전성기를 함께했던 드러머 스티브 스미스마저 복귀한 줄은 몰랐네요. 오오~

전설이 된 스티브 페리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데서 많이 하니까 넘어가구요,
괜히 비교하려 들지 않는다면 현 보컬 아넬 피네다의 퍼포먼스는 과연 훌륭했습니다.
이 형도 내일모레 50이건만 큰형님들과 함께하다보니 귀여운척 뛰어다녀야 한다는 거.

발라드에서 부각되는 조나단 케인과의 호흡도 좋았구요.
그리고 저는 'Open Arms'보다 'Faithfully'가 더 취향이라는 것도 확실히 알았고.

제 성대가 강한 편이 아니라서 공연이 중간을 넘기기도 전에 이미 맛이 가버린 나머지
뒤의 곡들은 꽥꽥대는 소리만 질러대다 오늘 무진장 고생하고 있지만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20여 곡들의 향연이었습니다.
딱 하나 아쉬움이라면 아넬 이후의 신보에서도 좋은 곡들이 많건만 앨범 투어가 아닌데다
워낙 히트곡들이 쟁쟁하다보니 'After All These Years' 하나만 살아남아 있었다는거,
의외의 결과라면 대강의 셋 리스트를 알고 갔지만 마지막의 'Lovin', Touchin', Squeezin'이
그렇게 좋을 줄 몰랐다는거 정도?
"Revelation"을 통한 재기도 어느덧 십 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형님들 더 늙으신 모습이 짠합니다.
모처럼 새 보컬도 잘 적응했으니 사이사이 앨범도 내고 가끔 내한도 하고 해주세요. ㅠㅠ
어릴적 스쿨 밴드의 첫 카피곡이었던 저니의 공연도 보았으니 일생의 소원 중 하나를 풀었습니다.
어느덧 6년이나 지나버린 화이트 스네이크의 공연 이후 이렇게 좋았던게 있었나 싶네요.
그래도 아직 마음속의 위시 리스트에는 몇몇 밴드가 남아있는데,
그 중 최상위였던 블랙 사바스의 마지막 "The End" 투어가 결국 내한 공연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지난 4일 종료되었다는 소식에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오스본옹이야 알아서(?) 잘 하실테고, 토니 아이오미옹께서 부디 건강을 유지하여
투어는 더이상 못하더라도 이따금 작업을 들려주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2011 서울, 마성의 화이트스네이크





덧글
제가 음악 한창 듣던 중/고등학생 시절은 얼터너티브가 맹위를 떨치던 90년대 초중반이었지만
전 펄잼이나 사운드가든보다 저니를 더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만큼 이들의 음악은 너무나 훌륭했고, 과거의 명곡들도 여전히 탁월한 것 같아요. ㅠㅠ
저도 open arms 보다는 faithfully가 제 취향인데, 이곡과 don't stop believin'을 연달아 해줘 진짜 최고였어요. ㅠㅠ
닐 숀 특유의 그 깔끔하고 청량감(?) 넘치는 기타톤이 울려퍼질 때마다 향수에 빠지고...아 너무 좋았아요!
지나가거나 말았거나 명곡은 영원하고, 현장에서 직접 듣는 감동은 아아~~
그나저나, 저도 평생 소원 하나를 풀었네요. '저니 형님들 공연 보려면 미국 가는 수 밖에는 없다'라고 같이 간 지인과도 늘 농반진반으로 얘기하곤 했더랬죠. 공연 내내 울컥할 뻔한 것을 참고 봤습니다. 중반에 조나단 케인 키보드 솔로에서 이번 공연에 연주하지 못한 곡들의 부분부분을 메들리 형식으로 연주할 때에도, 가슴이 벅차오르더라구요. ㅜㅜ 사운드가 뭉게지고 보컬이 안들리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 등(화이트 스네이크 때의 악몽이 떠오르더군요 ㅡㅡ;;),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와 아내에게는 꿈만 같은 수요일 밤이었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저니까지 우리나라에 와 준 마당에, 저는 이제 '보스턴'과 'R.E.O. 스피드웨건' 형님들도 와주면 좋겠다는 헛 된 꿈을 꾸어봅니다. 키키키
시작할때 정말 뭉게지던 사운드가 그나마 점차 잡혀가서 불행중 다행이었구요.
저니와 색깔이 비슷한 밴드라면 단연 REO 스피드웨건이 떠오르는데, 저도 헛 꿈 한 번 꾸어볼까요 크~